8월 3일 자 「기적은 사람 마음에 담긴 사람다움에서 일어난다」 기사

고운기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8월 3일 자 <한국일보>에 칼럼 ‘기적은 사람 마음에 담긴 사람다움에서 일어난다’를 기고했다. 13세기 고려의 100년은 내란과 외환의 연속이었다. 고 교수는 “그 시절의 고난은 식민, 전쟁, 군사독재로 점철한 20세기 우리와 무척 닮았다”며 그 시대를 살다 간 일연 스님이 편찬한 ‘삼국유사’의 최승로와 손순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두 이야기는 기아(棄兒)가 배경에 깔려있다. 전쟁과 기근이라는 재난 속에 아이가 버려지는 비극이다. 죽음이 강요되는 상황에서 일연은 죽음을 넘어 기어이 찾아가는 ‘살림’을 끈질기게 보여준다. 왜 일연은 이런 이야기에 진심이었을까? 고 교수는 “진정한 기적은 무기가 아니라 사람 마음에 담은 사람다움에서 일어난다고 가만히 일러주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그런 비정한 시대에서 살았던 일연은 그 마음이 보살이고 돌종의 은은한 소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제도로서의 사회적 안전망 같은 것을 만들어 놓았고 그것은 보살과 돌종에 비교하여 본질적으로 같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살리는 마음이다. 하지만 제도와 마음 모두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 분명하다. 고 교수는 “제도는 있어도 껍데기뿐이고, 마음은 남 탓하며 제 몫 지키기에 급급하다. 이래서야 보살도 종소리도 숨어 버린다”며 사람 마음에 담은 사람다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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