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처벌 가능 888토토의 연령 상한, 만 14세에서 13세로 개정
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 및 재사회화가 촉법888토토 제도의 취지
‘보호처분의 실질화’와 ‘사회적 복지적 개입’이 형벌에 우선돼야

지난 2월 한 13세 소년이 무인가게에서 20여 차례의 절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소년은 경찰에게 “촉법소년인 나를 처벌할 수 있겠냐”며 폭언을 퍼부었다. 지난해에는 미성년자들이 음주 후 모텔에서 난동을 피우며 “우린 촉법소년 법으로 보호받으니 죽여보라”고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여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같이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촉법소년의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소년 인구(10세~18세)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촉법소년 범죄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살인, 성폭력 등 소년 범죄의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달 법무부에서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소년의 연령 상한을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기 위해 소년법과 형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장점과 문제점, 소년범죄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등에 대해 김재봉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들었다.

▲ 김재봉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김재봉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촉법소년’은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말한다. 촉법소년에게는 강력한 처벌 수단인 형벌 대신 경미한 처분인 보호처분을 부과한다. 김 교수는 촉법소년 제도에 대해 “법을 분별하는 능력은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고 어렵기에 일률적으로 14세 미만자는 법을 분별하는 책임능력이 없는 형사미성년자로 분류해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다”고 설명했다.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에게 형벌은 부과하지 못하지만 '보호처분'은 내릴 수 있다. 김 교수는 보호처분에 대해 “분별력이 없는 소년의 잘못을 응징하기보다 이들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교육하고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보호관찰, 사회봉사, 소년원 수용과 같은 경미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보호처분을 통해 범죄 예방과 재발 방지는 물론 소년의 재사회화를 도모하는 것이 촉법소년 제도의 근본적인 취지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촉법소년 연령은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약 70년간 유지돼 왔다. 70년 만에 ‘촉법소년 상한을 낮추는 이유에 대해 법무부는 “촉법소년의 범죄가 증가하고 강력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13세 소년에 대한 형사처벌을 도입하면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촉법소년 중 13세의 비율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 학제상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구분하는 연령이 13세라는 점도 연령 하향의 근거다.

▲ 촉법888토토 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관련 주제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공식 홈페이지
▲ 촉법888토토 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관련 주제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 넷플릭스 시리즈 '888토토심판' 공식 홈페이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점은 13세 소년이 보호처분이 아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보호처분을 받은 경력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형사처벌 기록은 낙인효과가 작용해 소년이 사회에 적응하는데 장애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다른 문제점으로 13세 소년이 교도소에 수용될 경우 다른 범죄자로부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다수의 전과 경력이 있는 성인 범죄자와 같이 생활할 경우 그들로부터 범죄 방법을 배우고 출소 후 다시 범죄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범죄예방에 기여해야 할 형벌이 오히려 또 다른 범죄에 빠져들게 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 촉법888토토 제도가 재범 방지나 범죄예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 게티이미지
▲ 촉법888토토 제도가 재범 방지나 범죄예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 게티이미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김 교수는 13세 소년에 대한 형사처벌의 최소화를 들었다. 13세 소년의 경우 촉법소년이 아니어도 여전히 보호처분이 가능하므로 살인, 강도 등의 흉악범이나 상습범 등에 한해 형벌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그는 또한 "소년과 성인을 분리 수용하고 소년들도 죄질이나 범죄 성향에 따라 분리해서 처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연령 하향과 형사처벌을 통한 일종의 겁주기 효과(위하효과)로 범죄를 예방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형사처벌의 강화는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일본의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일본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형사책임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고, 소년원 송치 연령을 14세에서 12세로 낮추는 등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했으나 소년범죄의 양적·질적 악화를 막지 못했다.

소년범죄를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에 대해 김 교수는 ‘보호처분의 실질화’와 ‘소년에 대한 사회적, 복지적 개입’을 강조했다. 보호처분의 실질화란 소년의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고 교육과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소년원 생활실의 소규모화, 급식비 향상, 학과교육 및 직업훈련 전담 시설 운영, 보호관찰 전담 인력 충원 등이 실질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  

▲ 888토토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해 '보호처분의 실질화'와 '사회적, 복지적 개입'이 필요하다. ⓒ 게티이미지
▲ 888토토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해 '보호처분의 실질화'와 '사회적, 복지적 개입'이 필요하다. ⓒ 게티이미지

 

소년에 대한 사회적, 복지적 개입은 열악한 환경에 있는 소년들이 그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의 상당수가 부모나 보호자로부터의 학대와 방임,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 경제적 어려움 등 각종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김 교수는 “소년들이 이런 환경에서 벗어나 범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사회적, 복지적 개입을 충실히 하는 것이 소년범죄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고 강조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법 개정을 앞두고 김 교수는 적극적인 선도와 포용이 소년범에 대한 처우의 기본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처벌은 모든 수단을 강구한 뒤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합니다. 보호처분의 실효화를 위한 대책을 충실히 실시한 후에, 미진할 경우 형사처벌의 강화를 실시하는 대책을 세우는 게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단기간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간단하게 형벌이라는 수단을 동원할 경우 그 결과는 여러 부작용과 함께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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