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칭찬(한양인을 칭찬합니다) 일곱 번째 이야기
학생식당에서 시작된 사랑의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다
십시일밥·키다리은행·십시일방으로 이어진 따뜻한 혁신
한시가 바쁘게 사랑의 바구니를 나누는 사람, 이호영 교수다. 현재 한양대 창업교육센터 겸임교수이자 ‘임팩트리서치랩’과 ‘십시일방’ 대표를 맡고 있다. 그에게 붙여진 수식어는 다양하지만 그의 삶은 한 가지 신념으로 귀결된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사랑의 실천이다.
한양대 학부 시절 학생식당에서 시작한 작은 나눔은 ‘십시일밥’과 ‘키다리은행’을 거쳐 임팩트리서치랩과 십시일방으로 확장됐다. 이 교수는 10년간 사랑이 어떻게 실천되고 그 실천이 다시 사회를 바꾸는지 묵묵히 증명해 왔다.
학생식당에서 피운 사랑의 실천, 십시일밥
대학교 3학년. 이 교수는 봉사를 하고 싶어졌다. 그러나 학부 수업에 더해 자격증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해야 했던지라 거리가 있는 봉사처를 찾아 봉사 하는 것은 부담이 컸다. 그러다 ‘봉사는 멀리서 진이 빠지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는가’ 하는 질문을 던졌고 해답을 학생식당에서 찾았다.

수많은 학생이 오가는 이곳이라면 봉사자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곧바로 학생식당 영양사를 찾았다. 그는 “제가 식판을 닦을 테니 식권 2장을 주시면 그 식권을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기부하겠다”고 설득했고 뜻밖에도 영양사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그가 원하던 간편하지만 즉각적인 봉사 ‘십시일밥’의 첫 페이지가 열렸다.

이후 40명의 학생이 뜻을 모았고 공강 시간을 취합해 식당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식판을 정리하고, 반찬을 나르고, 바쁜 점심시간을 도와 받은 식권을 취약계층 학우에게 전달했다. 이 교수는 여전히 누군지 모를 누군가를 위해 공강 한 시간을 기꺼이 내주는 친구들, 무더운 식당 안에서 묵묵히 식판을 닦으며 웃음을 잃지 않았던 봉사자들의 얼굴이 생생히 떠오른다고 한다. 이 봉사는 간편할 뿐 아니라 내가 기여한 결과가 즉각적으로 드러났기에 참여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이 교수가 떠올린 이 획기적인 봉사 모델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양대 내 식당을 넘어 연세대와 건국대, 고려대 등 타 대학으로도 전파됐다. 그렇게 전국적으로 5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 교수의 십시일밥 활동에 참여했고 현재 누적된 기부 식권은 10억 원어치를 훌쩍 넘겼다.
이 교수는 “십시일밥은 대학이라는 공동체 속 누군가를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땀 흘려가는 이타성과 공동체성을 경험하게 해줬다”며 “5천여 명이 이를 경험하며 시민의식의 성장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랑의 실천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뢰로 나눈 사랑의 실천, 키다리은행
이 교수가 십시일밥에서 느낀 점은 식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에게 자금을 조달할 방안을 고민했고 이는 ‘우리만의 은행’을 만들겠다는 결론이 됐다. 대학은 신뢰가 두터운 커뮤니티인 만큼 학생들을 믿고 돈을 빌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이후 그는 이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캠퍼스 곳곳에 대자보를 붙였다. 은행을 위한 출자금을 모으기 위함이었다. 놀랍게도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손길을 내밀었고 약 500만 원의 출자금이 모였다. 그렇게 이 아이디어는 '키다리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다.
은행의 운영 방식은 단순했다. 최대 30만 원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상환은 약속된 기한 내 자율적으로 진행됐다. 실제로 97%에 달하는 회수율 덕에 특별한 조건이나 담보는 필요하지 않았다.
키다리은행은 설계부터 운영까지 학생들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대출 심사, 회계 관리, 출자자 설득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했다. 돈을 주고받는 일을 넘어 '사회를 운영한다는 감각'을 키워나가는 경험이 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키다리은행이야말로 사용자는 사랑을 받고, 운영자는 사랑의 실천을 배우는 지속 가능한 봉사의 일종이다”고 덧붙였다.
봉사의 가치를 측정하다, 임팩트리서치랩
이 교수는 문득 자신이 한 선행의 실질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사회적 가치 측정을 배우러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한양대 신현상 경영학부 교수가 의뢰한 사회적 가치 연구 프로젝트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규명하고 측정하는 일을 시작했다.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한 높은 수요로 사업이 커졌고 신 교수와 김하은 파이낸스경영학과 동문과 함께 ‘임팩트리서치랩’을 설립했다.

현재 10여 명의 동료들과 함께 기업과 재단의 사회적 가치를 규명·측정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임팩트리서치랩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해 계속해서 사회로 기여하도록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며,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의 동기가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안겨준 따뜻한 사랑, 십시일방
어느덧 그의 눈에 자립준비청년들의 삶이 들어왔다. 만 18세가 돼 법적 보호가 종료된 보육원의 아이들은 큰 막막함을 느낀다. 이에 자립준비청년들 대부분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기숙사를 택하는 선택지밖에 없다. 이 교수는 이를 “보호에서 나왔지만 여전히 제도 안에 갇혀 있는 삶”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아이들이 첫 시작을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게 돕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설립한 ‘십시일방’은 일정한 금액 내에서 청년들이 직접 고른 동네와 방을 대신 계약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세보증금과 월세는 기부금으로 충당된다. 십시일방의 목표는 청년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주거지에서 자신의 삶을 설계하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보육원을 갓 떠난 이들이 이곳에서 사는 기간만큼은 대가 없는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있다.
십시일방은 단순한 주거 지원이 아니라 세상을 다시 신뢰하게 만드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 교수는 “이들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보고 이를 통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호영 토토사이트 마블가 말하는 사랑의 실천
이 교수는 "학부 시절 ‘사랑의 실천’ 강의를 들으며 '입으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사랑하라'는 말이 머리에 강력하게 박혔다”며 “10년간 사랑을 행동으로 옮겨보니 계속해서 사랑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기반으로 움직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금 이대로의 삶이 좋다”며 “지금처럼 나의 가치관을 구현하며 행복한 삶이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양인에게 “졸업하고 기억에 남는 친구는 똑똑한 친구가 아니라 따뜻한 친구다”며” “따뜻한 대학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