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공대와 연계한 현지 스타트업 인턴십
독일의 자유로운 근무 환경이 적극적 참여로 이어져
"끊임없는 질문으로 언어 학습" 실제 참여 학생 3인의 인터뷰

한양대 창업지원단은 학생들이 창업 현장의 혁신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글로벌 감각과 문제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 여름 창업지원단은 베를린공대의 창업지원기관인 ‘TU Berlin Centre for Entrepreneurship(CfE)’ 네트워크 소속 스타트업과 연계해 ‘글로벌 스타트업 인턴십 in 베를린’을 진행했다. 참여 학생들은 약 두 달간 현지 스타트업의 실제 업무에 참여하고 유럽의 창업 생태계를 경험했다. 프로그램은 해외 근무 경험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 글로벌 협업 역량, 창업가적 사고를 체득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인턴십에는 산업용 소프트웨어부터 AI까지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3곳이 참여했다. 창업지원단은 스타트업 실습 지원비, 왕복항공권 및 보험료, 현지 숙소, 사전 교육을 지원했다. 지원자는 창업지원단의 서류 평가와 면접, 각 스타트업 담당자와의 원격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됐다.

 

수평적 근무 환경이 프리랜서 계약으로 이어져

▲ 유승민(데이터사이언스학부 3) 씨가 마지막 근무 후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 유 씨는 역량을 인정받아 인턴십이 끝난 후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 © 유승민 학생
▲ 유승민(데이터사이언스학부 3) 씨가 마지막 근무 후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 유 씨는 역량을 인정받아 인턴십이 끝난 후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 © 유승민 학생

국내에서 스타트업 개발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유승민(데이터사이언스학부 3) 씨는 해외 스타트업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유 씨는 AI 기반 스타트업 ‘AIdvance’에 지원했다. 그는 “베를린은 다문화 도시로 다양한 국가의 AI 전문가와 만날 수 있는 최적의 도시다”며 신청 계기를 밝혔다.

AI 심리상담사를 만드는 AIdvance는 아직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은 신생 기업이다. 유 씨는 데이터 구조 설계, 데이터 처리 파이프라인 및 심리 상담 관련 웹서버 개발을 담당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로 정신병리학 전문가들과 협업한 프로젝트를 꼽았다. 그는 “다른 분야의 해외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결과물을 만든 것이 처음이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유 씨는 인턴 기간이 끝난 뒤에도 한국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 그 배경에는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가 있었다. 그는 CEO와 두 시간 동안 회사의 비전을 토론하고 주말에 동료들과 클라이밍과 자전거를 즐겼던 경험을 언급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묘사했다. 그는 “인턴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수평적 근무 환경 덕분에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실무 경험을 통해 자신의 현재 상황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는 “공익을 실현하는 기업에서 근무하며 그간 잊고 있던 창업의 사회적 가치를 다시 깨달았다”고 전했다.

 

ERP 강국에서 제조공정의 효율성을 배우다

▲ 박현준(산업공학과 4) 씨가 인턴십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모습. 박 씨는 출퇴근 시간과 근무 장소의 제약이 없는 근무 환경을 ‘Chill(느긋하고 쿨하다는 의미의 밈)’하다고 표현웹툰사이트 토토사이트. © 박현준 학생
▲ 박현준(산업공학과 4) 씨가 인턴십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모습. 박 씨는 출퇴근 시간과 근무 장소의 제약이 없는 근무 환경을 ‘Chill(느긋하고 쿨하다는 의미의 밈)’하다고 표현했다. © 박현준 학생

ERP(전사적 자원 관리)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박현준(산업공학과 4) 씨는 독일이 ERP 강국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ERP는 기업의 자원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박 씨가 근무한 소프트웨어 기업 ‘TVINN’은 제조업체의 생산계획 시스템을 개발한다. 자재 구매와 제품 생산, 재고 관리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해 공장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박 씨는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며 소프트웨어의 최적화 모듈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고객사 ‘세플러(Schaeffler)’를 위한 수요 예측 모듈 개발에 주력했다. 기업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6개월간의 수요를 예측하는 업무였다.

박 씨는 “독일 제조 현장에서는 SAP(‘SAP’사가 개발한 ERP 소프트웨어)나 엑셀을 활용해 공정을 관리한다”며 독일 제조업의 체계성과 효율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국내 제조업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보급 사업을 하고 싶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물음표로 가득한 해외 취업을 느낌표로!

▲ 김유찬(기계공학부 3) 씨와 동료들의 모습. 김 씨는 “처음에는 ‘not bad’로 일관하는 독일인 동료들의 반응에 당황웹툰사이트 토토사이트”며 “이후 그게 독일에서 최고의 칭찬이라는 걸 알고는 울 뻔웹툰사이트 토토사이트”고 말웹툰사이트 토토사이트. © 김유찬 학생
▲ 김유찬(기계공학부 3) 씨와 동료들의 모습. 김 씨는 “처음엔 독일인 동료가 무뚝뚝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조금만 친해지면 귀엽고 의리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유찬 학생

해외 취업을 고려 중인 김유찬(기계공학부 3) 씨에게 이번 경험은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하는 기회였다. 창업이 최종 목표인 김 씨는 경영학을 다중 전공한 경험을 살려 ‘Blindleister GmbH’사의 사업 개발 직무에 지원했다. 그는 매일 CRM(고객 관계 관리) 플랫폼을 통해 미래 수익을 예측해 발표했다. 결과를 바탕으로 팀원들과 전략을 수립하며 실제 스타트업이 운영되는 과정을 익혔다.

김 씨는 소규모 신생 스타트업의 장점과 한계를 모두 경험했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는 편했지만 초기 단계의 기업인 만큼 크고 작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는 “일주일간 수작업으로 데이터 오류를 바로잡은 적이 있다”며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뻔한 아찔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의외의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다. 그는 “기존 기술을 고수하는 독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독일이 신기술의 잠재적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씨는 이번 경험을 통해 “물음표로 가득했던 해외 취업을 느낌표로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 취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자신의 진로에 확신을 갖고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 다문화의 상징인 독일식 케밥 식당에서 만난 유 씨와 김 씨의 모습. 더 많은 경험이 더 넓은 시야를 열어준다는 것을 깨달은 유 씨는 학업에 정진하기로 결심웹툰사이트 토토사이트. © 유승민 학생
▲ 다문화의 상징인 독일식 케밥 식당에서 만난 유 씨와 김 씨의 모습. 더 많은 경험이 더 넓은 시야를 열어준다는 것을 깨달은 유 씨는 학업에 정진하기로 결심했다. © 유승민 학생

 

언어장벽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질문해야

해외에서 경험한 인턴십의 일차적 벽은 언어였다. 영어에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고백한 박 씨는 “매주 월요일에 진행된 주간 회의를 20%밖에 이해하지 못했다”며 “AI 녹음 기능을 활용해 회의 내용을 복기하고 동료들에게 물어보면서 회의를 따라갔다”고 밝혔다. 유 씨 역시 반복해서 물어보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여러 번 질문해도 절대로 귀찮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르는 것을 물어보며 자주 쓰는 표현을 익히다 보면 자연스레 들리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인턴십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한양인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박 씨는 “이 프로그램은 전공 분야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 씨는 “인턴십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파악해 지원서와 면접을 준비한다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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