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학번 동기회, 산불 피해에 손을 보태며 사랑을 실천하다
“이번 활동을 통해 한양대 동문 사회가 따뜻한 공동체로 확장하길 기대”

지난달 21일부터 30일, 10일간의 영남 지역의 산불은 뜨거운 불길과 함께 많은 이의 일상을 송두리째 날려버렸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라 불리는 이번 산불은 31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3천여 명이 넘는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막대한 국가적 재난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모금하며 손을 내밀었다. 이에 한양대 94학번 동기회 또한 산불 피해를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사랑을 실천했다.

94학번 동기회는 지난해 입학 30주년 홈커밍데이를 계기로 출범했다. 이후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며 사회공헌위원회 등의 여러 위원회를 조직했다. 산불 피해는 이들이 94 동기회 발족식을 준비하던 중 발생했고, 김수경(식품영양학과 94) 씨가 ‘우리도 피해복구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건넸다. 김 씨는 “사회공헌위원회가 체계를 갖추기 전이었지만, 재난 현장에 미약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에 제안하게 됐다”며 "동기들이 모두 기다렸다는 듯 동의했다”고 말했다.

 

94학번 동기회의 ‘사랑의 실천’

▲ 94 동기회는 현금, 현물 후원과 더불어 피해 현장에 방문해 구호 물품 전달, 의료 봉사 등을 진행했다 ⓒ 박광 동문
▲ 94 동기회는 현금, 현물 후원과 더불어 피해 현장에 방문해 구호 물품 전달, 의료 봉사 등을 진행했다 ⓒ 박광 동문

산불 피해에 힘을 보탠 94학번 동문은 김수경 씨를 포함해 곽채운(경영학과 94), 박효서(교육학과 94), 이희진, 임유경(이하 관현악과 94), 조영일(물리학과 94), 최성욱(의학과 94), 박 광(작곡과 94), 정재진(정치외교학과 94), 김종학(화학공학과 94) 씨다. 이들은 각자의 생업과 병행하며 봉사를 준비했다.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동기들은 현금, 현물 후원으로 동참했다. 이들은 각 가정에서 보내준 생필품, 의류, 주방 도구 등의 구호 물품을 피해 지역 주민들께 전달했다. 정형외과 의사인 최성욱 씨는 가장 피해가 컸던 영양군 석보면에 직접 방문해 의료 봉사를 진행했다.

 

▲ 94학번 동문들은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해 각자의 생업과 병행하며 봉사를 준비했다. ⓒ 박광 동문
▲ 94학번 동문들은 산불 피해를 돕기 위해 각자의 생업과 병행하며 봉사를 준비했다. ⓒ 박광 동문

조영일 씨는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모든 문제를 해결해 드릴 순 없더라도, 현장에서 힘들어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해드릴 수 있는 건 모두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임유경 씨 역시 “산불 피해 소식을 뉴스로 접하며 마음을 조리고 있던 와중, 동기회의 봉사 활동 소식을 듣고 작지만 마음을 나누는 일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정형외과 의사인 최성욱 씨는 가장 피해가 컸던 영양군 석보면에 직접 방문해 의료 봉사를 진행했다. ⓒ 박광 동문
▲ 정형외과 의사인 최성욱 씨는 가장 피해가 컸던 영양군 석보면에 직접 방문해 의료 봉사를 진행했다. ⓒ 박광 동문

이들은 기부를 받는 분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봉사를 준비했다. 석보면에 도착해서는 후원 물품을 옮기고, 최 씨가 진행하는 의료 봉사에 힘을 보탰다. 이희진 씨는 무릎이 편찮으시던 어르신을 떠올리며 "치료가 끝나고도 한참을 멍하니 계시던 어르신이 내 귓가에 대고 “내 집이 다 탔다"고 울음을 터뜨리셨을 때, 무릎의 통증보다 큰 마음의 통증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봉사의 의미

봉사는 산불 피해자뿐 아니라 94학번 동문들에게도 따뜻함을 전했다. 김수경 씨는 “진료를 받고 의료 물품을 챙기시던 어르신들께서 들어오실 때는 어두웠던 얼굴과 달리 밝게 웃으시며 나가실 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조영일 씨는 “작은 기부 물품 하나에도 감사해하시는 모습이 너무 뿌듯했다”며 “떠나는 날 간식거리를 바리바리 싸주시며 안아주시던 마을 주민분들에게 역으로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효서 씨는 “집을 잃으신 피해와 몸과 마음을 다친 분들을 만나 진료를 돕는 과정에서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왔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여건과 기회가 된다면 몇 번이고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94 동기회는 함께 성장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동기회로 발전하고자 한다. 사회공헌위원회의 첫 발걸음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곽채운 씨는 “우리의 활동을 시작으로 한양대 전체 동문 사회가 따뜻한 공동체로 확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한 걸음씩 함께 나아가겠다”며 “최강 94라는 이름에 걸맞게, 언제나 뜨겁고 유쾌하게 함께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정재진 씨는 “의미 있는 성금과 기부 물품으로 마을회관 2층을 가득 채웠을 때 느낀 감동을 잊을 수 없다"며 “한양인들도 의미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박 동문
▲ 정재진 씨는 “의미 있는 성금과 기부 물품으로 마을회관 2층을 가득 채웠을 때 느낀 감동을 잊을 수 없다"며 “한양인들도 의미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박 동문

마지막으로 정재진 씨는 “의미 있는 성금과 기부 물품으로 마을회관 2층을 가득 채웠을 때 느낀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양인들도 의미 있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스스로와 사회에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꼭 경험하길 바란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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