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자 「’흑백요리사’와 도사리」 칼럼

박기수 ERICA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10월 27일자 <한국대학신문>에 칼럼 ‘<흑백요리사>와 도사리’를 기고했다. 박 교수는 “<흑백요리사>는 모두가 승자가 된 프로그램”이라며 “이 프로그램은 누가 우승하느냐의 거시적 흐름도 중요했지만 향유자가 열광했던 것은 모든 경연마다 참가자들이 어떤 자세로 요리하고, 숱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내는지, 자신의 요리 철학을 얼마나 보여주는지 등과 같은 미시적이고 개별화된 부분이었다”고 했다.

이어 “<흑백요리사>는 우리 사회의 계급을 ‘요리 계급 전쟁’이라는 선정적 타이틀로서 제시하며, ‘계급은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임을 보여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흑백요리사>만의 특징으로 “다른 모든 조건을 괄호 속에 묶고 오직 맛만으로 평가했다는 점, 흑팀과 백팀의 팀별 대항전을 통해 유명세가 아니라 오직 실력으로만 평가했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흑백요리사>가 끝났지만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버전으로 후일담이나 개인의 내력담이 소개되고 있다”며 “이런 콘텐츠들이 상호텍스트성을 구성하며 콘텐츠의 가치를 지속-강화-확장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사람들이 오직 실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덧붙였다.

박 교수는 다 익지 못한 채 떨어지는 과일을 이르는 단어 ‘도사리’를 언급하며 칼럼을 마쳤다. 그는 “어떤 것은 탐스러운 열매가 되고 어떤 것은 안타까운 도시라가 되는지 생각해 보면 그것이 열매의 몫도 도사리의 몫도 아님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합의 가능한 공정성이 바탕이 되는 경쟁, 그러한 경쟁을 위한 사회적 책무, 결과에 대한 승복과 축하 등이 전제가 되어야지만 오늘은 비록 도사리로 떨어지더라도 내년에는 온전하고 알찬 열매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며 “<흑백요리사>의 납득 가능한 공정성이 소중한 이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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