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러닝, 당신의 자유로운 학습을 위해
"미래 온라인 수업 비중 더 늘어날 것"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듣는 것. 어렸을 적 아침, 학교에 가기 싫어 침대에서 뒹굴며 꿈꿨던 미래의 모습 중 하나였다. 현재의 우리는 전자학습, e-러닝(Electronic learning, 컴퓨터나 컴퓨터 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교육)이 존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의 모든 수업이 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하루 정도는 학교에 가지 않게 해주는 편리한 e-러닝이 우리 곁에 있다. 현재, 우리대학의 e-러닝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 e-러닝의 허브 역할을 하다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는 고등교육의 질적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대학의 e-러닝을 권장했다. 이에 따라 전국을 10개의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인터넷을 통한 e-러닝의 허브 역할을 할 대학을 지정했다. 당시 한양사이버대학교가 우수한 평을 받고 있었던 점과 더불어 온라인 수업을 위한 여건도 마련돼 있었던 우리대학은 서울권역의 온라인 강의 거점 대학으로 선정됐다. 우리대학은 서울 내 12개 대학에 온라인 강의를 제공, 관리하게 됐다. '셀크(SeLC, Seoul e-Learning Center)’에 접속해 로그인을 시도할 때, 대학 선택란에 우리대학 외에 타대학들의 이름이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성섭 팀장(교무처 교수학습개발 및 서울권역 e-러닝지원센터)은 2007년 처음 e-러닝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개발된 강의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2007년 처음 유영만 교수(사범대 교육공학)의 '상상과 창조' 수업을 포함해 4개 과목이 개발된 후로 지금은 21개의 강의를 광운대, 세종대, 덕성여대 등에 제공 중입니다. 우리대학 교수님들의 수업을 타대학 학생들이 들을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죠." e-러닝지원센터에서는 학생들의 학사관리와 강의 제작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이 팀장은 하나의 강의가 완성되는 데에는 보통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4월 즈음 교수님들께 온라인 강의 제작 모집 공문을 보내고, 심사를 통해 과목이 선정 되면 이를 더 구체화시킵니다. 우리대학 교수님들의 공모 참여율이 높은 편이에요. 온라인 강의인만큼 많은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대단위 강좌가 선정이 되는 편입니다. 여름부터는 촬영 업체를 선정하고 촬영 작업에 들어가요. 교수님들이 직접 교외의 스튜디오로 가셔서 촬영을 합니다. 연말에 촬영이 완료되면 그 다음 해 2월 즈음부터 검수를 거쳐,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 |
일반적인 오프라인 수업과 달리 자신이 학습 시간과 장소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e-러닝은 수용자의 학습 주도권에 더 무게를 실어줬다. 이 팀장은 다른 장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공간의 제약을 덜 받으니 더 자유롭게 수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크죠. 거기에 더해 오프라인 강의는 한 번 수업을 놓칠 경우 문제가 생기지만, 온라인은 얼마든지 다시보기가 가능하죠. 내향적인 성향이라 질문을 하기 힘든 사람들은 대면할 필요가 없는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더 편리하게 질의응답을 할 수도 있습니다."
e-러닝,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다
![]() |
'나이의 문화사'를 가르치게 된 윤성호 교수(인문대 영문)는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공문을 보고 제가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나이’라는 주제에 관해 연구도 하고 강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문학적인 내용을 보다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만들어 많은 학생들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죠." 현재 ‘나이의 문화사’를 수강 중인 학생은 교내에 200명, 외부 학점 교류 강의로 듣는 학생은 400명에 이른다. 윤 교수는 e-러닝의 장점에 대해 대중성을 꼽았다. "이 수업은 현재 젊은 학생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를 타파하는 것,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 해결에 대해 생각하는 수업입니다. 서열구조의 가장 큰 희생자인 20대들에게 정치에 참여할 것, 행동할 것을 말하는 수업이에요. 때문에 가능한 한 대중적 접근 기회를 최대한으로 늘리고 싶었습니다. e-러닝은 강의실에서 하는 오프라인 수업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접적인 대면은 아니지만, 접근성이 훨씬 높은 수업이죠."
반면 온라인의 한계도 분명했다. "학습이 얼마나 이뤄졌는지에 대한 과제를 더 내고 싶었지만, 600여명의 과제를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읽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서의 공지사항을 잘 확인하지 않는 점도 가끔 아쉽습니다. 공지사항만 보면 알 수 있을 내용을 계속 물어봐서 이를 답하느라 조교가 고생이에요.(웃음)" 윤 교수는 이어 "현재 e-러닝은 과도기적 단계에 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e-러닝의 발전 방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대형 e-러닝이 갖고 있는 장점들은 분명하지만, 일대일 대면이 없는 만큼 일방적으로 얘기를 하는 입장이에요. 이를 위해 보완을 위한 노력과 실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한 학기에 한 두 번 정도는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해서 더 보충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식으로 말이죠."
미래의 학습법, 보다 온라인 친화적인
![]() |
우리대학의 교육과정 개편 방향은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강좌 비율을 20% 정도로 맞추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 팀장은 "앞으로 e-러닝을 활용한 학습법을 계속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미래 방향을 설명했다. "학령 인구가 감소하고 대학 구조가 개편됨에 따른 변화이기도 합니다. 현재 교내에는 e-러닝 뿐 아니라 B러닝(Blendid Learning, 두 가지 이상의 다양한 학습환경을 혼합하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학습 방법), U러닝(Ubiquitous Learning, 언제, 어디서, 누구나 편리한 방식으로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체제) 등의 다양한 학습자 중심의 학습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ware, 웹 기반 온라인 공개 강좌)를 제공하는 영국의 퓨처런(FutureLearn)과 협약을 맺어서 우수한 강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어요. 그 덕에 온라인 강좌에 대한 교수님들의 관심도 높아진 상태입니다."(관련기사 보러가기)
그러나 온라인 수업의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B러닝의 경우 온전한 수업을 위해서는 필히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 모두를 들을 필요가 있다. 이 팀장은 "온라인 수업을 듣지 않고 오프라인 수업에 올 경우, 한 마디도 못 하고 수업을 잘 못 들을 수 있다"며 온라인 수업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e-러닝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업을 몰아서 듣는 것보다는 매주 꾸준히 듣는 것이 훨씬 더 학습 효과를 키우는 데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인터넷 강의인 만큼 수업의 수강 시간은 자유롭지만 시험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학생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뒤늦게 대체 시험을 요구할 때는 난감합니다. 온라인 수업이지만 시험만큼은 여타 오프라인 과목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진행됨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최정아 기자 shaoran007@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