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자 「꿈이냐 생시냐 그것이 문제」 기사

고운기 ERICA 문화콘텐츠학과 카림토토는 11월 11일자 <한국일보>에 칼럼 '꿈이냐 생시냐 그것이 문제'를 기고했다.

꿈이 예언해 현실로 드러나는 사례는 예로부터 이어져왔다. 고 교수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보희의 꿈과 신라 38대 원성왕이 되는 김경신의 꿈을 언급했다. 보희는 산에 올라 오줌을 누었는데 온 동네가 잠기는 꿈을 꿨다. 이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동생 문희는 비단치마를 사갔고 이후 김춘추와 결혼했다. 고 교수는 이에 대해 "사람들은 문희가 꿈을 산 결과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김경신은 김양상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양상을 37대 선덕왕으로 올리고 자신은 상대등이 됐다. 차기가 유력했으나 왕족 사이에선 김주원을 꼽고 있었다. 한편 김경신은 '두건을 벗고 흰 갓을 쓰고 열두 줄 가야금을 끼고 천관사 우물 안으로 들어가는' 꿈을 꿨다. 고 교수는 "사람을 시켜 해몽했더니 '두건을 벗은 것은 직위를 잃는 조짐, 가야금을 낀 것은 형틀을 차고, 우물에 들어간 것은 옥에 갇히는 징조'라고 했"으나 "경신의 책사 여삼은 '두건을 벗은 것은 사람 가운데 아무도 그 위에 없으며, 흰 갓은 면류관을 쓰고, 가야금은 열두 손대까지 이어질 징조, 천관사 우물로 들어간 것은 궁궐로 들어갈 상서로움'이라 했다"고 설명했다. 여삼의 말을 들은 김경신은 궁궐에 들어가 즉위할 수 있었다.

문희는 654년 왕비가 됐고 원성왕은 785년 즉위했다. 7~8세기는 꿈으로 예언하는 행운의 서사가 강했다. 고 교수는 "(당시 사람들은) 꿈을 행운의 정조로 받아들였지, 생시와 구별 못 할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며 "7~8세기의 사람도 속으로는 그렇지 않았는데, 21세기 우리 사회에서 요사가 판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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