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 대한 존중, 웃음과 끈기로 무너지지 않는 민초들의 이야기
홍단비 작가(연극영화학과 14)가 2월 22일 국립극단과 함께 희곡우체통 낭독회 '춘양목은 푸르다'를 개최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희곡우체통'을 통해 선정된 작품으로, 1960년대 여의도 개발을 위해 한강 밤섬에서 살다 와우산으로 밀려난 이주민을 다뤘다. 본격적인 자본주의가 시작하던 시기에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조명하며 생명에 대한 존중, 웃음과 끈기로 무너지지 않는 민초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작품을 쓴 홍 씨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연극연출전공으로 연극 '딸에 대하여'를 각색했으며 연극 '우투리:가공할 만한'을 썼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품던 밤섬은 사람들의 개발로 폭파되는 수모를 겪는다. 하지만 묵묵히 흐르고 또 쌓여 새들의 고향이자 생태의 천국이 됐다"며 "밤섬 사람들은 옮겨지고 또 옮겨지면서도 분노하기보다는 서로 맘을 모으고, 비관하기보다는 함께할 미래를 그렸다. 이 생명력을 다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희곡우체통 김명화 우체국장은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이 가진 진정성은 붉고 푸른 생명력을 뿜어냈고,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냈다"며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우리를 지탱해 온 것이 화려한 도시의 네온이나 고층빌딩의 욕망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엄함을 잃지 않았던 민초들의 묵묵한 기운이라는 감동에 도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극단은 '춘향목은 푸르다'를 포함, 2020년 낭독회에서 선보인 희곡 6편을 엮은 '2020 희곡우체통 낭독회 희곡집'을 발간한다. 3월 중순부터 구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