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식 교수(약대 약학)

마스크와 손 씻기는 예방의 지름길

 

온 나라가 들썩인다. 6월 14일 현재,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확진 환자는 145명을 넘었고, 총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염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데 감염 경로 확인과 환자 격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부의 미흡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SNS에서 떠도는 '메르스 괴담'들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안전'이다. 정부는 최선을 다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민들 역시 선진 시민의식을 갖고 서로를 위해 조심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르스란 무엇이고, 메르스로부터 건강을 지킬 방법에 대해 최경식 교수(약대 약학)와 함께 알아봤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란?

 

   


메르스는 중동에서 발생된 급성 호흡기 감염 질병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 원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포유류와 조류에서 코감기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표면의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해 코로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람이 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콧물, 기침, 열 등 코감기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즉, 메르스는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이며, 전 세계 감염 환자의 93%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중동 호흡기 증후군'이라고 명명됐다. 메르스는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됐고,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망 사례는 거의 대부분 중동 지역 여행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낙타와 접촉하는 것이 메르스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낙타에게서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의 항체가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낙타로부터 사람에게 어떻게 전염되는지 그 경로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최소 2일에서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전염성이 없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기침 및 호흡 곤란 등 심각한 호흡기 증상이 주로 발생하고, 콧물과 근육통 및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면역기능이 약한 유아 및 노인들에게서는 폐렴과 급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동반돼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메르스가 두려운 가장 큰 이유는 현재까지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와 예방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확진 환자들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주로 받게 된다. 백신 및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몸 밖으로 배출되면 48시간 이내로 소멸되므로 손 씻기와 양치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한다면 감염을 피할 수 있다. 기침을 할 때는 손보다 화장지나 손수건,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게 좋다. 충분한 잠과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코 속에 바세린을 바르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므로, 따라 할 필요가 없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메르스가 빠르게 확산된 원인을 ‘정부의 늦은 대응’과 ‘한국형 메르스의 등장’으로 꼽았다. “저의 오랜 미국 생활에 근거할 때, 미국은 국가 내부에 전염병이나 기타 심각한 질병이 처음 발생하면, 즉각 질병관리센터와 정부의 강한 공권력이 투입됩니다. 물론 시민들 역시 자발적으로 치료와 격리에 참여하죠. 이번 메르스 사태 대응으로 볼 때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기존에 메르스가 2차 감염만 이뤄지고, 전염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었으므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자가 격리가 잘 이뤄지지 않은 점 역시 하나의 원인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이에 덧붙여 최 교수는 한국형 메르스가 보이는 특성에 주목하며, 정부와 의료계가 더욱 깊고 정확하게 연구할 필요성이 있음을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2m 이내 1시간 이상 접촉이라는 메르스 공식을 깨고 30분 병문안을 했던 이들이 감염된 경우가 속출했습니다. 평균 치사율은 다행히도 40.6%보다 낮은 8.3%를 보이고 있죠. 주목할 점은, 메르스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감염자의 기존 건강에 크게 좌우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개인의 면역력과 환자의 병력이 한국형 메르스 치료의 관건으로 보입니다.”

 

나는 안전할까? 자가 진단과 예방 수칙


우리나라는 지난 5월 21일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바레인을 방문한 68세 남성이 최초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6월 11일까지 총 14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사우디에 이어 세계 2위 발병 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안겼다. 여전히 명확한 감염원과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나, 확진 환자와의 밀접접촉에 의한 전파를 가장 큰 감염 경로로 보고 있다. 확진 혹은 의심환자를 돌본 사람(의료진과 가족 포함), 환자 및 의심환자가 증상이 있는 동안 동일 장소에 머문 사람(방문, 동거 등)을 밀접 접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병원 내 감염을 비롯한 2차 감염자의 비율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는 현재 3차 감염까지 발생했다. 1차, 2차, 3차 감염은 증상이나 정도에 따라 분류한 것이 아니라, 감염의 순서를 차등적으로 분류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그 대처가 쉬운 최초 감염자와 그 주변인인 1, 2차 감염과 달리 3차 감염부터는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국민들의 불안감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메르스가 의심된다면, 질병관리본부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의심 환자 진단 신고기준'에 따라 자신의 상태를 판단한 뒤 이 기준에 부합할 경우 질병관리본부 또는 시군구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발열이 있거나, 메르스가 의심된다면 우리대학 한양보건센터를 방문하여 상담한 뒤 귀가 조치를 받는 것이 좋다. 최경식 교수(약대 약학)는 성숙한 국민의식이 위기 극복의 방안이라고 전했다. "모든 이들이 감염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힘들겠지만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혹시 발열이 있거나 증상이 있다면, 최대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제하고 격리에 협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상황을 지켜보니 우리나라는 아직 전염병 확산에 대처가 미숙한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학생들과 시민 여러분들이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셔서 건강을 꼭 챙겨야 한다고 봅니다. 피해를 더 확산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주의를 하는 노력과 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메르스, 함께 예방해요


우리대학 역시 학생들의 메르스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레고토토보건센터에서는 레고토토메일과공식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메르스 정보, 예방 수칙, 교육부 당부 사항 등을 공지했으며, 서울캠퍼스 본부의 관리처 관재팀에서는 지난 6월 5일 교내 메르스 특별방역 실시에 따른 협조 요청을 보내 6일과 7일 이틀 동안 특별 방역을 실시했다.

 

한편 6월 9일 화요일 ERICA캠퍼스 민주광장에서는 약학대학의 주최로 무료 마스크와 메르스 예방 수칙이 적힌 전단지를 배포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학생들이 메르스 관련 문제를 풀면, 상품으로 항균 마스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최 교수는 국가적으로 긴급한 상황에서, 보건 의료계 종사자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행사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교수이자 약사로서 이번 사태에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현재 국내 지역 사회에 마스크가 많이 모자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로도 마스크는 약국에서 많이 판매하는 상품이므로 저희 약사와 약대가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안산시 약사회와 최대한 힘을 합치고 수소문한 결과 700장의 마스크를 구할 수 있었고,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나눠주고자 이번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최 교수를 비롯한 약학 대학 교수진과 학생들의 노력에 힘입어, 모든 한양의 가족들이 메르스로부터 무사하길 희망한다.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이명지 기자 jk6180@hanyang.ac.kr

 

저작권자 © 토토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