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간’으로 변화한 백남학술정보관
공강 시간 잠깐 피아노를 치거나, 편하게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고 인터넷 서핑을 하며 머리를 식히기도 한다. 조용히 독서를 하다 가도 좋고, 여러 명이 모여 심층적인 토의를 해도 좋다. 백남학술정보관 1층에 최근 오픈한 이종훈 라운지(Lounge)에서 전부 가능한 일들이다. 보통 도서관 하면, 독서나 학습을 위한 폐쇄적 느낌의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에 오픈한 이종훈 라운지는 도서관을 ‘열린 공간’으로 구성하며 기존의 틀을 깼다. 말하기 능력 향상을 위한 ‘하부르타(Havruta) 존’부터 창업 활동을 위한 별도의 스터디룸까지 마련됐다. 이종훈 라운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일 오전, 백남학술정보관을 찾았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백남학술정보관 내 이종훈 라운지는 사용자를 위한 편안하고 개방된 공간을 모토로 마련됐다. 이는 최근 들어 도서관의 역할이 기존의 학습이나 독서를 위한 공간에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함양하기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를 따른 것이다. 학생들 역시 학습 공간으로서 기존의 조용하고 한적한 곳보다 카페처럼 백색 소음이 존재하는 공간을 선호한다.
이러한 사항을 반영해 이종훈 라운지는 기존의 북카페와 전자정보검색실 등 분리된 공간들을 하나로 통합해 오픈된 공간을 완성했다. 원래 북카페에 있던 ATM기나 가구들을 없애고, 그 자리를 대신해 모던하고 깔끔한 느낌의 책상과 소파를 배치했다. 또 빈 공간엔 헤드폰 사용식 디지털피아노를 마련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창업 동아리를 위한 스터디룸과 오디오·비디오 공간, PC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이종훈 라운지를 찾은 심재헌(행정학과 4) 씨는 “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미디어실을 마련하고 각각의 공간들을 분리해 둔 점이 정말 좋다”며 “좌석도 편하고, 이곳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성원을 위한 끊임없는 발전
이종훈 라운지의 실제 공사기간은 3개월이었지만 사전 답사부터 벤치마킹, 설계까지는 1년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운지 개설 준비는 계속했지만, 계획과 설계도면을 확정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특히, 6월 중순 기말고사 기간에는 학생들을 위해 내부적으로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 공사들만 진행했다. 이처럼 이종훈 라운지는 공사 전 과정이 치밀하고 꼼꼼하게 진행됐다. 그리고 시공 과정에서도 교내 구성원들의 많은 아이디어와 의견을 반영했다. 먼저, 디자인 측면에서는 교내 디자인경영센터의 도움을 받아 가구와 바닥층을 밝은 원색으로 바꿔 밝고 깔끔한 느낌이 나게 했다. 뿐만 아니라, 교내 건축위원회의 수차례에 걸친 회의와 도서관에 출입하는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그들의 의견 역시 반영했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백남학술정보관의 변화는 이종훈 라운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2월엔 지하 2층 제3,4열람실을 3층으로 이전하고, 8월엔 강대창(토목공학과 66)· 한금태(공업경영학 62) 스터디 룸(Study room)을 3층에 오픈했다. 또 백남학술정보관 앞마당 환경개선 사업과 지하 층 복도 도색 등을 통해 꾸준히 도서관의 인프라를 개선했다. 그만큼 많은 투자비와 공이 들어갔기에 앞으로 시설 이용에 있어 주의도 요구된다. 엄익상 관장(백남학술정보관)은 “학교에 오면 이종훈 라운지를 근거지 삼아 틈이 날 때마다 이용하면 좋겠다”면서도 “현재 있는 집기나 가구, 기기들을 내 집 내 물건처럼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애교심과 자부심 갖길
이번 이종훈 라운지의 주인공 이종훈 동문(사학과 75)은 인천도시가스 회장으로 현재까지 모교를 위해 6억 원이 넘는 발전 기금을 기부해 왔다. 이는 대체로 지금까지 이공계열 출신 동문들의 시설 투자가 많았던 점과 대조된다. 이에 대해 엄익상 관장(백남학술정보관)은 “한양대 하면 보통 이공계 이미지가 강한데,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도 이종훈 동문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 사회에서 성공해 모교와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도서관이 문화생활 공간의 역할을 하는 만큼, 금전적인 기부뿐만 아니라 좋은 그림이나 양서 등의 기부 역시 활발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글/오상훈 기자 ilgok3@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