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비고시반에서 행정고시 최종 합격까지
환경과 공부 방식을 바꾸며 완주한 3년 반의 행정고시 합격기
호빵맨토토 강민우(국어국문학과 15) 씨가 2025년 5급 공채 일반행정(전국단위), 이른바 행정고시에 최종 합격했다.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았고 고시반에도 속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기간을 혼자 공부하며 3년 반의 수험 생활을 이어왔다.
수험 과정에서 몇 차례 좌절하기도 했으나 스스로 다잡으며 도전을 거듭했다. 그 끝에 최종 합격에 이르며 올해 6월 긴 수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출발선, 공직을 향한 결심
강 씨는 어릴 적부터 국가에 관련된 일을 꿈꿔왔다. 기자였던 아버지는 말년에 공무원으로 일했고 할아버지 역시 공무원이었다. 강 씨에게는 공무원 업무와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었고 이는 졸업 후 행정고시에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학부 시절 성실한 학생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저학년 때는 수업보다 동아리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썼고, 밴드와 운동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대학 생활을 즐겼다. 강 씨는 "돌아보면 그때만 느낄 수 있는 추억을 많이 쌓았다"며 "수험 기간이 힘들 때마다 1, 2학년 시절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버텼다"고 말했다. 한편 "4학년 동안 전공 특성상 글을 많이 쓰며 논술형인 행정고시 2차 시험에서 유리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첫 도전과 좌절, 다시 일어서기까지
강 씨는 2022년 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3년 반의 수험 기간을 보냈다. 그는 졸업 직후 실전 모의고사 반에서 준비해 약 두 달 만에 1차 시험에 합격했다. 강 씨는 "1차 시험인 PSAT은 적성검사 성격이 강해 준비 기간은 개인차가 크다"며 "제한 시간 안에 정확하게 푸는 실전 연습을 단기간에 집중한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찍은 문제도 꽤 맞았고 한 문제 차이로 합격해 운도 따랐다"고 회상했다.
첫 2차 시험에서는 불합격했지만 준비 기간이 짧은 상태에서 시험을 치러본 경험은 자신감을 줬다. 다만 이후 수험 태도가 느슨해졌다. 강 씨는 "공부한 지 1년쯤 되자 스스로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앉아서 공부하는 것을 어려워해 고시생의 삶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23년 1차 시험에는 안정적으로 합격했으나 2차 시험에서 다시 고배를 마셨다.
강 씨는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수험 생활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스스로 실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그만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행정고시 공부가 적성에 맞고 선배들의 경험을 들으며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던 그는 이를 원동력 삼아 다시 한번 일어섰다.
환경을 바꾼 의지, 그럼에도 재차 마주한 불합격
강 씨는 고시 생활에서 중요한 것으로 의지, 환경, 성향을 꼽았다. 그는 "모두가 합격에 간절할 테니 의지는 대부분이 갖추고 있지만 환경과 성향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은 "운동이나 친구와 노는 것을 좋아하고 성향과 환경 자체가 공부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 씨는 스스로 환경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친구들과 연락을 모두 끊고 헬스장과 운동 동아리를 그만뒀다. 모든 게임 아이디를 삭제해 놀 여지를 없앴다. 대신 개인의 공부 일정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주는 독서실에 등록했다. 강 씨는 "그렇게 하니 점차 혼자서도 공부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2024년 2차 시험에서도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이번에는 붙을 거라 예상해서 그 결과가 유독 힘들었다"고 말했다. 경제학을 제외한 네 과목에서 합격자 평균을 웃돌았지만 평소 자신 있던 경제학에서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강 씨는 "나이가 차는 걸 느껴서 마음이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26살에 시작해 일찍 시작한 편이 아니었고 해둔 게 없어 미래에 대해 불안한 것은 물론, 내년이라고 붙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도전한 계기를 묻자 강 씨는 "2년 공부하며 이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며 "중간에 포기하면 끝까지 해보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 같았다"고 답했다. 더불어 "평소에 잘 하던 한 과목 때문에 떨어졌기에 내년에는 이렇게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해, 그동안의 시간이 빛을 발하다
수험 3년 차를 넘기며 강 씨는 자신의 약점과 보완점을 비교적 명확히 파악했다. 그는 "어디가 부족한지,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25년에는 그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집중했다. 해당 연도 시험은 전 과목에 걸쳐 변별력 높은 부분이 출제돼 준비 기간이 짧은 수험생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난도였다. 이는 오랜 기간 축적된 학습 내용이 있었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방식으로 공부했던 강 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 결과 2025년에는 5급 공채와 입법고시 1차 시험 모두 좋은 성적으로 통과하고 입법고시 2차는 소수점 차이로 아쉽게 불합격했다. 한편 5급 공채 2차에 합격해 3차 면접까지 무리 없이 마치며 최종 합격으로 수험 생활을 마무리했다.
소감을 묻자 강 씨는 "안도감이 가장 컸다"고 답했다. 수험 기간 그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불안감이었다. 그는 "고시촌에서 공부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이 점차 사회인이 되는 모습을 보며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주변 사람들이 함께 기뻐해 주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1차는 훈련, 2차는 공부'
강 씨는 1차와 2차 시험을 각각 '1차는 훈련, 2차는 공부'라고 표현했다. 그는 "2차 시험은 오래 할수록, 엉덩이가 무거울수록 유리한, 몇 년에 걸쳐 쌓아 나가는 '공부'인 반면 1차는 그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1차 시험은 적성 시험이기에 양보다 방법이 중요하다. 100미터 달리기처럼 짧은 시간 안에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능력이 핵심이다. 강 씨는 "같은 강의를 반복하기보다 배운 내용을 시험장에서 바로 구현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강 씨는 "내년에 연수원에 들어가 4개월간 연수를 마치고 무탈하게 사무관으로 임명돼 맡은 자리에서 하고 싶던 일에 충실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5급 공채를 준비하는 한양인에게 다음의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 직무에 더 많이 도전해 보셨으면 합니다. 7급이나 로스쿨, CPA를 준비하는 학생은 많지만 5급에 도전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요. 나라를 위한 일에 꿈이 있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세요. 특히 국문과는 2차 시험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이 직업만이 주는 명예와 자부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도 안정적이고 복지와 대우가 좋아 후배님들께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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