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칭찬(한양인을 칭찬합니다) 열한 번째 이야기
“학문은 인간을 밝히는 길, 교육은 그 길에 등불을 켜는 일”
연암의 생태 정신과 고전의 현대적 가치 탐구

"올 한 해 감사한 분들을 생각하면 박수밀 교수님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한 학생은 박수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신태일 토토사이트를 이렇게 기억한다. 미숙하던 신입생 시절부터 대학원 진학 후 방황하던 시기까지, 늘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을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사과를 전하는 편지를 보냈을 때, 박 교수는 그가 자책에 머무르기보다 자신을 다독이도록 공감과 위로의 말을 건넸다. 누구나 힘든 순간에는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짚으며, 반성한 만큼 자신을 놓아주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길 당부했다. 자신을 책망하며 마음이 작아진 제자에게 건넨 박 교수의 따뜻한 말은 학생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려는 교육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학생들은 박 교수를 사랑의 실천이라는 가치가 가장 잘 어울리는 스승이라고 표현했다. 

한양대 학부를 거쳐 대학원, 그리고 다시 교수로 돌아오기까지. 박 교수는 한양대에서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학문적 여정을 이어왔다.

 

▲ 박수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신태일 토토사이트는 지난 30년 동안 한양대에서 학문적 여정을 이어왔다. ⓒ 박주희 기자
▲ 박수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신태일 토토사이트는 지난 30년 동안 한양대에서 학문적 여정을 이어왔다. ⓒ 박주희 기자

박 교수에게 한양대는 어떤 의미일까. 대학 입학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이곳을 떠나본 적이 없는 그는 한양대를 ‘학문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성장한 삶의 터전’이라고 표현했다. 제자, 후배와 토론하며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 온 순간, 선·후배 교수와 교류하며 시야를 넓혀온 과정이 모두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다. 박 교수는 “한양대는 내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선·후배 학자와 제자가 함께 성장한 학문 공동체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자로서의 박수밀 교수, 열린 마음과 열린 시선

▲ 박 신태일 토토사이트의 가르침을 받아 성장한 제자는 그를 '사랑의 실천이 가장 잘 어울리는 스승'이라고 표현했다. ⓒ 박주희 기자
▲ 박 신태일 토토사이트의 가르침을 받아 성장한 제자는 그를 '사랑의 실천이 가장 잘 어울리는 스승'이라고 표현했다. ⓒ 박주희 기자

박 교수는 “좋은 교육자는 학생에게 지식만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인간애와 인류애를 함께 전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연구해 온 실학자의 태도와 연결 지어 설명했다. 박 교수는 “실학자들은 학문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오늘날의 교육자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답을 주입하는 교수보다 질문하는 법, 다양한 관점을 기르는 법을 안내하는 사람이 좋은 교육자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학생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도록 등불을 밝혀주는 사람, 그게 교육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반복해 전해온 두 가지 원칙을 설명했다. 첫째는 편견을 깨고 열린 시선으로 세상을 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기존의 통념을 넘어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봐야 진실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청나라가 오랑캐로 무시당하던 조선시대 때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에서 배울 점을 발견했던 일화를 예로 들며 “열린 자세는 학문뿐 아니라 삶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둘째는 한 손은 자신을 위해 살되 다른 한 손은 남을 돕는 손으로 살라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지식이라도 자기만을 위해 쓰면 위선적 지식인에 불과하다”며 “배운 것을 사회와 나누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전공만 파고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변 분야를 함께 공부하는 통섭적 시각을 갖추라고 조언했다. 그는 “참신한 아이디어는 하나의 주된 분야가 아니라 이웃 분야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학을 학문으로만 접근하기보다 역사·철학·예술·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읽고 경험을 넓히는 것이 진정한 인문학적 시선을 기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로부터 “지식뿐 아니라 삶의 나침반이 되는 말씀을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전한 말이 한 사람의 삶에 의미 있는 울림이 됐다는 사실만큼 더 큰 행복은 없다”고 밝혔다. 졸업한 제자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그를 기억하고 안부 인사를 전하며 찾아올 때도 교사로서의 기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학자·연구자로서의 박수밀 교수, 연암을 세계적 문호로 세우는 여정

▲ 박 신태일 토토사이트는 자신의 작품에 조선 사회에 대한 근본적 질문, 문명에 대한 성찰,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를 중층적으로 담아낸 연암 박지원의 진면목을 널리 알리고자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 박주희 기자
▲ 박 교수는 자신의 작품에 조선 사회에 대한 근본적 질문, 문명에 대한 성찰,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를 중층적으로 담아낸 연암 박지원의 진면목을 널리 알리고자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 박주희 기자

박 교수의 연구 중심에는 박지원, 정약용, 홍대용, 이덕무 등 실학자가 있다. 그는 이들의 사상과 정신을 ‘현실과 연결된 학문’의 전형으로 보며 그 가치에 주목해 연구를 이어왔다. 

그는 연암 박지원의 생태 정신에 집중해 고전 속 생태 글쓰기를 탐구해 온 점을 자신의 대표 연구 성과로 꼽았다. 또한 『열하일기 첫걸음』, 『연암 산문의 멋』, 『연암, 경계에서 보다』 등을 통해 연암의 산문정신과 열하일기의 가치를 대중과 연결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고전이 상아탑에 갇힌 학문이 아니라 대중과 호흡하는 살아 있는 지식이 되도록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박 교수의 주요 연구 대상은 『열하일기』다. 그는 "기존의 연구가 사상·문학적 특성에 집중했다면 나는 열하일기의 인간과 공간에 주목해 그 형상화 방식과 글쓰기 정신을 탐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암의 문학과 사상이 현 시대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연구하고 있다. 그는 “현대에 한강 작가가 있다면 고전에는 연암이 있다는 내 주장을 더 설득력 있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열하일기』를 대중과 더 가깝게 만드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 

박 교수는 연암 박지원을 “평생 연구해도 다 밝히기 어려운 특별한 작가다”고 표현했다. 그는 연암 문학의 매력에 대해 “짧은 소설 한 편에도 문학, 역사, 정치, 경제가 총체적으로 담겨 있다”며 “연구할수록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이 열리고 더 많은 질문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암을 단순히 ‘연구되는 고전’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문호로 자리매김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 교수는 “셰익스피어, 괴테, 소동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아시아의 위대한 작가로 연암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문학은 인간의 길을 이야기하는 것이다”고 정의했다. 그는 “고전 작품의 소재는 과거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며 “그래서 작품 속 문제의식을 현대에 맞춰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한 인간과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여러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어야 한다"며 "문학·역사·철학·심리학을 연결하는 통합적 학문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공동의 선을 위한 삶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한양인에게 공동의 선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당부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시대일수록 나만 잘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타인이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생각을 지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배운 지식과 능력을 자신뿐 아니라 사회를 위해 사용할 줄 아는 사람, 약자를 돌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사회에 유익이 되는 삶을 살던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변화의 주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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