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 기반 도미노 구조로 전력·데이터 동시 전송 구현
스마트팜, 지중 인프라, 의료기기까지 상용화 가능성 제시
“차세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무선 충전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것"

이병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가 전파 투과가 거의 불가능한 땅속 환경에서도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배터리 교체 없이 영구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산업 정보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Informatics)에 게재됐다. 

 

지중에서도 끊김 없는 전력 전송, ‘도미노 구조’로 구현

▲ 이병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토토사이트 테이블 연구팀이 개발한 지중 무선 전력·데이터 전송 시스템의 개념도다. ⓒ 이병훈 토토사이트 테이블
▲ 이병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지중 무선 전력·데이터 전송 시스템의 개념도다. ⓒ 이병훈 교수

지상의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통신은 전파(RF)를 이용하는데 전파는 수분·흙·콘크리트를 만나면 급격히 약해져 땅속으로 깊이 전달되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자기장(Magnetic Field)’의 특성에 주목했다. 자기장은 RF 대비 감쇠가 상대적으로 작아 지중 환경에 적합하다.  

이 교수는 “자기장 유도 방식을 기반으로 하되 전송 거리가 짧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코일을 일정 간격으로 배열하는 ‘도미노 구조’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징검다리를 놓듯 중간 지점마다 에너지를 중계해, 손실을 크게 줄여 깊은 땅속까지 전력을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 토토사이트 테이블 연구팀이 개발한 지중 무선 전력·데이터 전송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상세히 보여주는 개념도다. ⓒ 이병훈 토토사이트 테이블
▲ 이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지중 무선 전력·데이터 전송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상세히 보여주는 개념도다. ⓒ 이병훈 교수

기존 지중 IoT 전력 공급 방식은 유선 케이블 매설이나 배터리 내장 방식이 주를 이뤘다. 유선 방식은 설치 비용이 크고 배터리 방식은 주기적 교체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무선 전력 전송을 시도한 기존의 연구들은 전력 전송과 데이터 수신을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고 여러 기기를 동시에 지원할 경우 통신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교수는 “전력 공급과 데이터 통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도미노 구조를 적용한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의 가장 큰 강점이다”며 “여러 개의 기기와 끊김 없이 수행한다는 점도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독자 개발한 ‘교차 배치(LRI)’ 기술을 통해 시스템 복잡도를 높이지 않고도 신호 간섭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실험으로 입증한 안정성… 전력·데이터 동시 전송 기술력 

연구팀은 실제 흙을 채운 실험 환경에서 총 8단계의 도미노 구조를 설치해 기술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검증했다. 실험 결과 지중 환경에서도 IoT 기기에 4V, 160mW 수준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함과 동시에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160mW는 무선 이어폰 수준의 소비전력 범위에 해당해, 배터리 없이도 장기간 지중 모니터링이 가능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이 토토사이트 테이블 연구팀이 개발한 지중 무선 전력·데이터 전송 기술의 회로 및 시스템을 구현한 그림이다. ⓒ 이병훈 토토사이트 테이블
▲ 이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지중 무선 전력·데이터 전송 기술의 회로 및 시스템을 구현한 그림이다. ⓒ 이병훈 교수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전력 안정화를 위한 중계 장치의 제어 동작이 데이터 신호를 방해하는 문제였다. 연구팀은 실제 작동하는 센서(부하)와 단순 중계 코일(공진기)을 번갈아 배치하는 ‘부하-공진기 교차 배치(LRI, Load-Resonator Interleaved)’ 전략을 고안했다. 이 교수는 “이 방식으로 데이터가 지나가는 길을 물리적으로 깨끗하게 확보해 전력 제어와 데이터 통신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기존 해외 연구들은 전송 거리나 데이터 속도 하나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다중 기기 동시 지원과 전력·데이터 양방향 동시 전송이라는 난제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해결한 점에서 큰 경쟁력을 갖는다. 복잡한 회로 없이 단순한 구조로 구현해 내 학술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팜부터 의료기기까지… 상용화 가능성

지중 무선 전력·데이터 전송 시스템은 스마트팜, 지중 인프라 안전 관리, 바이오메디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스마트팜에 적용하면 넓은 농지의 토양 수분과 영양 상태를 배터리 걱정 없이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며 “지중 전력구·가스관·상수도관의 균열이나 누수를 감지하는 인프라 안전 관리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체 내부도 전파가 잘 통하지 않는 환경이기 때문에 체내 이식형 의료기기에도 무선 전력 공급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술은 실험실 환경(TRL 4~5단계)에서 기능과 성능 검증을 마친 수준이다. 이 교수는 “상용화를 위해 실제 농장이나 지하 시설물 같은 비정형 환경에서의 장기 신뢰성 테스트와 센서 모듈의 소형화·패키징 작업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업과 협력을 통해 실증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이 교수는 “가장 큰 경제적 효과는 유지보수 비용 절감이다”며 “기존에는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해 땅을 파야 했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선 방식 대비 배선 공사비를 줄일 수 있고 단선 위험도 없으며 단일 스위치 구조로 기기 단가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이 토토사이트 테이블는 ⓒ 이병훈 토토사이트 테이블
▲ 이 교수는 지중 무선 전력·데이터 전송 기술의 상용화 및 확장을 위해 꾸준히 연구할 계획이다. ⓒ 이병훈 교수

이 교수는 스마트팜 실증 단지에 적용해 기술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 단기적 목표임을 밝혔다. 나아가 지중 전력구 및 통신구 감시 시스템으로 확장하고 기술을 소형화해 차세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나 체내 이식형 기기의 무선 충전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이번 연구가 학생 연구자들에게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성과는 석·박사 과정 학생뿐 아니라 학부연구생도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끈기 있게 실험한 결과다”며 “앞으로 학부생의 연구 참여가 더 많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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