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전반기 정년 퇴임식 개최
전형탁 교수 “모두 주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길”
한상린 교수 “마음의 고향 풀문 토토사이트대가 더욱 세계적으로 성장하길”

한양대는 28일 HIT 6층 대회의실에서 2025학년도 전반기 정년 퇴임식을 개최하고 교단을 떠나는 교수 29명의 헌신과 공로를 기렸다. 그 가운데 전형탁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한상린 경영학부 교수를 만나 정년을 맞이한 소회와 함께 그간의 연구 이야기를 들었다.

 

ALD 기술 선도자, 전형탁 교수의 이야기

▲ 2025학년도 전반기 정년 퇴임을 맞이한 전형탁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원자층증착(ALD) 기술을 선도해왔다. © 전형탁 교수
▲ 2025학년도 전반기 정년 퇴임을 맞이한 전형탁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원자층증착(ALD) 기술을 선도해 왔다. © 전형탁 교수

전 교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원자층증착(ALD) 기술을 선도하며 세계원자층증착기술상을 받았다. 학문적 성취와 교육을 통해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교수님께서는 1992년부터 한양대에서 연구와 교육을 이어오셨습니다. 교직 생활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연구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어느 순간 ‘성장했다’고 느껴질 때입니다. 주간 미팅이나 토론을 하다 보면 평소 수준보다 갑자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학생이 스스로 공부해서 자기 수준을 끌어올린 그 순간을 목격할 때 교수로서 가장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아시아 최초로 세계원자층증착(ALD) 기술상을 받으셨습니다. 그 수상이 교수님께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합니다.

2000년 당시 급성장하던 원자층 증착 분야에 대해 연구자들이 교류할 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미국인 동료들과 함께 ALD 학회를 만들게 됐죠. 이후 학회는 세계적 권위를 갖춘 자리로 성장했고, 저 역시 꾸준히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원자층 증착 분야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2014년에 받은 ALD 기술상은 오랜 연구의 결실이자 학회 활동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의미 있는 상이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소재 연구를 하셨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연구 주제는 무엇인가요.

여러 분야를 연구했지만 일관되게 중심이 된 건 ‘ALD(Atomic Layer Deposition)’ 기술입니다. 이는 화학 반응을 통해 원자 한 층씩을 정밀하게 쌓아 올려 박막(얇은 막)을 만드는 기술이기에 반도체, 차세대 메모리, 태양전지,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요. 제가 연구한 거의 모든 주제는 ALD 기술을 기반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애착이 가는 주제도 ALD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노소재개발연구실을 이끌면서 교수님만의 운영 철학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제 철학은 “장비는 고장 나기 마련이다”입니다. 장비가 고장 날 때 학생들이 미안해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왜 고장 났는지, 어떻게 대체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늘 강조했어요. 저 역시 미국에서 공부할 때 장비가 고장 나면 연구가 지연되고 마음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장비 구조를 더 깊이 이해하고 연구 역량을 키우게 됐습니다. 우리 연구실 학생들에게도 장비 고장을 학습의 기회로 삼으라고 가르쳤죠.

 

다양한 학회에서 하신 리더 역할은 교수님의 연구나 교육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학회 활동은 연구와 교육을 넘어 ‘사회적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분야 연구자들과 교류하면서 서로의 연구를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죠. 또 국내·외 학회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연구자들과 교류하는 것은 제 연구 역량을 크게 넓혀줬습니다. 특히 한국 ALD 워크숍을 20년간 의장으로 맡아 운영하면서, 국내 연구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어요. 이는 우리나라 ALD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힘들었던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힘들었던 건 2000년부터 10년간 수행한 ‘프런티어 과제’입니다. 너무 앞선 연구라 당시에는 많은 비판을 받았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 이 연구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2021년에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회사인 일본 TEL이 제가 개발한 ALD 관련 특허를 사 갔을 때 큰 보람을 느꼈죠.

 

은퇴 이후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당장은 남아 있는 국내·외 연구 과제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이후에는 새로운 과제를 맡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정리하고 책을 많이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정년 퇴임을 맞아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특별히 제 철학을 남기고 싶다기보다는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기 철학대로 열심히 연구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가치 있는 일입니다. 제자들에게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교수가 됐던 1992년에도 경쟁이 치열했는데 지금은 더 심해졌습니다. 흥망성쇠가 있듯이 우리 학과도 오르내림이 있겠지만, 훌륭한 교수들이 치열한 환경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BK 프로그램도 잘 진행되고 있기에 신소재공학부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B2B 마케팅의 개척자, 한상린 교수의 이야기

▲ 2025학년도 전반기 정년 퇴임을 맞이한 한상린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B2B 마케팅 분야 연구의 선두 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 한상린 교수
▲ 2025학년도 전반기 정년 퇴임을 맞이한 한상린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B2B 마케팅 분야 연구의 선두 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 한상린 교수

한 교수는 유통 · 마케팅 연구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다수의 학회 최우수논문상을 받은 전문가다. 학문과 현장을 잇는 연구로 학계 발전에 기여해 왔다.

 

B2B, 마케팅, 유통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셨어요. 가장 중요하게 여긴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마케팅을 전공하고 B2B(Business-to-Business) 마케팅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습니다.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마케팅 연구는 많지만 기업과 기업 간 거래를 다루는 B2B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어요.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연구됐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시기에 한글로 된 <B2B 마케팅>을 처음 발간했습니다. 국내 B2B 연구의 개척자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죠.

 

교수님께서 집필한 B2B 마케팅과 유통 관련 저서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이론을 소개하는 데 그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경영학은 현실적 학문이기 때문에 이론이 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요. 연구 결과와 이론을 현실 사례와 접목해 기업인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으려 했습니다.

 

미국 유학·방문학자 경험은 교수님의 연구나 교육 철학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거친 후 교수 생활을 하고 풀브라이트 방문학자(Fulbright Scholar)로도 연구했습니다. 미국은 연구 시설과 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다양한 학자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아 연구의 방법론적 토대를 탄탄히 다지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한국에서의 활발한 연구와 교육 활동에 큰 밑거름이 됐죠.

 

지금까지 발표하신 논문 중 특히 자부심을 느끼는 연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은퇴를 앞두고 정리해 보니 185편의 논문을 썼더군요. 그중 특히 의미 있던 논문은 <가상현실 유통 환경에서의 원격실재감과 소비자 구매행동 분석>입니다. VR 안경을 쓰고 실제처럼 쇼핑하는 환경을 구성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유통 연구’ 학술지에 발표했는데 국내에서 실험 데이터로 제시한 최초의 VR 쇼핑 연구 사례여서 학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 국내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기록됐던 <기업의 ESG활동이 기업 이미지, 지각된 가격 공정성 및 소비자 반응에 미치는 영향>도 제게 굉장히 의미 있었습니다.

 

한국유통학회장, 한국경영학회 부회장 등 학회 리더로 활동하시면서 이룬 가장 중요한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학회 활동은 단순한 조직 운영을 넘어서 연구자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회를 통해 전국의 수많은 교수가 모여 자신의 연구에 대해 발표·토론하고 학문적 흐름을 함께 고민하게 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 플랫폼이 경영학과 마케팅 학문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학회뿐 아니라 실무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끼치셨어요. 실무 활동이 학문과 어떻게 융합됐다고 보시나요.

기업 컨설팅, 자문, 특강 등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업과 기업의 현실을 깊이 이해하게 돼요. 이 과정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고 실무에서 접한 문제를 분석해 학술적 성과로 연결한 경험도 많습니다. 학생들 역시 이러한 현실 사례를 활용한 수업에서 훨씬 흥미를 느끼고 몰입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 강의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교수님만의 수업 방식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강의에 신경을 많이 썼고 강의 우수 교수상, 베스트 티처상 등을 여러 번 수상했습니다. 특이하게 기말시험에 한양대 교가 1절을 쓰게 하고 보너스 점수를 주는 문제를 오래전부터 냈습니다.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고취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오랜 시간 동안 학생들이 그 내용을 기억하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낍니다.

 

오랜 학자 생활을 하며 겪은 어려움이나 위기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특별히 큰 위기는 없었지만 학자의 길은 외롭고 지칠 때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연구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올 때가 있죠. 그런 순간마다 자신을 다잡으며 버텨왔고 꾸준한 노력이 연구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후학들에게 마케팅·유통 분야의 미래 방향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ESG 등 ‘기업과 사회의 공존’ 문제를 함께 고민하길 권합니다. 과거처럼 단지 이윤 추구만이 기업의 목표가 아니라 사회와 함께하는 경영철학이 중요해졌습니다. 이론뿐 아니라 그런 철학적 문제도 함께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를 지속하고 특히 초판을 낸 <B2B 마케팅>의 2판(개정판)을 발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한양대는 제게 ‘마음의 고향’과 같고 많은 기회를 준 곳이라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양대가 더 세계적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학생들도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길 바랍니다.


정년을 맞이했지만 앞으로도 학문과 후학에 귀감이 될 두 분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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