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세계 AI 업계를 뒤흔들었다. 이들은 오픈 AI보다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비슷한 성능을 내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R1을 공개하며, AI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놨다. 서방에서는 중국산 AI 모델의 안전성과 개발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었지만, 반대로 딥시크의 오픈소스를 활용한 파생 모델들이 등장하며 '딥시크 신드롬'이 확산됐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투자가 마크 앤드리슨은 이를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표현했다. 특히 딥시크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도 2,048개의 GPU만을 사용해 모델을 개발한 점은 AI 산업의 비용 혁신을 상징하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딥시크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효율적인 모델 학습과 최적화 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AI 모델 개발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이같은 변화가 국내 AI 시장에 던지는 중요한 시사점은 무엇일까. 한국정보과학회 인공지능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는 최용석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기존 생성형 청소년 토토사이트 추천 생태계를 지배하는 LLM은 최소 수십억 개에서 수천억 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진 모델로, 높은 정확도와 범용성을 자랑한다. 오픈청소년 토토사이트 추천의 GPT-4나 메타의 라마(LLaMA)가 대표적이다.

LLM은 학습과 추론에 막대한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전력이 필요하다. 메타의 라마3는 모델 학습에만 16,000여개의 최신 GPU H100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딥시크 R1은 파라미터 수가 거대 모델에 해당하지만 최적화된 아키텍처로 기존 AI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낸다. 최 교수는 "비용 절감과 높은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하고, 실용적인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AI 모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세계 AI 업계는 고가의 고성능 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딥시크 출현을 계기로 저가의 저성능 칩으로 고효율의 AI 모델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경향이 됐다.

최 교수는 “딥시크가 기존 미국 빅테크 중심의 AI 시장을 흔들며, 미·중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분야에서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판세가 급변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1등이 존재하기 어렵다"며 "딥시크의 등장 역시 AI 산업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했다. 

기술력이 부족한 국가 혹은 중소기업도 적은 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은 기존 폐쇄적인 모델에서 벗어나 누구나 이용 가능하도록 AI 모델을 개방하는 오픈소스 방식을 택하고 있다.

기존 국내 AI 시장에 대해 최 교수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데는 아직 성공적인 사례가 부족하다”며 “기존 대형 언어 모델(LLM)이나 비전 모델(LVM)을 기반으로 특정 테스크(task)나 도메인에 맞게 현지화 및 맞춤화해, 응용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연구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딥시크 등장 이후, 한국에서도 AI 모델 개발 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 교수는 “우리도 자체적인 고유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기법이나 학술적인 연구가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유 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가 결국 AI 응용 서비스의 고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이러한 부산물들이 국내 AI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딥시크는 AI 산업에서 저비용·고효율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독자 모델 개발이 단기간 내 현실화되긴 어렵겠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시도는 AI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촉진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