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자 「이 억울한 죽음은 누구의 탓인가?」 기사

신영전 의학과 교수는 2월 16일 자 <한겨레>에 칼럼 ‘이 억울한 죽음은 누구의 탓인가?’를 기고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의료 공백 기간 동안 초과 사망자가 3136명에 달한다고 밝히며, "이 수치는 집이나 요양원에서 사망한 사례를 포함하지 않았으며, 7월 이후까지 고려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해 대형 병원 가동률이 10~40%까지 감소한 것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설 연휴 기간 104건의 환자 재이송이 발생했으며, 이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두 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재난 속에서도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없다는 점을 비판하며 신 교수는 "이 억울한 죽음은 누구의 탓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의료 공백으로 인해 병원을 찾지 못하고 사망한 폐렴 환자, 항암 치료와 수술이 지연된 환자, 92차례나 전화를 돌렸으나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진 30대 심정지 환자 등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하며, "문제는 지금도 이 같은 비극이 계속되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지옥의 심판관 '미노스'를 소환한 가상의 재판을 통해 책임 문제를 묻는다. "의사 증원을 결정한 자, 의료정책 책임자, 사직서를 낸 전공의 등이 재판에 불려 나왔지만, 모두가 상대방의 잘못을 자신의 무죄 근거로 삼고 있을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에 대한 애도조차 없는 현실에서, 인간의 양심과 도덕률이 남아 있다면 무엇보다 먼저 고통받은 이들에게 응답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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