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접근성이 버추얼 아이돌 팬 진입의 전제 조건임을 실증적으로 규명하다
이준 ERICA 문화콘텐츠학 박사(ERICA 문화콘텐츠학과 강사)가 디지털 리터러시가 버추얼 아이돌 팬 참여 가능성이 성립되기 위한 구조적 전제 조건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버추얼 아이돌 팬 참여 가능성의 구조적 전제 조건 –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언어문화』 제88집에 게재됐다. 본 논문은 2025년도 한양대학교 교내연구지원사업(HY-2025-1776)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교신저자로 김치호 ERICA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는 메타버스 기반 버추얼 아이돌 팬덤의 대표 사례로 이세계아이돌을 선정하고, 팬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 메타버스 플랫폼 접근성, 팬 참여 가능성 간의 구조적 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을수록 메타버스 플랫폼 접근성이 향상되며, 이 접근성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될 때 비로소 팬 참여 가능성이 성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을수록 곧바로 팬 참여로 이어진다는 단순한 인과관계를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본 연구의 핵심은 디지털 리터러시를 팬 참여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지 않고,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 조건으로 규정한 데 있다. 즉,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아질수록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이 함께 증대될 가능성이 커지며, 이러한 접근성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되어야만 버추얼 아이돌 팬 참여 가능성이라는 출발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서는 팬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의 선택 이전에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이 선행적으로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해당 조건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 이용자는 버추얼 아이돌 콘텐츠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나아가 버추얼 아이돌의 팬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인식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인다. 이는 버추얼 아이돌이 메타버스 플랫폼, 가상 공간, 실시간 상호작용 환경에 강하게 의존하는 콘텐츠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일반 아이돌 팬덤과 비교할 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일반 아이돌의 경우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텔레비전이나 오프라인 매체, 대중적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팬 참여가 가능하다. 반면, 버추얼 아이돌 팬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 능력과 가상공간 내 상호작용 방식에 대한 이해 등 추가적인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팬이 될 가능성이 형성된다. 이 박사는 이 점에서 버추얼 아이돌 팬 참여는 일반 아이돌 팬 참여보다 더 많은 진입 조건을 요구하는 질적으로 상이한 구조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구조방정식모형 분석 결과, 디지털 리터러시는 팬 참여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 접근성을 통한 간접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BC 95% 신뢰구간: .157–.839). 이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팬 참여를 ‘촉발’하기보다, 팬 참여가 가능해지는 환경을 먼저 성립시키는 요인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연구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자와 마케터를 위한 실천적 시사점도 제시했다. 신규 팬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노출이나 화제성 전략 이전에, ▲메타버스 플랫폼 진입 장벽 완화 ▲초심자를 위한 단계별 이용 가이드 제공 ▲기본 기능과 참여 절차에 대한 교육적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팬덤 초기 단계에서 참여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주요 인프라 변수임을 강조한다.
한편, 본 연구는 단면 연구에 기반해 시간에 따른 팬 참여 변화와 지속성까지 분석하지는 못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버추얼 아이돌 팬덤 간 비교 연구, 종단적 설계, 디지털 리터러시 세부 차원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디지털 환경에서 팬덤 형성을 참여 이후가 아니라 참여 이전의 조건에서 바라보았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버추얼 아이돌과 메타버스 콘텐츠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팬 참여의 출발선을 이해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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