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자 「"R&D는 기업이 주도해야 성과…과감하게 권한 넘겨줘야"」 기사
5월 27일 자 <서울경제>는 전 삼성전자 사장이자 산업통산자원 전략기획단장인 김현석(전자공학과 79) 동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동문은 삼성을 글로벌 TV 시장 1위로 이끈 주역이다. 지난 2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를 전략기획단(OSP) 단장으로 임명했다. 전략기획단장은 국가 기술 혁신 정책과 R&D 전략 등을 책임지기에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라고도 불린다.

김 동문은 인터뷰에서 “R&D는 기업이 주도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정부 R&D 사업을 하면 기업 입장에서 버거운 행정 소요가 많아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예산이 투입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인공지능(AI) 산업과 관련된 R&D는 대기업의 수요도 크기에 정부가 과감하게 기업에 권한을 주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산업 육성 방향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김 동문은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갈 길은 챗GPT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아니라 피지컬 AI”라고 말했다. 이는 LLM 구축에 막대한 데이터와 자본력이 필요해 미국과 중국의 아성을 넘기 힘들지만, 휴머노이드나 AI 제조업처럼 AI가 실생활에 구현되는 과정에서는 한국이 노릴 수 있는 틈새가 있다는 의미다.
김 동문은 “지금이 AI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는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산업현장과 실생활에 적용되기 전 대비를 하지 않으면 반도체나 조선, 디스플레이와 같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산업 전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김 동문은 “미국과 중국이 AI 산업을 주도할 동안 우리 기업들은 각자 사무 생산성을 높이는 수준에서 AI를 다뤄왔다”며 “이제는 그다음 단계인 피지컬AI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한양대에서 전자공학 학사를 마친 뒤 미국 포틀랜드주립대에서 전기공학 석사를 취득 후 1992년 삼성전자 영상 디스플레이 부문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5년 영상디스플레이 부문 사장, 2018년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을 지냈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에 강하고 추진력도 있어 삼성 가전 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든 주역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