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의존 전략소재의 국산화 가능성 열어... 탄소중립·첨단소재 산업에 새 돌파구

토토사이트 라이타학교 유기나노공학과 한태희 교수 연구팀은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고결정성 인조흑연으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전략소재를 폐기물로부터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원천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전자소자 등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지만, 천연흑연은 낮은 결정성과 높은 불순물 함량으로 정밀 산업용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고순도·고전도성·고결정성을 갖춘 인조흑연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한국은 현재 그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태희 교수팀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에 산화 안정화 및 흑연화 공정을 적용해, 기존 흑연보다 결정성이 1.3배, 전도성이 1.6배 높은 고성능 인조흑연 제조에 성공했다. 제조된 인조흑연은 가공성도 뛰어나, 3D 프린팅용 페이스트, 유연 전극, 광열 필름, 전자파 차폐소재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고품질 그래핀 산화물(GO)의 안정적인 합성까지 가능해, 미래형 나노소재 산업의 핵심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기술의 실용성도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연구팀은 실제 사용된 폐비닐을 활용한 공정에서도, 실험실 수준의 샘플과 동등한 품질의 인조흑연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이번 기술은 기존의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폐기물 혁신’으로 평가될 수 있는 기술적 전환점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는 국내 전략소재 확보 역량 강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현재 천연 및 인조흑연의 약 98%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공급망 불안은 배터리, 반도체, 첨단 전자소자 산업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한 교수팀의 기술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고성능 흑연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나아가 흑연 소재의 국산화, 탄소중립, 순환경제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대안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한태희 교수는 “이번 기술은 플라스틱을 ‘환경문제’가 아니라 ‘미래 자원’으로 바라보는 전환적 시각에서 출발한 결과”라며, “한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4월 11일 게재됐다. 해당 논문 「Upcycling Waste Low-Density Polyethylene into Highly Crystalline Graphite」는 한양대 정우재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저자, 한태희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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