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칭찬'(한양인을 칭찬합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봉사는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기회, 진심을 담아 실천한 710시간
가르침을 넘어 배움까지, 나눔 속에서 피어난 성장

누군가를 위해 71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마음을 써본 적이 있는가?  

이연재(국어교육과 4)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대한적십자사가 주관한 13회 장 앙리 뒤낭 시상식에서 '봉사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성동구 우수 자원봉사자'로 선정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나눔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 7년 넘게 RCY 단원과 지도자로 활동하며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는 이연재(국어교육과 4) 씨. ⓒ 신문정 기자
▲ 7년 넘게 RCY 단원과 지도자로 활동하며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는 이연재(국어교육과 4) 씨. ⓒ 신문정 기자

이 씨는 2017년 5월 16일부터 올해 3월 18일까지, 삼성 후원 베트남 해외봉사와 푸른 어머니학교(문해교육) 자원교사 활동을 포함해 총 288건의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그가 경험한 나눔의 시간은 총 710시간 20분에 달한다. 이 씨를 만나 그간의 봉사 경험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낯선 땅에서 피어난 나눔의 시간, 6박 8일 간의 베트남 봉사

▲ 지난 2 월 진행된 '2024 삼성 후원 베트남 해외봉사'의 발대식 현장이다. 이 씨가 대학 RCY 단원 대표 및 팀장으로서 선서를 하고 있다. ⓒ 이연재 학생
▲ 지난 2 월 진행된 '2024 삼성 후원 베트남 해외봉사'의 발대식 현장이다. 이 씨가 대학 RCY 단원 대표 및 팀장으로서 선서를 하고 있다. ⓒ 이연재 학생

이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으로 '2024년 삼성 후원 베트남 해외봉사'를 꼽았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청소년적십자(RCY) 봉사단은 지난 2월 15일부터 23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에서 6박 8일 간 해외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해당 활동의 팀장직을 수행한 이 씨는 "16명의 대학생 멘토와 31명의 중·고등학생 멘티가 함께 참여한 것에서 의의가 있는 활동이었다"고 말했다.

 

▲ RCY 봉사단이 맹그로브 숲에서 다함께 나무를 심고 있다. ⓒ 이연재 학생
▲ RCY 봉사단이 맹그로브 숲에서 다함께 나무를 심고 있다. ⓒ 이연재 학생

RCY 봉사단은 맹그로브 숲에서 인당 5그루씩, 총 200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는 식수 활동을 진행했다. Đào Sơn Tây고등학교에서는 현지 학생들과의 문화 교류를 비롯해 벽화 그리기, 시설 개보수 작업, 합동 식사 준비 등의 활동을 했다.  

 

▲ 이 씨가 'Hồng Hà초등학교 학생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멘토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이연재 학생
▲ 이 씨가 'Hồng Hà초등학교 학생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멘토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이연재 학생

'Hồng Hà초등학교에서는 약 150명의 현지 학생들과 함께 '쎄호'(대한적십자사 캐릭터 아기독수리) 모루인형 만들기, 미술·위생·음악·체육·한국어 교육 등 총 5가지 교육봉사를 진행했다. 이 씨는 체육 교육을 담당하여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전통놀이 수업을 기획했다. 음악 교육에서는 소고 연주, 미술 교육에서는 한지 부채 꾸미기, 위생 교육에서는 클레이 비누 만들기와 함께 손 씻기 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아이들이 클레이 비누 만들기와 손 씻기 활동을 가장 좋아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한 시간에서 타인을 대하는 자세, '환대'의 개념을 배웠다"며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함께 나눔의 기쁨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베트남 해외봉사활동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움의 즐거움을 나누다, 푸른 어머니학교 문해교사 활동 

이 씨는 푸른 어머니학교에서 문해교육 자원교사로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다. 해당 기관은 전국 문해교육 기관 중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식 초등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과정을 운영한다.

 

▲ 이 씨가 푸른 어머니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 어머니가 직접 창작한 시화를 발표하고 있다. ⓒ 이연재 학생
▲ 이 씨가 푸른 어머니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 어머니가 직접 창작한 시화를 발표하고 있다. ⓒ 이연재 학생

그가 담당하는 수업의 주된 대상은 전쟁과 산업화 속에서 교육의 기회를 놓친 어머니들이었다. 이 씨는 "어머니들 대부분이 한글을 익힐 기회가 없어, 80년 가까이 글을 모른 채 살아왔다"며 “그런 어머니들이 한글을 익혀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 지난 2월 진행된 푸른 어머니학교 졸업식 모습. 5년 이상 교육과정을 이수한 어머니들이 환하게 웃으며 졸업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이연재 학생
▲ 지난 2월 진행된 푸른 어머니학교 졸업식 모습. 5년 이상 교육과정을 이수한 어머니들이 환하게 웃으며 졸업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이연재 학생

푸른 어머니학교에서 교육과정을 5년 이상 이수하면 초등학력을 인정 받고, 실제 졸업식도 열린다. 이 씨는 "많은 어머니들이 졸업 이후에도 학교에 나오며 꾸준히 한글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들이 교사들을 '우리를 가르쳐준 첫 선생님이자 마지막 선생님'이라고 칭하고 존중한다"며 “이에 뿌듯하고, 감사해 열정적으로 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봉사에는 좋은 리더가 필요하다

이 씨는 한양대 RCY(HRCY) 회장직, 대학적십자 회원 서울시협의회 회장직 등 다양한 봉사 현장에서 임원진으로 활동해왔다.  

그가 단순 참여자가 아닌 리더가 되기로 결심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이왕 하는 활동이라면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행에 옮길 때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더 많은 사람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RCY 회장을 맡으며 팀 전체가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직책 간 소통에 집중했다. 이후 서울 지역 RCY 단체들을 연결하는 대한적십자 회원 서울시협의회 회장직을 맡으며, 넓은 조직 안에서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쌓았다.  

이 씨는 "좋은 봉사를 위해 풍부한 시간과 재원이 뒷받침돼야 했다"며 "이를 위해 동문회를 찾아가 인사 드리고, 후원을 부탁드리는 등 열심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씨의 노력 끝에 완성된 프로그램은 구성원 모두의 만족도를 높였고, 봉사활동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봉사란, 나눔의 기쁨을 누리는 것  

이 씨는 "거창한 활동만이 봉사는 아니다"며 "가까운 곳에서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면 봉사의 묘미를 느끼는 순간이 오게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 신문정 기자
이 씨는 "거창한 활동만이 봉사는 아니다"며 "가까운 곳에서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면 봉사의 묘미를 느끼는 순간이 오게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 신문정 기자

이 씨는 봉사활동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봉사는 나눔,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기회다"고 답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통해 대한적십자사 입사를 꿈꾸게 될 정도로 봉사가 가진 뜻깊은 의미를 체감했다"며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법과 포용력을 배우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더 적극적이고 진실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한 봉사 경험을 통해 "아직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는 결핍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 사회는 나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봉사의 시너지는 많은 관심이 모일수록 커진다"며 "작은 관심 하나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직접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변에서 가능한 따뜻한 실천들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꾸준한 힘을 보태겠다"고 의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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