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성ㆍ표현력 월등한 작품으로 주목
"스승과 제자의 끈끈한 '정'이 원동력"
본교 무용과 박은성(무용과 강사), 김성용(대학원 3기) 동문이 지난 달 10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4회 세계 발레 & 모던댄스 콩쿨'에서 모던댄스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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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콩쿨은 3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로잔 국제무용콩쿨과 함께 '무용계의 올림픽'으로 일컬어지는 대회이다. 이번 대회는 일본의 왕세자가 직접 참관하는 등 일본 열도의 관심이 쏟아진 가운데 총 35개국의 64개 팀이 경쟁했으며, 10개 팀이 결승에 올랐다. 그 중 개최국 일본팀이 모두 결승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팀이 금상과 은상을 휩쓸어 무용계의 코리아 바람을 일으켰다.
박은성·김성용 팀은 기계적인 테크닉만을 구사하는 다른 팀에 비해 서정성과 표현력이 월등하다는 평을 들으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남녀의 슬픈 사랑을 주제로 한 이번 콩쿨 출품작품의 안무는 박 동문과 김 동문의 스승인 손관중 교수가 맡았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 무용팀이 선전한 비결에 대해 "무용과가 있는 대학이 두 개인 일본이나 학원중심의 다른 국가에 비해 전국의 47개 무용과가 있는 우리나라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박 동문과 김 동문은 각각 94년, 97년에 동아무용콩쿨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젊은 안무가 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현대무용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젊은 무용수들이다. "세계무대에 처음 나가는 것이라 많이 떨렸지만, 막상 무대에 서니까 우리나라의 실력이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라는 박 동문은 자신감을 얻은 것이 이번 입상의 가장 큰 성과라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표현의 자유로움'이 현대 무용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김 동문은 지난 겨울 무용연습으로 힘들었던 시간이 이제는 오히려 고맙게 느껴진다고. 두 사람은 듀엣으로 8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왔고 손 교수에게 12년 동안 가르침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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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출 수 있게 만들어주신 김복희 교수님과 항상 옆에서 지켜주신 손 교수님 그리고 무용단 단원 식구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는 제자들을 옆에서 자랑스러운 듯 바라보던 손 교수는 "표현력과 파워에서 이 둘을 따라올 자가 없다."며 추켜세웠다. 김복희 교수는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무용수이다. 제자들이 이것을 너무 잘 지키고 나날이 성장하고 있어 흐뭇하다."라며 제자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박은성, 김성용 듀엣은 대회 상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낼 계획이며, 현재 2002 월드컵 개막식 공연에 초청되어 안무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김복희 교수가 국고지원으로 받은 6천만원으로 준비중인 가을 공연에 주역으로 출연할 계획이다. '춤'이라는 한 길을 가면서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보듬어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청출어람'을 바라는 스승의 마음과 모든 공을 스승에게 돌리는 제자의 마음은 상패와 상금보다 더욱 큰 값어치를 지닐 것이다.
이승연 학생기자 skyzoa@i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