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의 아침밥', 매주 평일 오전 8시 20분부터 9시까지 학생복지관 학생식당에서 제공
“학생 개개인의 하루가 건강해지는 경험이 곧 사회에 환원되는 투자”
“학생들이 좋은 걸 먹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6천 원짜리 식사를 천 원에 제공하는 이유입니다.”
한양대 학생식당에서는 지난 3월부터 매일 아침, 단돈 ‘천 원’에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운영 초기인 2023년에는 시험 기간 한정 5일짜리 행사로 기획됐으나,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2주간으로 확대됐다. 이후 올해부터는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아침밥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8시 20분부터 9시까지 학생복지관 학생식당에서 제공된다.

천 원으로 6천 원짜리 한 끼, “모두의 손으로 완성된 아침”
천 원짜리 식사의 실제 단가는 약 6천 원에 달한다. 고품질 식사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기관의 지원 덕이다. 현재 아침밥 한 끼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이 2천 원 △서울시가 1천 원 △성동구가 1천 원 △학교 예산 또는 장학복지회의 기부금이 1천 원을 각각 지원한다. 여기에 학생이 내는 천 원까지 더해져 6천 원의 재원이 마련된다.

'천원의 아침밥'은 맛과 영양 면에서도 수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이흥배 장학복지회 직원은 “맛도 좋고 가성비도 좋은 아침이다”며 “한양대 학생이라면 누구든 이용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루 150명, 꾸준한 수요… 장기적 목표는 ‘365일 운영’

이 직원은 “학생들 반응이 좋아 학교도 큰 결단을 내렸다”며 “처음엔 예산과 인력 문제로 망설였지만, 지금은 매일 아침 150명 넘는 학생들이 아침밥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운영 초기에는 하루 평균 100~120명이었지만, 현재는 170명 가까이 이용하는 날도 있다. 시험기간에는 250명 이상이 이용할 정도다. 이에 장학복지회는 다음해부터는 하루 300인분 제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운영은 학생식당에서만 진행되며, 대상은 학부생뿐 아니라 대학원생과 외국인 학생까지 포함된다.
쌀 소비 장려부터 학생 복지까지, 다양하게 얽힌 의미
‘천원의 아침밥’은 단순한 복지 혜택을 넘어, 농식품부의 쌀 소비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건강한 한 끼가 하루를 바꾼다'는 철학 아래,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기능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양대 역시 사업 도입에 있어 단순한 식사 지원을 넘는 고민을 담았다. 이 직원은 “한양대 학생이라면 이 정도 좋은 식사를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학생 개개인의 하루가 건강해지는 경험이 곧 사회에 환원되는 투자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선배들과 동문, 그리고 ‘따뜻한 한마디’
사업이 가능하기까지 또 하나 중요한 축은 바로 ‘기부자’다. '천원의 아침밥' 운영에는 한양대 동문, 교수, 교직원, 학부모 등 다양한 주체가 자발적으로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100명 가까운 기부자가 참여했다. 그중 일부는 10만 원, 30만 원을, 또 어떤 이들은 150만 원, 심지어 300만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천원의 아침밥’을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데는 식사에 함께 담긴 기부자들의 ‘마음’이 있다. 식당 한쪽 벽면에는 기부자가 남긴 응원의 한마디가 매일 붙는다.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한 마디 격려와 응원, 그리고 ‘믿음’이 담긴 말들이다.
기부자들은 “지금의 역경은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여러분의 투자를 응원합니다”, “든든한 아침 식사로 에너지 가득한 하루를 시작하길 응원합니다”, “한양인의 꿈을 응원합니다”, “밥은 맛있게, 삶은 단단하게”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 직원은 “하루 150명의 학생들이 배불리 먹고 행복하길 바라는 많은 기부자들의 선의가 쌓여 아침밥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자 중엔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응원하는 분들도 많다”며 “이런 마음들이 쌓여 오늘의 천 원짜리 식탁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