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여러분, 사랑하고 기대합니다'
생명과학과 최영길 교수 정년퇴임 특별강연
과학적 창조 위해 열정과 탄탄한 기초학문 습득 강조
30년 동안 제자 양육에 힘써 온 생명과학과 최영길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지난 7일 고별강연회를 펼쳤다. 미생물학계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최 교수는 지난 74년 본교 자연대 생물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해낸 탁월한 교육자로 꼽히고 있다. 한양종합기술연구원(HIT)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강연회에는 최 교수의 명성을 반영하듯 1백50여 명의 재학생 및 제자들과 교수들이 참석했다. 자연대 생명과학과에서 마련한 이번 강연회는 최 교수의 그간 업적과 가르침에 대한 존경과 감사, 정년퇴임으로 인한 고별의 뜻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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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창조’라는 주제로 강연을 준비한 최 교수는 본론에 앞서 자연과학에서의 발견에 대해 "삶은 달걀과 같이 껍질을 벗기면 흰자가 나오고 흰자를 벗기면 노른자가 나오는 것처럼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초학문을 총동원하여 어떤 사실을 발견, 그것이 인간에게 의미하는 바를 평가, 그 의미를 다른 3자에게 재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창조에 속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돌핀의 발견을 과학적 창조의 한 예로 들어 한 시간 남짓 열정적인 강연을 펼친 최 교수는 미국의 존스홉킨스대, UCLA대, 스탠포드대의 유수 연구소를 제치고 스코틀랜드의 작은 항구도시에 위치한 애버딘대학이 엔돌핀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로 넘치는 열정과 매력적인 연구과제를 발견, 전력투구한 것을 꼽았다. 그리고 학부생들에게 "학부과정은 여러 학과에서 제시한 기초학문을 섭렵하는 시기이다. 이 때 습득한 기초학문이 후일 연구의 기본 도구가 된다"며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기초학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30년의 교직생활 동안 이룬 것은 제자 양성 밖에 없다는 겸손의 말과 함께 그 동안 배출한 많은 제자들이 앞으로 어떠한 길을 가든 그 책임을 질 것이라고 해 제자 사랑의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강연회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여러분을 사랑하고 앞으로 뛰어난 창조적 경지의 업적이 나오길 기대한다"는 짧은 말로 고별인사를 대신했다.
이 날 강연을 들은 이대규(자연대·생명과학4) 군은 "제자를 가르치는 교수님으로서, 학문에 정진하는 연구자로서 많은 업적을 남기신 훌륭한 분이라 생각한다. 좋은 강연이었고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교수는 미생물학 연구실을 이끌며 대학원 유전공학과 과장, 미국 코넬대 의대 분자생물학연구실 교환교수, 환경과학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고 학외에서는 국립보건원 진균 연구위원, 한국미생물학회 회장, 서울대학교부설 미생물연구소 운영위원 등을 지내며 활발한 연구와 활동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