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재료 개발, 줄기세포 3차원 배양 기술 등 지속적 연구
아시아인 최초 조직공학·재생의학 관련 국제학술지 편집장 임명
자연과학, 의학 및 공학의 발전으로 암의 조기진단, 난치병 치료 등 신의료 기술을 개발이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심장, 신경 등과 같은 복잡한 구조의 조직에 손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장기 이식을 대체할 만한 치료법이 아직 많지 않다. 장기기증자는 상대적으로 적으나, 이식 대기자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몸 안에 생체 재료를 이식해 장기를 대체하고 이식된 재료는 추후 분해돼 없어지게 하는 기술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직공학ㆍ재생의학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는 신흥수 서울캠퍼스 생명공학과 교수를 만나봤다.

신 교수는 지난달 골-연골이 가지고 있는 인체의 미세환경을 3D 프린팅으로 제조된 3차원 구조 내에 공학적으로 구현해냈다. 더불어 이를 통해 줄기세포가 골과 연골을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단단한 뼈와 유연한 연골, 서로 다른 이 둘을 동시에 재생되도록 유도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경도가 약한 뼈가 형성되거나 유연하지 못한 연골이 형성되는 비정형 조직 형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번 기술 개발은 이런 한계점을 극복한 것이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조직 재생에 사용할 수 있는 생체재료의 개발, 체외에서 세포를 기반으로 하는 독성 및 유효성 평가, 생체재료의 동물 이식을 통한 효능 검증 등의 모든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때문에 한 연구과제에 대한 결과를 얻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번 연구의 경우는 골-연골을 동시에 재생하는 시스템의 검증을 위해 토끼의 활차구(trochlea)에 손상 모델을 만들고 이식 후 결과를 얻기까지 약 6~7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줄기세포를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조직 및 장기를 모사하고자 한다. 또한 직접 임상이 어려운 기관에 대한 3차원 조직 모델링 플랫폼을 구축해 인공조직, 오르가노이드 개발을 위한 연구로 확장할 계획이다. 기술의 실용화를 위한 대량생산, 혈관화, 면역반응 개선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조직공학, 재생의학은 외상 및 노화로 손상된 장기를 체외에서 배양한 인공조직의 이식을 통해 재생시키는 융합 연구를 의미한다. 전 세계에 수천 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관련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런 연구자들이 활동하는 학회가 세계 조직공학·재생의학회 (International Tissue Engineering and Regenerative Medicine Society) 이다. 학회의 공식적인 저널은 Tissue Engineering 이며 현재 Part A, B, C로 나누어져 있다. 신 교수는 'Tissue Engineering, Part B: Reviews'의 공동 편집장으로, 아시아인 최초로 임명됐다. 그는 매년 수백 편의 조직공학 관련 논문 심사와 리뷰 논문의 기획/초청 및 편집인 선정 등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누구나 이룰 수 없는 무모한 꿈을 꿔라. 혼자 한 꿈은 몽상이지만 함께한 꿈은 현실이 된다.’ 신 교수의 신념이다. 그는 연구실의 연구원들과 함께 주어진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언젠간 현실에 불가능한 기술들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신 교수는 또한 “경쟁해야 할 시기가 왔을 때 미리 준비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에도 자기 삶에 대한 계획과 실천을 꾸준히 해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