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전문가 길종철 교수(예술·체육대학 연극토토사이트 db 해킹학과)
길종철 교수(예술·체육대학 연극영화학과)는 영화 비즈니스에서 뼈가 굵은 인물이다. 25년 이상 대기업의 영화 사업 부문에 종사하며 대표직까지 역임했다. 그러나 최근 회사를 떠나 학교로 부임했고, ‘스토리’에 대한 강의로 학생들을 만난다. 비즈니스맨이 회사를 떠나 스토리 연구에 몰두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양의 새 얼굴, 그 세 번째 이야기. 영화의 본질을 따라가다 학교까지 흘러왔다는 길종철 교수의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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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종철 교수는 학부 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취업난이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던 때였다. 전자 산업 분야의 인력 수요가 급증해서, 다들 어렵지 않게 대기업에 취직했던 그런 시절. 길 교수는 회사에 들어간 뒤에야 자신이 원하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TV 보는 것을 유달리 좋아했어요. 그래서 프로듀서가 되면 어떨까,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러던 중 ‘삼성영상사업단’에 합류하게 됐다. 과거 삼성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담당, 문화예술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던 곳이다. “가전 제품을 팔던 부서에서 음악과 영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예요. 비디오 플레이어만 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를 고민했던 시점이죠. 소프트웨어가 발달해야 하드웨어가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이 그때 막 생겨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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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종철 교수(예체대 연영)는 우리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다. 길 교수는 90년대 삼성영상사업단에 합류한 이후 25년 이상 영화 산업의 최전선에서 일했다. |
우연한 기회로 영화를 만난 길 교수는 계속 영화 산업에 머물렀다. 사업단에서 다수의 영화 제작을 담당한 뒤, 한국영화아카데미 책임 교수를 거쳐 2005년 CJ 엔터테인먼트(현 CJ E&M 영화사업부문)에 합류했다. 이후 마케팅전략기획실장, 콘텐츠연구소장을 거쳐 국내사업 대표직을 역임했다. 전공 분야와 전혀 다른 삶이었으나 역시 ‘현장 경험’보다 확실한 지식은 없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 너무나 많아요. 소재 발굴, 기획, 제작, 투자 등 영화 산업 전 분야를 통틀어 안 맡아본 일이 없죠. 촬영 현장에도 있어 봤고 감독들도 수없이 만났어요. 영화제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고요. 영화계에서 새롭게 배운 것은 무엇일까. 길 교수는 ‘시장 전체를 보는 눈’이라고 말한다. “영화에도 역사가 있어요. 그 흐름을 이해하고 ‘바로 지금’에 필요한 영화를 알아보는 안목을 갖추게 됐죠. 한편으로는 이것이 팔리는 이야기냐, 아니냐를 알아보는 현실 감각. 경험이 가져다 준 산물이죠.”
하지만 길 교수에게 영화가 ‘비즈니스’의 영역인 것만은 아니다. 영화광으로서의 면모도 있다.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서, 개봉 시기에 맞춰서 볼 것. 그의 감상 원칙이다. 때문에 일주일에 두 세번 이상은 극장을 찾는다. “상업적으로 실패한 영화도 재밌게 보는 방법이 있어요. 왜 재미 없는지를 찾아보는 거죠. 그런 게 더 공부가 돼요. 이렇게 영화라면 가리지 않고 봤더니 결국은 ‘절대량’이 늘어나게 됐어요.” 분석하듯 영화 보는 방식은 그만의 습관이다. 작품의 중요한 분기점마다 시계를 보며 시작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확인한다. “메모를 하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시계를 보는 거죠. 시간대 별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면 한번만 보고도 영화 전체를 분석하기 쉬워요.” 주말에도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어떤 약속보다 영화를 우선 순위에 둔다는 길 교수. 영화는 그에게 가장 재밌는 놀이다.
토토사이트 db 해킹의 본질, 스토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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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종철 교수는 올해 초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건 스토리고 그것이 영화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길 교수는 스토리를 화두로 교내 안팎에서 강의 중이다. (사진 출처 : 씨네 21) |
빠르게 뜨고 지는 영화 산업을 지켜보며 길 교수는 좋은 영화의 본질을 묻게 됐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만 좋은 영화라 부를 수 있을까. 길 교수는 오랜 고민을 통해 영화의 본질이 ‘스토리’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비즈니스적 요소가 영화에 힘을 보탤 수는 있겠지만,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힘은 결국 스토리에서 나와요. 영화 산업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찾다보니 스토리로 돌아오게 됐죠.” 기업가의 입장에 섰던 그가 내린 결론으로는 의아하다. 대기업은 ‘돈벌이’에만 혈안이 됐다는 손가락질에도 익숙한 그였다. 길 교수는 대기업이 영화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쪽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산업 안에서 교류가 일어나고 자금이 움직이기 때문. 하지만 이 역시도 훌륭한 영화적 스토리가 계속 나와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스토리가 영화의 본질인 이유다.
길 교수는 영상에 맞는 스토리 문법에 대한 강의로 학생들을 만난다. 이론 중심의 설명보다 대중 영화의 다양한 사례를 활용해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이해시키고자 한다. 실제 작품를 뜯어보며 감독과 작가가 스토리를 풀어낸 형식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대중의 반응을 살펴본다. 스토리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원리에 집중하는 수업이다. 길 교수는 영화의 본질을 좇다보니 학교까지 오게된 것 같다고 말한다. “영화 산업이 지금은 잘 되는 것 같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죠. 학생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면 지금의 산업도 물거품이 될 거예요. 이처럼 영화의 근본을 찾는 고민을 하다보니 학교에도 오게된 것 같아요.” 인재를 발굴하는 일이 곧 이야기의 원천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치열함 끝에 아이디어가 나온다
길 교수의 노력은 집요하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스포츠 등 온갖 종류의 트렌드를 섭렵하고자 한다. “TV를 볼 때도 사람들이 무엇을, 왜 좋아하는지를 먼저 생각해요. 요즘은 주 단위 시청률이 인터넷에 공개되니까 시간날 때마다 확인해요. 나에게는 재미가 없는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이 주관성과 객관성의 차이를 이해하는 게 정말로 필요한 공부예요.” 길 교수가 공부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치열함 끝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생각은 갑자기 툭 튀어 나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집요한 연구가 있어야만 나오는 거예요. 영화 시장이 성공 사례만 있는 것처럼 화려해 보여도, 사실은 보여줄 기회도 얻지 못한 아이디어가 수없이 사장되고 있어요. 그말은 곧, 누구보다 치열하게 파고들어야 한다는 거죠.”
길 교수는 노년까지 연구를 계속하며 현장의 후배들과 교류하는 삶을 꿈꾼다. 세계적 명성의 스토리 전문가 로버트 맥키(Robert McKee)의 워크샵에 참석한 후로 그 꿈을 갖게 됐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혈기왕성하게 강단을 누비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며 전 세계에 강연을 다니는 모습을 보고 ‘저거다’ 싶었죠. 오랜 시간이 지나서 누군가도 저의 궤적을 따라가고 싶다고 느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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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종철 교수는 스토리 전문가로의 새 삶을 꿈꾼다. 연구와 강의에 매진할 계획을 밝힌 길 교수는 "후배들이 롤모델로 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곽민해 기자 cosmos3rd@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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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