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큐어가 개발한 복강경 기기로 중증 고혈압 환자를 위한 신장 신경차단술(RDN) 진행
한양대학교 병원이 고혈압 약으로 치료되지 않는 중증 환자를 위한 신장 신경차단술(RDN)을 시범적으로 진행한다. 스타트업 딥큐어가 고혈압 치료용 복강경 RDN 기기 ‘하이퍼큐어’ 효과 입증을 위한 연구에 들어가면서다. 한양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다섯 곳에서 10건의 수술을 할 계획이다.
차기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으로 선임된 신진호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7일 “여러 종류의 고혈압 약을 써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위한 선택지가 넓어져야 한다”며 “RDN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혈압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많지만 여전히 치료 수단이 부족하다”며 “치료 도구가 늘수록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와 조정기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RDN을 준비하고 있다. 신장에서 혈압 상승 신호를 보내는 교감신경을 차단해 혈압을 낮춰주는 원리다. ‘중증 고혈압을 수술로 치료한다’는 개념이 낯설지만 의료계에선 오랜 기간 입증된 치료법이다. 신 교수는 “신장 동맥 주변 교감신경을 차단하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라며 “다만 수술 부담 때문에 그동안 혈관 속으로 전극도자를 넣어 고주파를 전달해 신경을 망가뜨리는 방식을 썼다”고 했다.
하이퍼큐어는 수술을 통해 복강경으로 등 쪽에서 신장 동맥에 접근해 주변 신경을 없앤다. 조 교수는 “혈관 주변부를 넓게 감싸 원하는 신경을 확실히 없앨 수 있다”며 “뒤쪽에서 수술한다는 게 익숙지 않지만 케이스가 쌓이면 다른 수술에 비해 위험도가 높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