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접착제 결합력 100배↑... 치료 부담 줄이고 환자 삶의 질 향상 기대

식도 협착 치료에 사용되는 스텐트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이탈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나노 코팅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양대학교 화학과 이준석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박정훈·김도훈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생체접착제를 함침한 3차원 다공성 나노 네트워크 코팅 기술을 개발해, 식도 내벽과 스텐트 사이의 접착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식도 협착은 고령화와 암 환자 증가에 따라 치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스텐트는 이를 비수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 중인 스텐트는 환부에서 쉽게 이탈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봉합이나 클립, 스텐트 구조 변경 등이 시도되고 있지만, 식도 조직 손상, 염증, 통증 등 부작용 위험이 크다. 특히, 생체접착제는 조직 손상 없이 고정이 가능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아왔지만, 금속처럼 매끄러운 표면에서는 접착력이 떨어져 실제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스텐트 표면에 3차원 나노 네트워크 구조를 코팅한 뒤, 그 내부에 생체접착제를 채워 넣는 방식의 ‘나노퍼즐 접착 기술(HiRINC)’을 새롭게 개발했다.
HiRINC는 표면을 미세한 퍼즐처럼 만들고 접착제가 그 틈에 얽히게 해 접착 면적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생체접착제의 결합력을 기존 대비 1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접착력 향상뿐 아니라, 생체적합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염증 반응과 조직 과형성을 줄이고, 습윤 환경에서도 접착제의 부피 팽창을 억제해 스텐트 재협착 위험을 낮췄다.
실제 실험에서도 효과가 입증됐다. 쥐 식도에 기존 스텐트와 HiRINC 코팅 스텐트를 각각 삽입한 결과, 기존 스텐트는 이탈되었지만, HiRINC 코팅 스텐트는 삽입 위치에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어진 돼지 모델 실험에서도, 4주 동안 스텐트가 초기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유지되어 임상 적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기존 봉합이나 클립 방식과 달리 이 기술은 비침습적이며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환자의 삼킴 기능 유지 등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다른 비혈관 스텐트나 다양한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석 교수는 “금속 표면의 난접착성 문제를 구조적으로 극복한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며 “스텐트 재삽입률을 줄이고, 환자의 고통과 의료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논문 「Hydrogel-impregnated robust interlocking nano connector (HiRINC) for noninvasive anti-migration of esophageal stent」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3월 12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