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나이 통일을 위한 행정기본법 및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한국의 나이 계산법은 이번해 6월 28일부터 새로운 변화를 맞을 예정이다. 이제 한국에서도 국제 나이 기준인 만 나이 계산법을 따라 나이를 계산하게 되며 모든 법령 및 행정상의 절차에서도 해당 방식으로 통일된다. 신주원(데이터사이언스학부 2) 씨는 이에 대해 “그동안 나이 계산법이 여러 개라 상황마다 다른 나이를 얘기해야 했던 불편함이 있었는데, 만 나이 통일로 이 점이 해소될 것 같아 좋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세 가지의 나이 계산법이 사용됐다. 출생 연도부터 1세로 시작해 새해마다 1세씩 더하는 한국식 '세는 나이',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빼는 '연 나이', 출생 연도부터 0세로 시작해 생일마다 1세씩 더하는 '만 나이'를 사용했다. 일상생활에서는 한국식 세는 나이를 주로 사용해왔다. 민법이나 행정상의 절차에서는 연 나이와 만 나이가 사용됐는데, 각각 어느 상황에서 어느 계산법이 적용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신 씨는 “학교에서 행정 문제로 서류를 작성하거나 교내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생년월일 대신 나이를 쓰는 란이 있으면 어느 나이를 써야 하는지 헷갈렸다”고 말했다.

나이 계산법 혼동으로 인해 국내 사회에선 논란도 발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을 무렵, 소아의 백신 접종 가능 나이를 명확히 설정하지 않아 뒤늦게 만 나이와 연 나이 중 어느 것을 적용할지에 대한 혼란이 있었다. 이 외에도 목욕탕 이성 출입 가능 나이, 임금 피크제 적용 나이 등 나이 계산법으로 인한 갈등으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왔다.

만 나이를 계산하는 법은 간단하다.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빼고, 만약 생일이 지나지 않았을 경우 그 수에서 추가로 1을 더 빼주면 된다. 만 나이는 나이 계산법이 통일되기 이전에도 민법상에서 공식적으로 쓰였지만, 이번 계산법 통일로 인해 모든 곳에 명시된 나이를 만으로 해석할 수 있는 편리한 원칙이 생기게 됐다. 

이전에 한국식 세는 나이를 사용했던 병역법, 청소년 보호법, 초중등교육법, 민방위기본법, 향토예비군설치법 등에는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해당 법령의 나이 기준이 만 나이로 변경되면, 만 19세가 되는 해여도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면 여전히 청소년이며, 만 18세가 되는 해여도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면 입대를 신청할 수 없다. 

대학생들의 경우 음주 문화에 큰 변화가 생긴다. 만 나이 계산법이 적용되면, 새해가 아닌 생일을 기점으로 나이를 계산하기에 생일이 지나야만 성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맞춰 함께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음주 문화는 이제 불가능한 문화가 됐다. 또한 같은 해에 대학에 들어가도 다 같이 술을 마시는 것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신 씨는 이에 대해 “새내기들이 처음 대학에 입학한 후 동기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친해지는데, 이 문화가 어려워지면 서로 친해지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학생들의 입대 문제에는 입대 신청 시기 외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4년제 대학 기준 입영 연기 제한 연령인 24세, 교내 ROTC 지원 가능 연령인 20세부터 27세(임관일 기준) 모두 만 나이를 기준으로 설정돼 이전과 다름없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큰 부분을 차지하는 '나이'의 계산 방식이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만 나이 계산법의 허점을 악용한 사례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행 시기까지 꼼꼼한 정책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