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무 도시공학과 교수가 6월 30일 자 <매일경제>에 칼럼 ‘극약처방의 후폭풍’을 기고했다.

이 교수는 6월 27일 시작된 ‘부동산 대출 규제’를 언급하며 칼럼을 시작했다. 그는 “규제의 정도가 너무 강하다”며 “주택 시장이 작동하는 가장 중요한 기제인 주거 이동 및 거래의 연쇄 고리를 차단해 많은 부작용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은 정책 조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 가격 안정을 위해 치러야 하는 사회적 대가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극단의 규제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의문을 표했다. 그는 “최근 서울시 아파트 시장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언론의 표현은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현재는 개선됐지만, 통계 조작 논란이 불거진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문재인 정부 기간 심각한 저평가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공개된 실거래가를 활용해 과거 주간 지수를 다시 산정하면, 지난주 부동산원 서울시 변동률인 0.43%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인 기간이 40주를 넘어서고, 두 번의 사이클은 1.0% 이상까지 높아졌었다”며 “최근의 시장 상황이 초양극화의 문제가 있지만, 최소한 평균적인 관점에서 극약처방이 필요할 만큼 오랫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가격 급등의 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규제 지역 확대가 풍선효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에 대출 규제를 선택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정부 후반 풍선효과의 대미는 대출 규제로 초래됐다”며 “노무현 정부 후반 종부세 도입 등 다주택자 규제와 재건축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아파트 가격 급등을 막을 수 없자 6억 원 이상 아파트 매입 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도입 및 강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규제 결과는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를 포함한 서울시 동북권의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후반인 2019년에도 ‘12·16 부동산 대책’으로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됐다. 이 교수는 “결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저가 아파트 시장이었던 노도강의 2021년 고점까지 실거래가지수로 70% 전후의 급등세”였다며 “해당 급등기에 노도강은 청년층 영끌 투자의 성지가 됐으나 이후 고금리로 인한 가격 급락은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수요 규제는 공급 확대를 만들어내는 시장 동력을 약화시킨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대출 규제로 즉각적인 타격을 받는 계층은 서울시 내 분양 아파트의 잔금을 치러야 하는 청년 가구들”이라며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아 분양 시점 연기를 고민하는 시장 여건이 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분양 시장의 위축은 아파트 시장의 공급 확대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인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의 진행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사회적 순기능은 자산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청장년층 가구들에 미래 소득을 담보로 주택 구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번 대출 규제는 그런 주거사다리 연결을 차단시키고, 현금 부자들에게 주택 시장의 자산 가치 상승이라는 열매를 독점하게 하는 부작용을 발생시킨다”며 “이번 대출 규제 강화는 대통령실의 초기 대응처럼 현 금융당국 및 기재부의 과민성에서 초래된 성급한 선택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그래도 이재명 대통령의 공급 확대로 문제를 풀어 가는 시장 친화적인 부동산 정책을 추구하겠다는 공언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싶지 않다”며 “진보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정책 실패로 또다시 고통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