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재직 중인 왕기철 동문
비타임 토토꾼으로서 최고 영예인 ‘명창’ 반열에 올라
“관객들에게 비타임 토토로 위안을 줄 수 있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에는 특별한 교장 선생님이 있다. 바로 판비타임 토토 명창 반열에 올라 비타임 토토꾼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왕기철(국악과 81) 씨다. 그는 국내 최초로 교직 생활과 비타임 토토꾼 생활을 모두 경험해 '판비타임 토토 학사 1호'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판비타임 토토하는 교장선생님, 왕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골 청년에서 비타임 토토꾼이 되기까지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태어난 왕 씨는 가난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가 16살이 되던 해, 그의 은사이자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이하 전통예술고)의 설립자인 창극인 박귀희 선생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판소리를 배웠다. 이후 왕 씨는 한양대 국악과에 입학했지만, 가난한 가정 환경 때문에 학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는 "등록금을 내기 위해 길거리 장사를 했지만, 학업과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음악에 집중하고 싶어 은사님을 찾아가 장학금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후 왕 씨는 2학년 때부터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소리꾼으로서의 자질을 키웠다.

왕 씨는 1985년 국악과를 졸업한 후 바로 교편을 잡았다. 전통예술고의 판소리 전임 교사로 발령받은 왕 씨는 약 13년간 교사로 재직했다. 하지만 그는 과감히 13년 교직 생활을 정리하고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왕 씨는 "예술가로서 무대에 서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며 "관객들에게 내 능력을 보여주고 함께 소통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약 14년 동안 국립창극단의 배우로 활동했다. 국립창극단 단원 시절, 왕 씨는 창극(우리나라 고유의 음악극으로 무용과 연기를 동반하는 종합적인 무대 예술)을 주로 했다. 왕 씨는 "소리는 자신 있었지만, 무용과 연기를 잘하는 게 어려웠다"며 "단원으로 활동하던 동생에게 연기를 배우면서 열심히 연습했다"고 단원 시절을 회상했다.
명창 왕기철
판소리계에서 '명창' 반열에 오르는 기준이 있다. 바로 대통령상 수상이다. 왕 씨는 2001년 전주대사습놀이의 판소리 명창부에서 장원을 수상해 명창 반열에 올랐다. 그는 "가장 행복하고 기뻤던 무대가 2001년 전주대사습놀이의 무대였다"며 "예술가로서 인정받는다고 느꼈던 순간이었다"고 당시 소감을 전했다.
국립창극단에서 함께 활동한 그의 동생 왕기석 명창 역시 2005년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수상했다. 형제가 명창 반열에 오른 건 국내 최초다. 왕 씨는 "국립창극단의 단원으로 들어갔을 때 동생이 선배로 있었다"며 "서로 연기와 소리를 가르쳐 주는 선의의 경쟁 관계였다"고 말했다.
교장 왕기철의 이야기
왕 씨는 2013년 전통예술고의 교사로 복귀했다. 이후 2017년 9월, 교장직을 맡게 된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왕 씨는 "전통예술을 보존하고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교장직에 도전했다"며 "은사님께서 설립한 학교의 교장으로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고 영광이다"고 말했다.

왕 씨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다. 왕 씨는 "소리할 때 목 관리가 가장 어려웠다"며 "목을 관리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조언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조언을 듣고 격려받는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학생들이 희망찬 미래를 품을 수 있도록 언제나 좋은 멘토로 남고 싶다"고 답했다.
판비타임 토토는 우리 인생의 희로애락
판소리는 우리 일상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는 예술이다. 왕 씨는 "판소리는 힘든 현실을 이야기하기도, 때로는 빗소리나 동물 소리처럼 일상의 소리를 흉내 내기도 한다"며 "관객과 함께 웃고 눈물 흘릴 수 있는 것이 판소리의 매력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약 2년 후 정년퇴임을 하게 되면 다시 소리꾼으로 활동하고 싶다"며 "소리로 관객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예술가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양대 후배들에게 조언의 말을 건넸다. "인생에는 잘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잘되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무엇이든 과감하게 도전하는 후배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유튜브 같은 곳에서 한번쯤은 왕기철 명창의 판비타임 토토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