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8월 5일자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까.." 고3 고민에 편지를 쓰는 남자」기사

조현식 (사)토토사이트 구 레드 대표(국제학부 10)가 코로나 19로 우울감을 겪는 사람들에게 심리지원 활동을 하는 인물로 소개됐다.

조 동문이 대표를 맡고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 ‘온기’는 5년째 ‘온기우편함’을 운영하고 있다. 익명의 누군가가 보내온 고민 편지에 위로와 응원의 말이 담긴 손편지를 직접 보내주는 것이 ‘온기’에서 하는 일이다.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우울감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 일주일에 100통 넘는 익명의 고민이 도착한다고 한다. 

온기우편함은 조 대표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을 읽으며 시작됐다. 이 책은 과거의 잡화점에 도착한 편지에 미래의 인물들이 답장을 하는 내용이다. 그는 이 판타지적 요소가 우리 사회에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7년 2월 25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돌담길에 처음으로 온기우편함이 세워졌다. 첫 주에만 50통이 넘는 고민 편지가 도착했다. 프로젝트성으로 진행했지만 점차 편지가 늘면서 자원봉사자가 늘었고, 자연스레 조직의 형태가 갖춰졌다. 

‘온기’에는 고민 편지를 읽고 직접 손글씨로 답장을 적어 보내는 자원봉사자 ‘온기우체부’들이 200여 명 있다. 조 대표 역시 온기우체부로 일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온기우체부들이 보낸 답장은 1만 통이 넘는다. 

조현식 대표 ⓒ 동아일보
조현식 대표 ⓒ 동아일보

고민 편지의 대다수는 취업과 진로에 관련한 고민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무기력함과 우울감, 가족과 관련된 고민이 우편함으로 많이 도착하고 있다고 한다.

조 대표는 최근에 답장을 전했던 고등학교 3학년 온기님의 편지가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소심하고, 걱정이 많고, 꿈이 없어서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고.. 가끔씩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적어준 편지였습니다. 주변에서 아무도 “괜찮아”라는 이야기를 전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꼭 괜찮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겪었던 소심해서 하지 못 했던 일들을 적으며 ‘조금 커보니 소심함이 세심함이 되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고 적었습니다. 학창 시절 다른 친구들에 비해 잘하는 게 없던 제 이야기를 함께 적었고 무엇보다 온기님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잘하고 있다고, 오늘 하루도 잘해나가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얼마 전 ‘온기’는 비영리 사단법인 등록을 마쳤다. 서울에만 설치되어 있는 온기우편함을 지방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수많은 익명의 고민과 답장을 담은 도서 출간을 진행 중이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출간비용 목표치의 27배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조 대표는 편지를 보내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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