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공간에서 진행된 힐링콘서트
동서양의 음악이 한자리에
흔히들 ‘취미’ 란에 음악감상이라고 쓰긴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직접 공연장을 찾아 음악감상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어폰을 꽂고 혼자 음악감상을 하는 것에 더 익숙한 학생들에게 음악대학에서 생동감 있는 공연을 마련했다. 지난달 18일, 19일 양일간 우리대학 신본관 앞 야외 공간에서 열렸던 ‘한양사랑 나눔콘서트’가 바로 그것이다. 동서양의 음악이 어우러진 이번 공연을 기획한 음악대학 학생들과 음악대 학장 유전식 교수(음대·관현악)를 만나봤다.
야외공간에서 클래식 음악을
음악대학에서 주최한 이번 공연은 ‘힐링’을 주제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오고 가는 신본관 앞 길목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열렸다. 18일과 19일 양일간 30분에서 40분 정도 진행된 이번 연주회에는 음악대학 재학생들의 재능기부 방식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사랑의 실천이라는 가치를 실행했다는 점이 뜻 깊다. 5월은 학생들에게 1년 중 가장 바쁜 달이다. 때문에 공연장을 찾아 음악 감상의 여유를 갖기에는 부담이 크다. 음악대학이 한양 가족들에게 행복을 제공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콘서트를 기획했다는 음대 학장 유전식 교수는 “홍보가 잘 되지 못한 것에 비해 많은 학생들과 일반인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주어 기쁘다”며 “우리대학의 건학이념이 사랑의 실천인 만큼 이번 행사가 나눔문화 확산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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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내에는 노천극장이나 건물 안 로비 등 다양한 공연공간이 있다. 하지만 첫 공연은 큰 무대를 설치하지 않고 야외에서 진행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부분에 대해 유 교수는 “이영무 총장께서 과거 부총장 시절부터 이런 나눔 콘서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주셨는데 이에 적극 찬성했다”며 “학생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게끔 신본관 앞 계단을 관객석으로 공연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동양음악과 서양음악이 어우러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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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동서양 음악이 어우러진 다양한 연주가 펼쳐졌다. 총 28명의 학생들이 출연한 첫 날의 공연에서는 관현악 합주와 오페라 아리아 등 화려한 서양음악으로 시작했다. 무대는 ‘Kraken(크라켄)’과 ‘Espana cani(스페인 집시)’ 두 곡의 화려한 금관악기 합주와 신혜리(음대·성악 4) 씨의 ‘Quando m’en vo(내가 거리를 걸을 때)’, 김정민(음대·성악 4) 씨의 ‘Toreador song(투우사의 노래)’, 마지막으로 성악 이중창 ‘O sole mio(오 나의 태양)’ 로 구성됐다. 사실 금관악기는 야외에서도 공연을 많이 하지만 성악은 목소리가 홀 안의 울림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야외 공연이 드물다. 신 씨는 이에 대해 “성악장르는 공연장을 찾지 않으면 학생들이 접하기 힘든 음악 장르”라며 “공연장이 아닌 야외 무대를 통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어 뜻 깊었고 클래식을 알릴 수 있는 기회여서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씨는 “보통은 성악이나 클래식에 관해 어렵다는 생각이 많아 잘 모르는 곡이 많은데, ‘투우사의 노래’처럼 후렴부분이 익숙한 곡을 선정해 클래식에 대한 부담을 줄여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둘째 날은 총 18명의 연주자가 공연을 준비했다. 동양음악을 위주로 진행된 이날 공연에는 가야금으로 연주한 비발디의 <캐논 합주>와 춘향가 중 <사랑가 소리극>, 경기도 당굿 <낭궁>으로 구성됐다. 비가 와 야외공연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관객들은 많았고 호응도 좋았다. 고영렬(음대·국악 4) 씨는 “이번 공연에는 대중적인 음악으로 가야금 합주와 판소리, 굿 음악을 했다”며 “다음 공연에서는 규모를 키워 창극(오페라식으로 판소리를 무대화시킨 새로운 형태의 극음악)처럼 대중들이 많이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공연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음악대학의 공연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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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이트 라이타사랑 나눔 콘서트는 1년에 4회 정도 봄과 가을에 각각 두번씩 기획할 예정이다. 야외에서는 피아노를 설치하기 힘들기 때문에 실내 공연이 가능하면 목관 합주, 현악공연 등 좀 더 다양한 공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HIT 건물 이나 토토사이트 라이타대 박물관, 토토사이트 라이타대 병원 등 캠퍼스 내에 다양한 공간에서 연주가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 단대 별로 요청을 받으면 초청 공연도 할 계획이다.
방학에도 음악을 통한 사랑의 실천은 계속된다. 음악대학에서는 현재 방학을 이용해 3박 4일동안 지방 중고등학교에 찾아가서 사회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직접 소외지역을 찾아가서 작곡과, 관현학과 학생들과 지도교수가 함께 이론교육과 실기지도를 하는 봉사활동도 이뤄질 예정이며, 7월 22일부터 3박 4일동안 25명의 음악대학 학생들이 참가한다.
유 교수는 끝으로 공연을 준비해준 제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 연주회에 많은 제자들이 동참한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음악대학 구성원이라는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내 행복과 재능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보람됐습니다. 앞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며 스스로 나눔 문화를 확산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나눔의 동기를 부여하고 기부하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했으면 합니다. 봉사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랑의 실천을 몸소 보여주는 한양인이 되길 바랍니다.”
이수정 기자 sj9302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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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지 기자 jk618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