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자 <전자신문>은 이상욱 철학과 토토사이트 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이 국내 학교 현장에 퍼지면서 사회 전반에 인공지능(AI)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AI윤리·신뢰성 포럼 위원장인 이 교수는 딥페이크 기술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로 "딥페이크 결과물이 '개인의 자기 결정권'처럼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딥페이크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무작정 기술을 규제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며 "딥페이크의 생산적인 활용 가능성을 유지하면서 악용, 오용을 막을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현재 정부의 딥페이크 대책은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일 뿐이고, 딥페이크를 잡아내는 기술 또한 불완전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완전히 없앨 방법은 없다"고 했다. 이어 "대신 딥페이크 범죄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력한 제재를 마련해야 한다"며 "텔레그램 등에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유포하거나 관련 방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을 만드는 등 제재 방안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딥페이크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육만이 답"이라 말했다. 그는 "디지털 환경의 특성상 한 번 올린 영상물은 빠르게 전파되고 퍼진 영상물은 되돌릴 수 없다"며 "재미로 한 행동이 내 인생과 타인의 삶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해야 한다"고 했다.

AI 윤리는 AI의 바람직한 활용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규범성을 조정하고, 균형 잡힌 의견을 도출해 제도화하는 것을 말한다. 공교육 내에서 AI 윤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이 교수는 "AI 윤리 교육을 위한 과목을 따로 만들기보단, 각 교과 내에서 AI를 바람직하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그는 "수학 시간에 학생이 AI를 활용해 문제를 풀 때, 주체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AI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라고 조언하는 것도 AI 윤리 교육"이라고 예시를 들었다.

이 교수는 AI 시대 인간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유비 추론 능력'과 '은유·비유를 이해하는 힘', '여러 분야를 관통하는 통찰력'을 꼽았다. 그는 "AI 시대의 교육 방향은 인간이 여러 분야를 종합해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가야 한다"며 "AI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를 엮어내는 능력과 유비 추론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공감 능력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사회적 기술, 협동 능력"이라며 "결국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통찰력, 유비 추론 능력, 상징과 은유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AI 시대에 인간다움을 지킬 방법에 대해 "인간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을 자주 해보는 것"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의 가치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AI 시대에는 윤리와 혁신을 적대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며 "윤리를 안 지키고 기술을 함부로 사용했을 때 우리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