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을 뽑으면', '취향소개소' 연재
사설토토 이다몽 씨를 만나다
'머리카락을 뽑으면'으로 데뷔한 이다혜(필명 이다몽) 네이버 사설토토 작가를 만났다. 한양대학교 ERICA 문화콘텐츠학과 12학번인 이다혜 작가는 금년 1월 16일 인터뷰를 수락해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1. 안녕하세요. 선배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ERICA 문화콘텐츠학과 12학번, 사설토토 이다몽이라고 합니다.
2. 필명이 이다몽이신데, 혹시 사설토토님 이름인 이다혜가 아니라 이다몽으로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네, 본명은 이다혜인데 어릴 때부터 친구들이 부른 별명이 이다몽이었어요. 제가 어렸을 적 유행했던 디지몬, 포켓몬 때문에 그와 비슷하게 불리다보니 그렇게 불렸어요. 저 스스로는 多夢, 많은 꿈으로 의미부여해 만족해하고 있고, 실제로 익숙하기도 해 계속 필명으로 쓰고 있습니다.
3. 웹툰작가가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가가 꿈이었지만 부모님은 미술 쪽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ERICA 문화콘텐츠학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대학교 재학 당시에는 사설토토를 크게 꿈으로 잡고 있지는 않았어요. 그때는 다른 진로를 찾아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특히 웹툰에 있어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전공으로 배운 것도, 따로 실력을 올릴만한 환경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렇게 대학생활을 무난히 보내고 취업을 해야할 시기가 됐을 쯤 어릴 적 꿈이었던 사설토토가 계속 생각이 났어요. 제가 워커 홀릭 기질이 있어 만약 회사에 취업하게 되면 회사 일에만 전념하게 될 것 같아, 앞으로 웹툰 작가라는 꿈은 평생 이루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졸업 후 사설토토를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4. 선배님은 한양대학교 ERICA 문화콘텐츠학과를 전공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해당 학과가 웹툰작가로 성장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문화콘텐츠학과는 크게 기획자를 양성하는 학과이기에 기획, 마케팅 등에 대해서 심도 있게 배울 수 있어요. 덕분에 사설토토을 준비할 때 창작자의 마인드뿐 아니라 기획자의 마인드에서 생각하고, 대중성을 고민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어요. 저의 데뷔작인 '머리카락을 뽑으면'도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작품을 구상했어요. 이 작품은 2018년도 '네이버 사설토토 최강자전'이라는 공모전에 처음 선보였는데요, 당시 최강자전을 보는 주요 독자층이 10대 여학생이라는 것을 고려해 학원물을 기획했거든요.
5. 재학 당시 참여했던 학회가 있을까요?
문화콘텐츠학과에 '팝콘'이라는 학회가 있어요. 다함께 친목을 다지고, 많은 경험을 얻을 수 있는 학회였습니다. 제 작품인 '취향소개소'도 학회 '팝콘'의 기억으로 동아리 활동하는 장면들을 구상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인가 당시 참여했던 학회의 경험들이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6. 사설토토 작가가 되기까지 힘든 과정도 많았을 것 같아요. 혹시 정식으로 연재하게 된 일화를 여쭤봐도 될까요?
네이버 최강자전 콘테스트에서 7등 수상으로 준수한 성적은 거뒀지만, 3등까지만 정식 연재권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저는 상만 받고 끝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아쉬운 마음도 있었고 간간히 보이는 악플들로 심적 부담을 느끼기도 했어요. 약간은 우울증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잠깐 휴식의 시간을 가지고,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됐죠. 사설토토 스튜디오에 취업을 하는 방향도 있었기 때문에 '사설토토 작가로서 계속 나아가야 하나, 스튜디오에 들어가야 하나'하는 생각으로 고민했습니다. 그때 네이버 사설토토에서 또다시 포텐업이라는 공모전이 열렸어요. 그곳에서 제 데뷔작인 '머리카락을 뽑으면'을 리메이크해 다시 도전했죠. 이후 네이버에서 연락이 왔고 사설토토 편집부에서 상의를 한 후 작품을 다듬어서 연재를 하게 됐어요.
7. 연재 제의가 들어왔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정식 연재의 기회가 생겼다는 마음으로 기뻐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때의 저는 안될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더 컸어요. 편집부와 상의를 하면서도 확정이 난 것도 아니니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래도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작품의 방향성 등에 대해 편집부의 요구사항을 맞추며 연재를 하기 위해 계속 노력했습니다.
8. 현재 연재를 마친 작품 '머리카락을 뽑으면', '취향소개소' 등이 있는데요, 특히 작품 '머리카락을 뽑으면'은 머리카락에 기억이 남아있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이목을 끌었어요. 이런 재밌는 설정을 만들어내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머리카락을 뽑으면'은 머리카락 하나하나에 기억이 담겨있고, 그 머리카락이 빠지면 당시의 기억이 사라지게 되는 기억상실증의 새로운 형태였죠. 이 소재를 구상한 건 사실 제 경험이었어요. 중학생 때 여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머리카락이 빠진 적이 있었거든요. 그 기억이 밑바탕에 있어서 기본 골자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꼭 이 뿐만 아니라 소재를 정하는 데에 있어서는 찰나의 순간들이 많았어요. 지인과의 대화, 일상적인 경험, 스쳐가는 순간 등에서 재밌는 소재가 나오면 이걸 어떻게 스토리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작품을 구상했어요.
9. 작업을 하실 때 콘티를 어떻게 구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콘티 작업에 있어 컷수, 구도, 그 외 밑그림 작업 등을 모두 세세하게 작업하는 편이에요. 사실 제가 그림을 여러 번 그리는 걸 싫어하거든요(웃음) 때문에 콘티 작업에서 만화 원본과 최대한 비슷하고 상세하게 작업한 후, 그대로 그림을 덮는 형식으로 그립니다. 그림 작업을 들어갈 때도 구도를 바꾸고 어떻게 연출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정도입니다.
10. 웹툰의 대중화와 함께 웹툰 작가 지망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작가님처럼 작가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가장 먼저 모두가 원하시는 꿈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덧붙여 얘기하자면 사설토토 시장이 많이 바뀌고 있어요. 예전에는 작가가 거의 모든 부분을 도맡아 했었다면, 지금은 스토리, 콘티, 그림 작업 등 다양하게 세분화되는 추세이기에 자신이 원하는 분야로 파고들기 더 편해졌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아진 상황이라 너무 겁먹지 말고 도전했으면 하는 생각이 큽니다. 적성에 맞으면 되게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기에 꿈이 있으신 분들은 조금만 더 힘내셔서 원하는 바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11. 마지막으로 한양대학교 ERICA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전달해주세요.
ERICA 캠퍼스를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캠퍼스 풍경과 벚꽃도 이쁘고, 여러 추억을 쌓기에 제격이라고 생각해요. 그곳에서 사랑도 많이 하고, 꿈도 많이 꾸면서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사회로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