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자 「롤 스포츠토토 재난, 강릉에서 그칠까」 기사
예상욱 ERICA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9월 2일 자 <세계일보>에 칼럼 「기후 재난, 강릉에서 그칠까」를 기고했다. 예 교수는 최근 강원과 전남 지방에서 가뭄과 폭우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재해 현상을 언급하며 한반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특히 “강릉을 작은 도시 국가로 생각한다면 현재 가뭄의 상태는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서 언제든 재현될 수 있는 기후 위기의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이 “2050년까지 한반도에서 극심한 가뭄 발생 빈도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 점을 인용하며, 올해 강릉의 가뭄은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예 교수는 강릉 가뭄의 원인으로 직접적·간접적 요인을 함께 언급했다. 직접적 원인으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에 따른 ‘그늘 효과’를 꼽았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비구름이 강릉 지역을 비껴가 장기간 가뭄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장기간 이어진 기후 적응 정책의 부재와 기후 적응 기술 도입 지체라는 구조적 한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맞춤형 예보 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기상·기후 정보를 축적하고, 스마트 관개 시스템을 활용한 물 절약형 농업, 지하수·댐·저수지의 연계 관리, 해수 담수화 및 빗물 재활용 같은 기술을 우리나라의 뚜렷한 강수-가뭄 패턴 변화가 본격화한 2000년대 이후부터 미리 준비하고 적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예 교수는 극단적 재해가 일상이 되는 시대의 핵심 키워드로 ‘기후 변화 적응(adaptation)’을 제시했다. 그는 “소를 잃더라도 외양간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며, 강릉이 겪고 있는 고통을 교훈 삼아 지금 당장 기후 적응 기술에 대한 투자와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기후 관련 과학정보를 정책 결정의 출발점으로 삼고, 정부 부처 간 실시간 피드백 체계를 도입하는 등 국가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혁신해 ‘K-기후 적응 모델’을 구축한다면, 미래 세대에게 더 안전한 강릉과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