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는 졸업이라는 중요한 이정표를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졸업생 여러분께서 저마다의 약속과 희망의 길을 열어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한양대학교에서의 배움을 마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 새로운 출발점에서 세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질문하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대학에서 쌓은 지식도 소중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자세입니다. 좋은 질문은 더 나은 해답으로 이어지고, 그 해답은 다시 새로운 디딤돌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왜?"라는 물음을 잃지 마십시오. 세상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도 의문을 품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려 노력하십시오. 졸업은 배움의 끝이 아니라 진정한 배움의 시작입니다. 끊임없이 질문하는 자세야말로 여러분을 평생 학습자로 만들어 줄 원동력입니다.
 
둘째, 일상의 모험가가 되십시오.
시인 안희연은 모험을 이렇게 재정의합니다.
“모험이란 내 안에 얼어붙은 땅, 즉 경계심, 오만, 편견, 권태, 허무, 공포, 불안 같은 감정들을 잘 다스려 일상을 지킬 작은 불빛을 켜는 일이다.”
 
세상은 때때로 여러분에게 거대한 성공과 극적인 변화를 요구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진정한 모험은 대단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안의 고정관념과 편견이라는 '얼어붙은 땅'을 조금씩 녹여가며, 일상을 지키는 작은 불빛을 켜는 것입니다.
 
끝없는 학업의 연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오늘의 성취를 만든 여러분이야말로 이미 진정한 일상의 모험가입니다. 매일의 작은 선택,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노력, 어제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이 모든 것이 진정한 모험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하는 일상의 모험가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셋째, 공존과 연대의 가치를 지켜주십시오.
한양에서 배운 소중한 가치 중 하나는, 개인의 성취가 혼자만의 것으로 머물지 않고 함께하는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대 사회는 개인의 성공을 강조하지만, 여러분은 그 흐름에만 휩쓸리지 마십시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개인이 홀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공적 영역"에서 자유롭게 행동하고 의견을 나누며,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존은 자신의 자리를 전문성으로 지키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는 곧 타인의 영역을 인정하는 것이자 사랑의 실천입니다. 독점보다는 나눔을, 배타보다는 포용을 선택하는 한양인이 되어주십시오.
 
우리는 그동안 한양의 건학이념인 사랑의 실천을 통해 봉사와 혁신, 환경보호와 지역 연계 속에 직접 뛰어들었습니다. 그 전통과 신념을 이어받아, 이제 여러분의 그 빛나는 학문의 궤적 위에 행동하는 공존의 가치를 얹으십시오. 알아주지 않아도 먼저 곁을 내어주십시오. 불합리한 현실 앞이라도 침묵하지 마십시오. 세상이 요구하는 평균이나 정답이 아닌, 각자가 품은 신념과 진지한 질문으로 세상에 필요한 빛을 비추십시오.
 
이러한 여러분의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이 순간을 누구보다 묵묵히 기다려오신 존경하는 학부모님들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날의 염려와 말 없는 응원, 긴 기다림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실이 가능했습니다.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졸업생들이 한양에서 성장하여 더욱 빛나는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졸업생 여러분께는 새로운 여행이 시작됩니다. 앞으로 삶의 지도가 흐릿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마다 오늘의 용기와 진지함을 기억하며, 새로운 질문을 계속해서 품으십시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정보와 선택지가 넘쳐나지만, 방향을 스스로 묻고 선택하는 싶은 사유를 지닌 지성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빠른 길이 아닌 ‘의미 있는 길’을, 성공을 넘어 ‘가치’를 삶의 나침반으로 삼으십시오. 시대를 흘러가는 이가 아니라, 시대를 그려가는 한양인이 되길 소망합니다.
 
여러분이 세상으로 내딛는 첫걸음이 한양의 가치와 정신을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끊임없이 질문하며, 일상 속 모험을 발견하고,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한양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