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로 가는 길을 만들다, 페가수스 토토 KOREA 톺아보기

달콤한 빵 굽는 냄새로 잔뜩 메워진 HIT 1층은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향한 513-1호에는 사회혁신을 위한 작은 지식 창고가 있다. 따뜻한 햇빛과 포근한 분위기가  맞아주는 이곳은 SSIR KOREA 팀의 작업실이자 소통창구이다.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의 한국어판을 발간하는 SSIR KOREA의 서현선 편집장, 김현중 에디터와 조민수 에디터를 만나 사회혁신과 SDGs에 대해 대화를 나눠 보는 시간을 가졌다.

▲HIT 513-1호 페가수스 토토 KOREA 센터 전경
▲HIT 513-1호 페가수스 토토 KOREA 센터 전경

 SSIR KOREA 팀을 소개한다면?

김현중 : 페가수스 토토 KOREA팀은 한양대의 글로벌사회혁신단 내부에 소속되어 있는 여러 센터 가운데 하나다. 주된 일은 페가수스 토토 한국어판 발간하는 일이다. 현재 센터장은 신현상 교수님이 맡고 계시고, 서현선 교수님이 편집장으로 계신다. 저와 민수님은 직원으로 속해있는데 저는 에디터 및 컨텐츠 매니저, 민수님은 커뮤니티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다.

페가수스 토토 KOREA 팀이 발간하는 페가수스 토토에 대해 설명해달라.

김현중 : 페가수스 토토은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의 줄임말이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20년부터 발간해온 사회혁신 분야 전문지다. 매거진이나 학술지와는 다른 성격의 전문지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혁신 분야 학습이 전세계적으로 널리 이루어지고 있는데, 현장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실무를 하면서 느끼는 인사이트나 고민들을 직접 아티클의 형태로 풀어쓴다는 점에서 큰 특징이 있다. 분야로는 SDG, ESG, 공공정책 등 폭넓은 주제를 아우르고 있다. 환경문제나 노숙자 문제도 다루고 있다.

▲센터 한켠에 자리한 페가수스 토토 한국어판
▲센터 한켠에 자리한 페가수스 토토 한국어판

페가수스 토토의 발간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김현중 : 처음에 미국에서 매거진이 발간되면, 저희 팀에서 아티클들을 먼저 쭉 살펴본다. 아티클을 선별한 후 선별한 아티클을 초벌번역을 위해 NIT에게 배분한다. 특히 피쳐 아티클은 깊이가 있는 내용들이라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무자들에게 번역을 요청드리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1차번역이라고 한다. 1차 번역이 끝나면 에디터들과 외부 감수진들이 번역된 아티클을 총 2차례에 걸쳐 감수한다. 그 후로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서 디자인과 교정교열 작업을 거치고 있다.

SSIR을 발간하면서 그동안 많은 노하우가 쌓였을 것 같은데, 발간 과정 중 더욱 신경쓰는 부분이나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김현중 : 사실 올해부터 저희가 고민을 많이하고 있는 부분이 ‘독자들에게 지식을 좀 더 널리 전파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이다. 이를 위해 매거진의 가독성을 높이려고 특히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번역할 때 읽기 쉬운 번역을 지향한다던지, 디자인 측면에서는 레이아웃을 가독성 있도록 변경한다던지 등 여러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뉴스레터를 보내거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이 노력의 일환이다. 책 안에 갇혀있는 지식이 아니라 현장이나 실무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지식을 발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오는 아티클을 다 수록하는 게 아니고 국내에서 영향력이 있을 것 같은 주제를 고민해서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학생들로 꾸려진 ‘Next Impact translator(이하 NIT)’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학생들에게 여러 활동에 참여하거나 다양한 사회혁신 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등 여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비전문적이라는 한계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학생들과 함께 SSIR을 발간하는 이유는?

김현중 : 물론 제작과정에서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저희가 가진 여러 목표 중 하나가 한양대 학생들이 양질의 사회혁신 지식을 접하고 학습하며 역량을 강화할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아티클에 대해 이야기도 나눠보는 경험을 쌓고 싶었다. 팀의 전반적인 지향점 중 하나가 지식을 나누고 학습하는 것이어서 비효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방향성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페가수스 토토 KOREA 소속 NIT 학생들과 함께 발매한 매거진들 ⓒ페가수스 토토 KOREA 홈페이지
▲SSIR KOREA 소속 NIT 학생들과 함께 발매한 매거진들 ⓒSSIR KOREA 홈페이지

기존에 번역팀만 운영하다가 올해 처음 교정교열팀을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 여러모로 발간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이는 것 같다. 어떤 과정과 피드백을 통해 발간 과정을 정하는지?

김현중 : 발간과정은 저희도 계속 고민하면서 개선하고 있다. 웹사이트가 생기고 나서사이트에 아티클이 수시로 업데이트되어야 하자 기존의 아티클을 가공해야 하는 필요성이 생겼다. 이러한 작업이 새로 추가되면서 ‘이런 역할을 NIT와 해봐도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올해부터 교정교열팀을 별도로 선발해서 운영하고 있다. NIT와 협업하는 과정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아티클의 수준을 높이면서도 참여하는 학생들의 몰입도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 생각하고 있다. 민수님이 합류하면서 학생들과의 접촉 기회가 더욱 늘어나게 되었고, 이러한 기회가 많아진 것 같다.

학생들에게 폭넓은 사회혁신 지식을 제공하거나 다양한 만남의 장을 만드는 등 여러가지 학생 친화적인 시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방향성은? 혹은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조민수 : 제가 이번에 학생들과의 만남을 추진하면서 구글 사전폼을 받았다. 서로 작업을 하면서 고민을 하는 부분이 여럿 발생하지 않나. 그런데 그 고민에 대한 기준이 애매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함께 공유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같이 모여서 작업하면서 뭐가 더 좋을지를 나누고자 했다. 사실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아는 기회가 됐으면 했다. 각자 집에서 작업을 하면 이름만 아는 경우가 많을텐데, 그래도 같은 팀으로 묶여있으니 서로 얼굴을 알고 같이 작업하면서 유대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에 다양한 커뮤니티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특별한 활동을 마치신 것으로 들었다. 소감과 함께 소개 부탁드린다.

김현중 : 최근 페가수스 토토 Signature Day를 성황리에 마쳤다. 사회혁신 분야의 리더 및 종사자분들이 한데 모여 사회혁신을 위한 지식과 경험을 나누자는 취지로 기획된 자리였다. 저희한테 의미있는 행사였다. 2018년도부터 페가수스 토토 한국어판이 만들어졌는데, 독자들을 만나서 저희가 만든 지식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일방적으로 대화를 진행한 것이 아닌, 독자들이 지식을 가지고 자신의 사회혁신 활동들을 돌아보고 해석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던 행사였다. 행사를 본격적으로 열어본 것도 처음인데 90명 넘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지식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있어서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최근에는 홈페이지를 새로 개설해서 접근성을 높이는 시도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홈페이지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김현중 :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게 최우선 목표인지라 맨 처음에 아티클 페이지를 두었다. 원하는 아티클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카테고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한국 독자들에게 맞는 아티클 분류가 있다고 생각해서 미국 웹사이트와 다르게 새로 카테고리를 짰다. 이 외에도 뉴스레터, 이벤트, 큐레이션 등 다양한 메뉴들을 통해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내용을 담은 섹션도 있다.

▲페가수스 토토 KOREA 팀이 운영중인 홈페이지. 지식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녹아있다. ⓒ페가수스 토토 KOREA 홈페이지
▲SSIR KOREA 팀이 운영중인 홈페이지. 지식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녹아있다. ⓒSSIR KOREA 홈페이지

이제 팀원분들께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리고 싶다. 특히 편집장님께서는 사회혁신 분야 관련 경험이 풍부하신 것으로 안다. 기업의 사회공헌 촉진 업무부터 노숙자 봉사까지 폭넓은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다. 기존에 겪었던 여러 경험이 사회혁신에 대해 적지 않은 영감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그리고 그 에피소드가 준 영향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서현선 : 대학원을 다니면서 미국 인턴십을 갔을 때, 나머지 시간을 노숙자를 위한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두 기관을 왔다갔다했던 경험이 좀 강렬했다. 노숙자 센터에서는 워싱턴디씨의 가장 열악한 상황을 온몸으로 보고, 거기서 10분 정도의 해리티지 센터에서는 미국의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장관, 부통령을 직접 봤었다. 이런 두 기관이 붙어있는 걸 봤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먼 세계가 아니고 겨우 10분 거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다행히 그 때 양쪽에서 적응을 다 잘했던 터라 ‘내가 무엇을 해야하지?’ 라는 생각을 했을 때 양쪽의 간극을 메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때 이후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다.

  •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있는데, 거기에 대응하는 국가간 모습에 차이가 있지 않나. 미국과 우리나라의 대응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느꼈는지?

서현선 : 한국이 그동안 많이 발전했기에 근본적인 차이가 많이 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장 차이가 많이 난다고 느꼈던 부분은 비영리조직이나 활동가들을 위한 지식들을 만드는 체계나 구조가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페가수스 토토과 같은 기능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해외에는 사회혁신이나 복지가 약자를 위해 어떤 시도가 더 의미있는지를 고민하기 위한 지식을 창출하고 고민하는 데 돈을 더 쓴다면, 우리나라는 사업은 많은데 지식이 덜 구축되어 있는 느낌이다. 특히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지식화하는 데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런 점에서 페가수스 토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많이 느꼈다.

사회혁신은 굉장히 다양하고 폭넓은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각자가 생각할 때 가장 의미 있는 SDGs 분야와 이유가 궁금하다.

김현중 : 가장 의미있는 분야를 꼽기는 어려운 것 같다. 대신 제일 관심있는 분야를 말씀드린다면 ‘지식’에 가장 관심이 많다. 지식이 갖는 역할이나 책임에 관심이 많고, 모든 분야를 통틀어서 가장 필요한 것 역시 지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SDGs중에서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사회적 격차 해소다. 모든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간극을 줄이고 해소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조민수 : 여러 생각이 들지만.. 최근에 관심 가지게 된 건 로컬쪽 분야다. 지역마다 각각 달라지는 특성과 생각들이 여러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발생하게 되지 않았나. 지역 활성화를 고민했을 때 이러한 요소를 전부다 고려하고 세심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지역 활성화라는 것 자체가 인구의 문제뿐만 아니라 발전의 토대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구가 많기 때문에 발전의 필요성이 생기고, 이로 인해 인구가 발생하는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나. 이러한 순환의 고리를 좀 더 확장하기 위해 각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현중 : 센터가 해야하는 역할 중 하나가 한양대 학생들과 연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분들과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고,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사를 읽고 저희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시거나 사회혁신에 궁금한 점이 생기신다면 언제든지 HIT 513-1호를 방문해 달라고 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과 차도 있다.

조민수 : 놀러오시고(웃음), 매거진 궁금하시면 보러오시고 구독과 좋아요, 웹사이트 회원가입도 부탁드린다. SNS도 있으니 팔로우를 해서 소식도 받아보실 수 있다. 처음에 제가 센터 왔을 때도 굉장히 편안한 느낌이었다. 학교 안에 고민을 나누고 부담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가 몇 없는데, 그 장소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다양한 사회혁신 아티클은 SSIR KOREA 홈페이지(https://ssirkorea.org/main)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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