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자 「체면 구긴 푸틴, 배신자 단죄 나서…후계구도 관심」 기사

엄구호 러시아학과 판도라토토는 6월 29일자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바그너 그룹의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킨 상황 속 푸틴의 리더십과 러시아의 향후 권력 구도 등에 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믿었던 측근인 프리고진에게 일격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다. 무장 반란이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적잖은 충격을 받은 푸틴 대통령은 본격 복수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엄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완전한 해체 작업에 들어간 것 같다”며 “용병들과 프리고진 간의 분리·무기 회수·사용 조사 시행·각종 이권 사업 박탈 등을 진행했다”고 했다. 벨라루스로 넘어가는 프리고진이 암살 위협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엄 교수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실제로 도착했는지 여부도 좀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벨라루스와 러시아 관계를 고려할 때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자기 목숨을 지킬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매체에서는 이번 반란 계획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당국에 체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엄 교수는 “(체포 사실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가 공식 확인은 안 해줬지만, 결국 푸틴과 푸틴을 둘러싸고 있는 권력 엘리트들, 군 엘리트들 사이 균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제 푸틴 대통령이 단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되지 않은 병력이 정권 자체를 위협한 이번 상황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지금 상황을 볼 때 프리고진과 같은 또 다른 불만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고,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전쟁 공세 강화 등 엘리트들이나 국민들을 통제하는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내부에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다. 엄 교수는 “프리고진 반란의 핵심 요구사항이 쇼이구 장관 교체였지만, 쇼이구 장관은 최근에도 자파드 부대 순시 등 건재를 계속해서 과시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지금 국방장관을 교체하면 프리고진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이 되기 때문에 교체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개각을 잘 하지 않는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며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거의 교체를 안 하고 가는 편이고, 경제 분야는 젊고 합리적인 전문가들을 기용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푸틴 대통령의 정치 철학에 관해 설명했다.

러시아 대선이 내년 3월로 다가오면서 푸틴 대통령의 대선 출마 가능성, 나아가 종신 집권 가능성 등에 관해 관심이 모인다. 엄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 위한 전제조건은 새로운 승계자를 내세우고, 해당 승계자가 푸틴의 안전을 보장하는 경우”라며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권력 엘리트들의 집단을 통제하고 새로운 승계자를 내세울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심이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예측했다. 다만 엄 교수는 “2030년 선거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나이가 78세이기 때문에 현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 집권의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향후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안갯속으로 빠지는 만큼 또 다른 독재자의 등장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엄 교수는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러시아 국민들이 느낀 굴욕감이 강력한 통치자를 만들었다”며 “러시아 국민들이 국가 위상 하락, 보통 국가화 등을 감수하면서 일반 민간 지도자를 원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나가더라도 새로운 권위주의적 통치자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엄 교수는 차기 통치자 후보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안전보장이사회 사무총장 – 드미트리 파트루셰프 농업부 장관 부자, 알렉세이 두민 전직 푸틴 대통령 경호원, 미스슈틴 총리, 소비아닌 모스크바 시장 등을 꼽았다.

끝으로 엄 교수는 이번 반란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과의 연관성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전쟁 양상이 러시아에 불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엄 교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이제 러시아군의 사기도 떨어져 있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군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쟁의 양상은 러시아한테 조금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엄 교수는 “푸틴의 대공세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전쟁이 지속될 가능성은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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