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자 「밀지 마세요, 살려주세요」 기사
한양대학교 행정학부 김태윤 교수는 11월 1일 자 <한국경제>에 칼럼 ‘밀지 마세요, 살려주세요’를 기고했다.
김 교수는 이태원 압사 사고에 관해 “젊은이들은 그저 코로나로 짓눌린 몇년간을 떨쳐버리고 하루 이틀이라도 자유롭게 즐기고 싶어 했을 뿐이다”며 “이번 참사는 위험에 대해 스스로가 끊임없이 반성하고 살펴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가와 정부는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그것이 국가와 정부의 기본적인 임무 의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안전부의 언사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공공기관들의 이 같은 태도와 안이한 임무 인식이 과거의 다른 참사들도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장 대응에서 드러난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비판했다. 그는 “컨트롤타워가 중환자를 식별하고 이송해야 하는 기능이 전혀 구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통 통제도 이뤄지지 않았고, 폴리스라인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응급구조 구급차량은 제때 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고 구경꾼과 피해자, 구조자가 뒤섞여 피해가 확산됐다”고 꼬집었다. 매스미디어에 대해서도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을 지키지 않고 선정적인 보도만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대응 방안으로 빅데이터와 드론의 활용을 제안했다. 그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과학적인 판단을 하고 현장과 상황에 맞는 홍보와 안내를 할 수 있는 고지능-적응형 행정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권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높여서 국민을 더욱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아주 먼 훗날 상처가 아물고 기억이 희미해져서 아무 생각 없이 다시 이태원 거리를 거닐 그때까지 우리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이성적인 판단력으로 진정한 원인을 찾아내고, 한 번 더 조심하고, 정부에 똑바로 하라고 냉철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