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자 「입센 연극이 구닥다리? 세월호 등 사회문제 꿰뚫어봤죠」 기사

6월 25일자 <중앙일보>는 국내 최초로 헨리크 입센 희곡 전집을 번역 출간한 연극평론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김미혜 명예웹툰사이트 토토사이트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현대극의 아버지’ 입센은 전세계에서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가장 자주 공연되는 극작가인데, 특히 ‘사회문제극’이란 장르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세계 연극사에서의 위상에 비해 한국에선 영 찬밥 신세다.

김 교수가 국내 최초로 헨리크 입센 전집(연극과 인간) 10권을 번역 출간한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27개국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서 하는 입센 공연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한국은 입센을 다루지 않으니 낄 수가 없어 우울하더군요. 유학시절 비중 있게 배웠던 기억이 나서 바로 노르웨이로 달려갔죠. 전세계의 입센 관련 자료를 모아놓은 입센 연구소에 가니 일본, 중국 자료도 있는데 한국 것만 없는 거예요. 문명국으로서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너무 중요한 작가를 우리만 놓치고 있는 거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구닥다리 같은 걸 왜 하냐’라는 주변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과 노르웨이 해외 문학 기금에 적극 어필해 받은 지원금에 자비 1000만원을 보태 책을 냈다.

김 교수는 “바보들의 행진 1등감이죠. 학교에서 업적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고, 남들처럼 영리하게 살았다면 몸 상해 가면서 할 일이 아닌데. 그래도 흐뭇한 건 내가 영문과를 나와서 빈에서 연극 공부를 했으니 영어와 독어를 마스터했고 불어와 일본어도 좀 하는데, 노르웨이어 원전까지 번역했다는 거죠. 이 나이에 또 하나의 언어에 도전한 걸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입센에 더욱 매혹된 건 작품 속 인물들의 숭고한 정신 때문이다. 특히 그는 <브란>의 주인공 ‘브란’이라는 인물에 공감했다. “브란은 목사인데, ‘올 오어 낫띵’이 삶의 모토인 사람이에요. 세상과 절대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소명에 모든 걸 희생하는 사람이죠. 나도 좀 그런 성격이라 울면서 번역했어요. 그렇게 살면 얼마나 인생이 고단한지 아니까. 레제드라마이긴 해도 언젠가 꼭 공연이 되면 좋겠어요. 정신이 싸구려가 된 시대에 이런 인생도 가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좀 알아야 돼요.”

또한 김 교수는 “입센이 가진 주제의식이나 사회에 대한 앙가주망은 배울 게 많거든요. 400년된 셰익스피어에게 인생을 배우잖아요. 종교조차 인간의 영혼을 보듬어주지 못하는 세상에서, 나처럼 살아있는 사람이 나와 똑같은 고민을 이야기하는 게 연극이거든요. 선진국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전부 국립극장 회원일 정도로 연극이 생활의 일부인데, 우리는 그런 문화가 없으니 교육부터 나서야죠. ‘연극치료’라는 게 왜 있을까요. 연극이 사람을 바꾸는 효용에 대한 국가의 인식이 없으면, 이런 시대에 연극은 고사하게 될 겁니다”라며 입센의 작품과 연극이 ‘구닥다리’로 치부되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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