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관광연구소가 지난 24일 'APacCHRIE 컴퍼런스 2024'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관광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훈 관광학부 교수와 신학승 관광학부 교수, 정산설 행복여행센터 학술연구교수가 포함된 연구팀은 'Tracking changes in happiness during travel: Integrating heart rate variability and psychological perspectives'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연구를 통해 여행이 심리적 변화뿐 아니라 생리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여행 분야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삶의 질 증진에 기여하는 이 교수를 만나 여행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양대 관광연구소는 1989년에 시작돼 35년간 '어떤 여행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등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6년 동안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관광연구소의 대표적인 활동에는 상설 프로그램인 '경복궁 별빛 야행'이 있다.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관광 매력물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 아래 궁중문화축전을 기획한 결과다. 최근에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바다와 섬을 활용해 해양관광을 활성화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설문지와 인터뷰뿐 아니라 HRV(심박 변이도) 검사를 포함한 생리적 변화를 함께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여행의 행복감은 여행 시작 전 기대감에서부터 높아져 있으며 이는 여행 후에도 유지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여행 전부터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줄었으며 이후에도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교수 연구팀은 "연구에 대한 학문적 탐색이 답보 상태라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방향으로 연구하고 싶었다"며 연구 계기를 밝혔다. 과거 여행 서비스 조사는 만족도 등의 설문 조사로 질적인 측면만을 고려해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는 여행이 사람들의 삶 자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

이번 연구의 결과에 관해 그는 두 가지 측면에서의 활용을 기대했다. 우선 여행 상품 패러다임의 변화다. 과거에는 여행 상품을 기획할 때 수익 구조에 집중해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곳을 가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을 사람들의 행복감 증진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행복한 사회로의 변화다. 과거에 비해 경제적 안정을 이루었음에도 사람들의 행복감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 사회도 이제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을 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행동을 한다'는 점과 '우연함이 행복 추구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통해 "여행 상품을 기획할 때 자유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우연함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하나는 재미, 다른 하나는 의미다.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하고, 기쁘거나 행복하다는 감정이 느껴져야 한다. 여행은 이 두 가지를 가장 효율적이고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연함이 필수적이며, 우연함은 여행을 통해 찾을 수 있다. 그는 "여행 속 새롭고 낯선 경험들이 스스로를 더 몰입하고 집중하게 만든다"며 여행의 매력을 전했다. 낯선 공간 속 낯선 사람들이 주는 불확실성이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느껴지는 행복함과 설렘이 모여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가 설명하는 여행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그는 "먼 곳을 가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며 "여행의 시간과 공간보다 그 안에서 어떤 체험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험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니체의 말을 인용해 "아이의 정신으로 살라"는 애정 어린 조언을 전했다. 

"우리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 살잖아요. 그 행복을 여행을 다니면서 조금 쉽고 빠르게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대학생 때 혼자 전국을 여행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새로운 친구를 찾아가던 그 설렘과 불안함이 제가 지금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같아요. 여러분도 여행을 통해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행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