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양제일리뷰대회 가작 수상작 (국어교육과 이준호)
아마 본인이 학식 좀 먹었다고 생각하는 학우들은 한양인(HY-in)포털을 통해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학식을 좀 먹었는지 이러한 형태의 온라인 클래스로 강의 자료를 받거나,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던 기억이 흐릿하게나마 남아 있다.

그렇게 온라인 클래스와의 일 년 남짓한 추억을 가지고 군대를 갔다 오자, 온라인 클래스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Blackboard Learn이라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었다. (첫 수업에서는 카림토토를 사전적 의미인 칠판으로 이해하여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Blackboard Learn(이하 카림토토)이란 온라인 교습, 학습, 커뮤니티 구축 그리고 지식 공유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으로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을 모두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학생 성취도에 중점을 두며 개방적이고 유연하기 때문에 온라인 코스 교습에 대한 모든 이론 또는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이런 것에 관심이 있는 학우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실 이번에 리뷰하며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그렇게 좋든 싫든 수업을 듣기 위하여 카림토토를 설치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학습 경험을 제공해 주지는 못했다. 매일매일 스팸메일 수준으로 날아오는 donotreply@blackboard.com으로부터의 공지 메일과 들어갈 때마다 다시 로그인을 해야 하는 불편함, 브라우저가 Google Chrome이 아니면 열리지 않는 도도함까지... 카림토토의 첫인상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카림토토가 밉다고 해서, 카림토토 없이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교수님들께서 올려 주시는 모든 자료들은 카림토토에 게시되었고, 카림토토를 통한 과제 제출, 퀴즈 등 역시 온라인 클래스 시절에 비해 활발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온라인 수업이 대폭 확대되자, 카림토토는 거의 한양대학교의 사이버 캠퍼스급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필자 역시 카림토토를 미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왜 이런 시스템을 택한 것인지 분노하기도 하며 카림토토 만족도 설문에 심통이 난 채로 답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카림토토와의 동거가 어느덧 이 년을 넘어가는 지금, 어느 정도 카림토토를 사용하는 데 있어 유의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그리고 이 리뷰를 통해 관련된 내용을 학우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카림토토를 이용하기에 앞서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은 카림토토는 PC를 통해 사용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편하다는 점이다. 물론 Blackboard Collaborate(화상 회의)나, 강의 영상 시청 등은 모바일 앱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 출석 조회나 pdf 외의 강의 자료 열람 등은 모바일 환경에서 불가능하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PC 환경에서 올바른 브라우저로 카림토토에 접속하는 것이 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다음은 donotreply@blackboard.com으로부터 오는 메일 이용법이다. 이 메일을 받는 90% 이상의 학우들은 아마도 이 메일을 읽지 않거나, 스팸메일로 등록해 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메일은 잘 눈여겨보면 거의 개인 비서처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다른 내용은 뒤로하고 ‘평가’ 부분만 보면 제출 기한이 임박한 과제를 매일 보며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필자가 이 기능을 미리 활용했다면 여행지에서 피시방을 찾아 뒤늦은 과제를 작성하던 불행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은 원활한 인터넷 환경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림토토에서 화상 회의를 진행하거나 퀴즈를 푸는 경우 인터넷이 원활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참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화상 회의에서 중간에 튕겨 나오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화상 회의 중간에 다시 들어가는 것 정도로 결석 처리를 하실 교수님은 적어도 한양대학교엔 계시지 않을 테니까.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퀴즈 또는 시험을 치를 때이다. 카림토토로 문제를 푸는 도중에 인터넷 연결이 끊기게 되면 푼 지점까지로 제출되는 경우가 있고, 이 경우 해당 과목의 성적은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어진다. 따라서 평소 해당 네트워크를 쓰다가 간혹 끊기는 경험을 했다면, 퀴즈나 시험을 볼 때는 즉시 그 장소를 벗어나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이용하도록 하자. 특히 HY-WLAN을 통해 시험을 보는 것은 그날 자신의 운이 매우 좋다고 느끼더라도 지양할 필요가 있겠다.
물론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블랙보드를 사용하다 보면 좀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ios 기준 블랙보드 앱은 매번 들어갈 때마다 로그인을 해야 하며, 들어가서는 이번 학기 과목 외에 지난 과목들까지 함께 뜨기 때문에 한눈에 원하는 과목을 찾기가 어렵다. 또한 구성원 전원이 아직 블랙보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블랙보드 이용에 어려움을 겪으시는 경우가 많다. 교수님들께서 수업 자료를 ‘나에게만 공개’로 업로드하셔서 학생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등의 사례도 있고, 학생들이 공유해야 할 게시물을 비공개로 설정하는 등 아직은 시행착오가 많은 듯하다.
미우나 고우나 당분간 우리는 카림토토와 함께 학교생활을 진행하게 될 듯하다. 가끔은 이 친구에게 화가 나더라도 잘 어르고 달래어 학교생활의 동반자로 만드는 것이 아름답게 학업을 이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해당 글은 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뷰글 공모전 '2020 한양제일리뷰대회' 수상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