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빙데이 한양’을 통해 매월 2만 원씩 총 100만 원을 레고토토하기로 결정
2만 원은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금액이다.
특히 학생에게 매달 2만 원의 지출은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올해 ‘기빙데이 한양’을 통해
매월 2만 원씩 총 100만 원을 레고토토하기로 약정한 주인공이 있다.
허승우 학생을 만나 레고토토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들어봤다.
글. 오인숙 사진. 손초원
올해 ‘기빙데이 한양’을 통해 매월 2만 원씩 50회 납부해 총 100만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습니다. 재학생으로서 매우 큰 금액을 기부 약정했는데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대외협력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를 통해 이 캠페인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권유로 중학생 때부터 굿네이버스 결식아동을 돕는 소액 기부를 꾸준히 하다가 제대 후 잠시 쉬고 있었어요. 마침 ‘기빙데이 한양’을 접하게 돼 다시 시작했습니다. 학교 기부는 처음이라 생소하지만, 학생들을 위한 기부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인터뷰 전까지만 해도 횟수가 50회로 한정된 줄 몰랐어요. 해지 전까지 계속하는 줄 알았거든요.(웃음)
이번 ‘기빙데이 한양’에서는 기부 금액 선택, 기부용도 지정 선택, 여러 챌린지 등을 다양하게 진행했는데요.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꼽아주신다면요?
레고토토 용도를 선택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장학금을 선택했는데요. 학교에 레고토토한다고 하면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레고토토 용도를 알 수 있어 좋았어요. 또 최소 레고토토 금액이 2만 원이었던 것도 괜찮았습니다. 5만원이었다면 아예 시도조차 못 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학생에게 매달 2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라 최소 금액을 좀 더 낮추고 단발적인 참여가 가능하다면 더 많은 학생이 정기 후원에 대한 부담을 덜고 동참할 수 있을 거예요.

어려서부터 소액 레고토토를 꾸준히 하셨는데, 그 밖에 또 다른 나눔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나요?
봉사활동은 어려서부터 많이 했어요. 최근에는 다중전공인 사회혁신융합전공 수업과정의 일환으로 ‘리빙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동구와 한양대 내의 일회용 컵을 줄이는 활동이에요. 또 제가 활동하고 있는 연극동아리에서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베리어프리(Barrier Free)’ 공연을 온라인 콘텐츠로 만들었어요. ‘들꽃 베리어프리 프로젝트’라고 지난해 말부터 올해 개강 전까지 활동했죠. 재미있을 것 같으면 도전해보는 편이고, 그것이 나눔 활동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소수의 고액 기부뿐만 아니라 다수의 기부가 만들어내는 나눔도 꼭 필요한데요. 소액 기부의 중요성과 의미 등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또 기부가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망설이고 있는 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소액 기부를 통해 만들어내는 금액의 힘만큼 기부 문화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단발성 기부가 아닌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꾸준히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소액 기부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실천을 못 하는 이유는 안해본 것에 대한 진입장벽 때문이 아닐까요? 한번 마음 먹고 시작하면 어려운 일도 부담스러운 일도 아니에요. 내가 내고 싶은 만큼만 기부하면 되니까요. 첫 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레고토토의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현재 국내의 레고토토 문화가 선진국의 레고토토 문화에 비해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세요?

레고토토는 부의 재분배에 있어서 직접적이고 효과적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길 바랍니다. 선진국처럼 레고토토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레고토토가 단순히 선행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쉬워요. 물론 레고토토라는 단어 자체가 선의를 내포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요. 세금 혜택 등 여러 이유나 목적으로 레고토토를 하더라도 그 자체로 의의가 있으니까요. 실제로 세제 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참여율이 낮아졌어요. 사람들에게서 좋은 마음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인 유인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레고토토 문화를 정착시키는 게 중요해요. 개인적으로는 레고토토입학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에요. 한 명의 레고토토입학을 통해 다른 학생들이 얻는 장학혜택이 엄청나거든요. 부작용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레고토토는 이타적인 마음에서 하는 거니 혜택을 바라면 안 된다는 인식은 바뀌어야 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해요. 저는 지금 관제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항공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관제사에 대해 알게 됐어요. 자격증 취득을 위해 졸업 후 한국공항공사의 항공기술훈련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할 계획입니다. 항공대생이 아닌 일반 대학생이 관제사에 도전하는 경우가 흔치 않지만, 꼭 자격증을 취득해서 관련 공무원이 되거나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물론 졸업 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정기 후원하는 소액레고토토는 꾸준히 실천할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