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대] 원은지 연구교수(해양대기과학연구소)의 에세이

마마 코코 먹튀검증 토토사이트해줘
애니메이션 ‘코코’에서는 죽은 자의 날 이승의 가족들이 사진을 놓고 향을 피워야 영혼들이 꽃잎 가득한 다리를 건너 이승에 와 그리운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죽은 영혼 ‘헥터’는 자신의 사진이 이승의 가족들에게 전달되도록 갖은 노력을 한다. 살아있는 이들 중 먹튀검증 토토사이트해주는 이가 없으면 그는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조차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혼도 누군가에게 먹튀검증 토토사이트되어야만 영원할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의 설정은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 우리는 먹튀검증 토토사이트되기를 바란다.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우린 우리의 존재가 사람들 사이에 남겨지길 바란다. 우리는 잊히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잊힌다. 서로의 먹튀검증 토토사이트에 묻히고 점점 사라진다. 다행인 것은 서로에게 좋은 먹튀검증 토토사이트으로 남게 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아쉬움이 없도록 우리의 먹튀검증 토토사이트에 시한부를 선고해 보면 어떨까.
버킷리스트
아빠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지 7년이 지났다. 진단을 받은 초기에 아빠는 당신의 병을 인정하지 못하셨다. 보통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겪는 무기력증까지 더해졌고 아빠의 노력만으로는 빠른 진행을 막을 수 없었다. 빠른 세월만큼 병세도 빠르게 악화됐다. 67세의 아빠는 젊은 나이에, 지금껏 미뤄왔던 것들을 해볼 수 있는 나이에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런 아빠를 바라보며 가장 마음 아픈 건 아빠가 죽기 전에 무엇을 가장 해보고 싶으셨을지, 그것을 이루긴 하셨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신 분이었다. 하지만 그건 가족을 위한 일이었다. 아빠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난 그것을 물어본 적도 없었고, 이제는 알 방법도 없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소설과 영화 속 주인공처럼
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의미한다. 사실 나는 버킷리스트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에, 해야 할 일이 쌓인 책상, 치워야 하는 그릇이 놓인 식탁에 앉아 버킷리스트를 써 내려간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느껴져서였는지 모르겠다. 나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왔기에 꼭 하고 싶은 일을 적는다는 것이 현재 내가 하는 일을 부정하는 의미같았다. 하지만 내 아버지를 보면서 내 삶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의지를 펼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될 수도 있다는 것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난 무엇을 가장 먼저 할까?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여행을 가보고 싶다. 새벽에 물을 먹으러 온 코끼리의 울음소리도 듣고 싶고, 수백 마리의 얼룩말, 늘어지게 낮잠 자는 사자도 보고 싶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피부가 타는 것쯤은 신경 쓰지 않고 여행을 하고 싶다.
제주도의 집 한 채를 빌려 제주살이를 해 보고도 싶다. 늦잠을 자고 물병을 들고 둘레길을 산책하며, 건강한 요리를 해 먹고, 소파에 앉아 읽고 싶었던 책들을 보다 잠드는 한 달을 상상해본다.
하지만 시한부의 삶을 상상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람들이었다. 가족, 친구들, 내 주변의 사람들 말이다. 40년 가까이 많은 사람과 함께했고 나는 그 안에서 지금의 나로 살았다. 나의 부모님은 따뜻함을 주었으며, 오랜 친구들은 싱그러운 10대의 먹튀검증 토토사이트을 공유하며 웃음을 주었다. 첫사랑은 설레는 추억을 주었고, 내 동료들은 힘과 위로를 주었다. 지금 내 무릎을 차지하려는 두 아이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행복과 책임감을 주었다. 그렇게 난 그들에게 받은 만큼 성장했고, 나 역시 그들에게 그런 존재였다. 물론 이들과 난 좋은 이야깃거리만 가지고 있진 않다. 상처를 주거나 힘들게 하기도 했다.
그들과 만나 추억을 곱씹으며 웃고 울며 관계를 정리하는 것, 그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이었다.
다시 보니 내가 쓴 그 거창한 버킷리스트보다 지금까지의 내 삶의 모습이 진짜 내 버킷리스트일지 모르겠다. 나는 내 먹튀검증 토토사이트, 또는 내 존재가 이 세상과 마주하지 못하는 순간, 감정과 상처가 어루만져지지 못한 채 남아 누군가의 마음에 아픔과 아쉬움으로 남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었다. 내 둘레의 사람들과 얽혀 지내온 그 긴 시간 속의 내가 좋은 향기로 내 빈자리에서 오랫동안 빛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내 버킷리스트였다.
아빠와의 버킷리스트
유치원에 다닐 적, 아빠는 운동회에도 참석 못 할 만큼 바빠 사촌 오빠와 삼각 달리기를 했었다. 아빠가 여유가 생긴 즈음 난 친구가 더 좋았고, 집에 여유가 생긴 즈음엔 난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원 공부까지 한다고 바빴다. 그리고 아빠는 알츠하이머를 앓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 가족을 먹튀검증 토토사이트하신다는 것이다.
아빠에게 나는 빨리 잊히겠지만, 아직은 당신의 딸로 내 이름을 먹튀검증 토토사이트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아본다. 거꾸로 내가 더 오랫동안 아빠를 먹튀검증 토토사이트할 수 있도록, 하루라도 날 먹튀검증 토토사이트하는 아빠의 시간을 함께하는 것을 나의 버킷리스트에 올려본다. 나에게 그 먹튀검증 토토사이트을 선물하고 싶다.
글 원은지 연구교수(해양대기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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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20년 가을호(통권 제255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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