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toto korea 토토사이트제일리뷰대회 가작 수상작 (한국언어문학과 박현우)
나는 부산에서 19년을 살았다. 심지어 지하철역 두 정거장 이상을 떠나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런 나에게 19살 겨울 대뜸 군대 영장처럼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합격증이 날라 왔다. 가족회의가 열렸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 Boys be ambitious! 19년간 부산에 살았던 우물 안 개구리는 이제 한양대학교 사람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20살 2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어쩌면 나에게 첫 번째 발자국이 될 수도 있다. 살면서 처음 고속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다시는 고속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본 경험이 없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고속버스비는 우등 기준 36200원에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5시간 동안 좁은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아도 쉽사리 잠은 오지 않는다. 덜컹거리는 소음과 무료한 시간. 이후에는 돈이 조금 들더라도 KTX를 예매한다. KTX는 부산에서 수원 기준 46300원이다. 돈은 만 원정도 차이가 나지만 시간은 2시간 이상이며, 쾌적한 환경과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지방 학생이 처음 느끼는 벽은 잠잘 곳이다. 오리엔테이션 당시에는 기숙사도 열리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두꺼운 패딩을 이불 삼아 PC방에서 밤을 보냈다. 아마 toto korea 토토사이트학교 게스트하우스의 존재를 알았다면 그렇게 외로운 잠자리에 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toto korea 토토사이트학교 ERICA 캠퍼스에는 지방 학생, 가족, 학교 관계자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가 자리하고 있다. 또 중앙역과 toto korea 토토사이트학교 ERICA 캠퍼스를 오고 가는 셔틀버스가 있기 때문에 중앙역의 모텔을 이용해도 좋았을 것 같다.
오리엔테이션은 술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물론 강권은 없다. 각자 자신의 주량만큼 그 순간을 즐기면 된다. 그러나 20살 2월의 치기 어린 아이들에게 주량을 알고 술을 마시라는 당부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 당시 나도, 동기들도 모두 아픈 기억을 하나씩 품고 잠들었다. 특히 나는 억양이 문제였다. 부산 사람에게 대뜸 표준어를 쓰라니! 특히 내 억양 때문에 왜 이렇게 화나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나는 그저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덕분에 이후 오해를 풀려 고생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모두가 공유하는 아픈 기억은 그저 술안주나 웃기는 기억일 뿐, 1학년 때의 실수를 품고 학교생활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부딪치고 소통하다보면, 고등학교 때보다 더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선배들과 소통하는 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억양도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지방 학생들은 1학년 때 기숙사에 들어온다. 살면서 엄마 아빠 옆에서 자 본 적은 있어도, 친구와 잠든 기억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친구와 4개월 이상 함께 잠드는 것은 매우 독특한 시간이다. 다행히 내 20살 룸메이트는 나에게 많은 동기 부여가 되었던 친구였다. 서울 사람이었던 친구와 억양에 대해 고민해보기도 했고, 함께 밤을 새우며 팀프로젝트에 열중하기도 했다. 새로운 사람에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4개월을 함께 할 사람이라면,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어쩌면 인생에 다신 없을 친구를 만난 것일 지도 모른다.
또 ERICA 캠퍼스 기숙사만의 RC(Residential College)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싶다. 당시 1학년이던 내가 멋모르고 신청한 기숙사 프로그램이었지만, 여전히 최고의 대내활동으로 기억하는 프로그램이다. RC프로그램은 기숙사 내에서 여러 학생들과 선배들을 만나 원하는 활동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탁구, 축구, 농구 같은 스포츠부터 독서, 영화감상, 캘리그라피 같은 취미까지. 특히 지방 학생이라면 쉽사리 비슷한 취미를 가진 기숙사 친구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RC프로그램을 강력 추천한다. 함께 기숙사에서 만나 취미를 공유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은 고등학생 때와는 다른 새로움을 주었다.
기숙사 바깥에서 친구를 만나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론 동아리와 학회가 있다. 특히 나는 같은 학과 선배들을 만날 수 있는 학회에 푹 빠졌다. 학교에 오기 전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한국언어문학과 학회 ‘시패’ 와 ‘이야기’에 가입했다. ‘시패’에서는 회장까지 경험하며 글을 쓰고, 공유하고, 사람들을 통솔하는 경험을 체험했고, ‘이야기’를 통해서는 내 짧은 글이 실린 책을 제작해보았다. 아마 수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경험일 것이다. 또 지방 학생이 선뜻 동아리에 들어가 새로운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같은 학과 사람들이 주가 되는 학회는 훨씬 편하게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명절이 되면 지방 학생들은 고민에 빠진다. 특히 부산과 ERICA캠퍼스의 거리는 여간 먼 것이 아니다. 나는 그때마다 명절 고향버스를 활용했다. toto korea 토토사이트학교 학생회는 설,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이동하는 고속버스를 대여하여 준비한다. 꽤나 편리한 고속버스로서, 저렴한 가격으로 기차표 경쟁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주변 친구 중 비슷한 고향을 가진 친구라면, 지루함 없이 고향으로 내려가 사랑하는 부모님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학교에 온 지도 3년이 지났다. 솔직히 무서웠다. 19년을 부산에 살았던 사람을 대뜸 경기도 안산에 떨어뜨려 둔다면 모든 것이 처음인 세상이다. 덕분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사회의 쓴맛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고마운 시행착오들이다. 그 당시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오히려 부산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toto korea 토토사이트학교 사람이라는 정체성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toto korea 토토사이트학교 사람들도 지방 학생이란 편견보다는 먼저 손을 내밀고 인사를 건넸다.
지금도 많은 지방 학생들이 상경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을 것 같다. 나부터가 그랬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toto korea 토토사이트학교를 꿈꾸는 많은 지방 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Boys be ambitious!
해당 글은 toto korea 토토사이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뷰글 공모전 '2020 toto korea 토토사이트제일리뷰대회' 수상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