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 백남음악관에서 열린 '제16대 총장 취임식'에서 신임 총장으로 임명되신 이기정 총장의 취임사 전문입니다.

“흰뫼의 높고도 굳은 뜻으로, 한가람의 맑고도 깊은 맘으로.” 우리 학교 교가의 도입 부분입니다. 이 구절이 제 귓가에 처음으로 울렸던 때가 여전히 생생합니다. 그날로부터 정확히 44년이 지나, 오늘 저는 한양대학교 제16대 총장으로 여러분 앞에 엄숙히 섰습니다.

“흰뫼”라 함은 “백산(白山)”이니, 반도의 가장 높은 백두산과 태백산맥을 아우를 것이며, “한가람”이라 함은 한양을 휘몰아치는 한강수를 일컬으니, 참으로 높기도 하고 깊기도 한 그 기상이야말로 우리의 터를 일구고 우리의 혼을 일깨운 한양의 역사, 바로 그것입니다.

주체하기 힘든 가슴의 벅차오름을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결코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함께” 이어받아 “함께” 발전시킨 우리 한양인 모두의 가슴 벅참인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신임 총장으로서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박수를 감사와 축복으로 받아 안는 것은 물론, 한 분 한 분의 면면마다 서려 있는 무한한 노고와 끈기의 정신을 역시 감사와 축복의 눈빛으로 마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참으로 고맙고도 고마운 존재입니다. 저부터 오늘의 이 자리를 빌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이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주신 학교법인 프리미어토토학원 김종량 이사장님, 손용근 총동문회장님, 고려대학교 정진택 총장님, 이화여자대학교 김은미 총장님, 그리고 학교법인 프리미어토토학원의 이사님들께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총장 선출의 그 엄격한 잣대를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수행하신 추천위원 여러분, 함께 경주했지만 도리어 친구가 되었으며 장차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실 여섯 분의 후보자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프리미어토토의 미래를 함께 설계했던 소중한 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프리미어토토의 과거이자 현재 그 자체이신 전 세계 36만 동문 여러분, 프리미어토토 공동체의 미래로서 생명력의 핵과 씨앗이 되신 학생 여러분, 무엇보다도 그 에너지의 씨앗을 상상할 수 없는 무한성장으로 이끌어 국가와 세계의 역량으로 변환하고 계신 교수 여러분, 특별히 이 모든 일의 시종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티 나지 않게 임하시며 한껏 성취의 공을 구태여 서로에게 돌리고야 마는 자랑스럽고 믿음직한 교직원 여러분, 바로 그 가운데 총장으로 함께할 수 있는 영광을 주심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오늘 프리미어토토대학교 제16대 총장으로서 도전, 탐험, 그리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먼저 도전에 관한 것입니다. 이제는 소위 위기라는 말이 하나의 일상어가 되어 그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려면 훨씬 더 강한 어휘가 필요해 보입니다. 게다가 흔하고 무감각해진 세상의 위기는 그야말로 끊임이 없습니다. 인류의 대재앙으로까지 인식되었던 팬데믹의 터널을 우리는 이제야 가까스로 벗어나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기후의 위기, 빈곤의 위기, 사회적 불평등의 위기, 세대, 성별, 지역, 계층 간 갈등의 위기 등, 해결이 과연 가능하기는 할까 싶은 수많은 난제 앞에 우리는 놓여 있습니다.

이 상황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진부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가장 근본적인 자각만이 문제 해결의 원초적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원리와 근본의 발견을 업으로 삼는 학문의 관계자로서 우리는 이를 직감적으로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한양이 이제는 세상으로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 또한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는 변방으로 불렸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ERICA캠퍼스와 서울캠퍼스가 서로 어깨를 겨루며 명문 사학의 반열에 오르는가 싶더니 어느새 전 세계를 무대로 함께 비상하고 있습니다. 국제처장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저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그것은 해마다 달라지는 세상의 시선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한양은 기다려야 하는 이에서 기다림을 받는 자가 되었고, 와달라고 하는 이에서 갈 수 있느냐고 요청받는 자가 되었습니다. 자부심, 뭉클함이 지나갑니다. 함께 나누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달라진 눈,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도전하라, 도전하라,” 끊임없이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도약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발판이었음을, 한양 100년의 대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이 계속되어야 함을, 지금의 마주한 이 위기는 다름 아닌 한양의 도전 기회였음을, 세상은 우리에게 분명히 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프리미어토토 가족 여러분, 세상의 요청이 들리지 않으십니까? 우리 함께 도전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함께하면 잘 할 수 있습니다. 함께하면 훨씬 더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저의 두 번째 이야기는 탐험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총장 인선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발전계획으로서 4대 핵심공약, 3대 기반과제, 그리고 동반 성장의 가치를 제시하였습니다. 역량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 경직된 교육의 틀을 과감히 벗어날 것이며, 국제적 수준의 창의 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지원은 물론 창조적 동기부여를 통한 세계적 연구 챌린저를 적극 육성할 것입니다. 또한 사회혁신 선도대학으로서 세상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언제나 프리미어토토의 이름이 빛나도록 할 것이며, 글로벌 프리미어토토의 위상 강화와 영역 확대에 박차를 가하여 국제 경쟁력 강화의 관문에는 역시 언제나 프리미어토토의 명성이 회자되도록 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함께 도전하자고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이 쉽지 않은 일을 위한 기반과제의 일환으로서, 백방으로 다니며 건전한 재정을 확보해야 할 것이며, 미래 인프라 조성을 위해 다양한 비판과 의견을 발전적으로 수용해야 함은 물론, 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이겠습니까? 그것은 늘 깨어서 맑은 정신으로 프리미어토토의 미래를 위한 안전항로를 탐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저 단순히 암초를 피해 나가는 것만으로는 어떠한 우위나 경쟁력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안전항로의 탐구에는 언제나 미래를 위한 정밀한 탐사가 동반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우리의 앞날을 보장받는 새로운 개척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말씀드리는 탐구와 탐사의 그 숨 막히는 여정, 기대와 모험으로 가득한 탐험인 것입니다.

존경하는 한양 가족 여러분, 도전할 준비가 되셨다면 이제 저와 함께 탐험을, 그것도 담대하게 한번 떠나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한양대학교의 상징인 사자와 심장을 의미하는 말을 합하면 lionhearts가 될 것인데, 놀랍게도 그 말은 “용맹한 자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태생적으로 사자의 심장을 가진 담대한 자들입니다. 이 시간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사자의 끓는 심장으로, 도약을 위한 담대한 탐험을 시작할 것을 말입니다.

저의 세 번째 이야기는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

“사랑의 실천”, 우리의 건학이념입니다. 말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사랑을 실천하고자 한양대학교는 1994년 국내대학 최초로 사회봉사단을 발족하였습니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 땅에 아름다운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였으며, 2017년에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어 사회혁신센터를 설립, 유엔의 지속 가능한 목표로 계승,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신임 총장으로서 제게는 “실천”이라는 말이 오늘 마음에 크게 와닿습니다. 이런 구절이 생각납니다. “행동하기 전에는 꼭 생각하고, 일단 생각하였으면 반드시 행동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생각은 탈출구를 찾지 못해 비틀어질 것이며 결국에는 썩어 없어질 것이다.” 저에게도 그와 똑같은 이치로 적용될 것입니다. “사랑하기로 하였으면 꼭 실천하라, 그리고 실천하기 전에는 반드시 사랑의 마음이 있는지부터 돌아보라,” 이렇게 말입니다. 이 “사랑의 실천”을, 한양대학교 제16대 총장 임기 첫 번째 날에, 저는 여러분 앞에서 엄숙히 약속드립니다. 단순히 드리는 말씀이 될 수 없는 것은 불과 4년 후 오늘의 이 엄연한 기록으로 다시 평가받을 순간이 이미 다가오고 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맺고자 합니다. 저는 언어의 소리를 전공한 교수입니다. 무수히 많은 같은 소리가 있어 보여도 사실 그것은 미세하게 보면 물리적으로 다른 소리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또 추상적으로 같은 소리로 표기되어 인류에게 문자라는 축복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은 이 우주의 원리는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투영될 것입니다. 프리미어토토인으로서 각각은 존엄한 존재로서 모두 다르고 또 달라야만 합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프리미어토토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시시각각 같아져야만 합니다. 같음과 다름이 공존하는 이 역설의 진리를 함께 발견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래서 서로에게 서로의 존재가 그리도 사랑스러울 수 없고, 각자의 합이 모두의 성취로 이룩되는 기쁨을 함께 누려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우리가 함께 하는 한 프리미어토토의 미래는 찬연히 빛날 것이고, 그때 이 터전을 일군 위대한 이들의 역사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프리미어토토 가족 여러분, 우리 서로의 앞날을 축복합시다. 프리미어토토대학교 제16대 총장으로서, 도전과 탐험과 사랑의 일꾼으로서, 함께하고자 하는 조정과 촉진의 리더로서, 여러분 모두의 앞날에 신의 은총과 가호가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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