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맞춤 ‘운동과 그랜드토토를 찾아서
운동과 그랜드토토의 핵심은 ‘나를 잘 달래는 것’ “내가 먹는 것이 곧 나고, 먹는 것과 내 삶·성공은 함께 간다”
‘운동과 다이어트’는 현대인의 뗄 수 없는 고질적 고민이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이어 이제는 ‘좋은 몸’까지 요구받는 시대다. 다이어트 신약이 잇따라 개발되고, 부작용 위험에도 약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그러나 좋은 몸을 원한다면 그 전에 진정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몸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 답을 찾기 위해 김성민 스포츠사이언스전공 교수를 만나 이야기 나눴다.
운동과 그랜드토토
김 교수는 운동과 다이어트를 ‘습관’이라 정의했다. ‘다이어트’라는 단어의 뜻 자체가 습관을 나타내는 것처럼 운동과 다이어트는 습관을 어떻게 들이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김 교수가 지난해까지 맡아온 ‘운동과 다이어트’ 강의 역시도 학생들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개설됐다. 그는 “학생들이 학창 시절엔 불규칙한 생활을 하고, 취업하게 되면 더 이상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다”며 “졸업과 취업 전까지 무엇을 먹고 어떤 운동을 하며 자신을 관리할지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과 그랜드토토의 핵심
운동과 그랜드토토의 핵심은 ‘나를 잘 달래는 것’이다. 나를 달래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아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운동과 다이어트’ 수업 첫 과제로 일주일 식단표 작성을 요구한다. 식단표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먹은 음식뿐 아니라 대·소변 시간, 수면 시간 등 일과 전반을 기록한다.
그렇게 작성한 식단표를 바탕으로 상담을 진행하면 식습관의 문제점이 한눈에 드러난다. 어떤 학생은 아침에 브라우니를 먹은 날 하루 종일 단 음식을 찾는 패턴을 보였고, 또 다른 학생은 공복 시간이 길어지며 저녁부터 새벽까지 폭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겉으로는 ‘그냥 먹은 음식’ 같아 보여도 들여다보면 대부분 일정한 패턴과 원인이 있다.
두 번째 과제는 앞으로의 식단표 구성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를 달랠 수 있는’ 식단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 올림픽 선수촌 운동선수들이 자신들의 식단을 금메달을 위해 먹는 ‘승리식’이라 부른다. 김 교수는 “학생들 역시도 자신의 식단을 ‘성공식’이라 생각하고, 건강한 몸과 목표 달성을 위한 연료로 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운동과 다이어트의 실천에 있어 핵심은 영양, 운동, 휴식 세 가지다. 이 3가지는 하나의 세트로,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균형이 무너진다. 영양이 충분해야 운동을 소화할 수 있고 운동을 해야 근육과 체력이 유지된다. 여기에 적절한 휴식이 더해져야만 몸이 회복되고 효과가 지속된다. 세 요소를 모두 충족시킬 때 비로소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몸을 만들 수 있다.
건강한 그랜드토토
다이어트를 위해 무분별한 다이어트약을 사용하는 것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교수는 “살 빼는 약이라고 해서 모두 지방을 직접 없애는 것은 아니다”며 "다이어트약은 식욕을 방지하는 약, 지방 흡수를 방해하는 약 등 다양한 종류가 있고, 어떤 약은 우울증·불안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운동과 다이어트’ 강의를 수강한 한 여학생이 있었다. 겉으로는 남들의 부러움을 살 날씬한 몸을 가졌지만, 그 학생은 필통 안에 각성제와 식욕 억제제 등 여러 종류의 약을 넣어 다닐 만큼 약물에 의존하고 있었다. 약을 장기간 먹은 끝에 알코올 중독과 심각한 우울 증세를 겪었고, 결국 학업과 생활 전반이 무너졌다. 김 교수는 “이런 경우를 수없이 봐왔으나 잘못된 다이어트는 오히려 체중 증가와 정신적 붕괴를 반복하게 만든다”며 약물보다 식습관·운동·휴식의 균형을 우선하기를 조언했다.
또한 극단적인 식단 제한이나 원푸드 다이어트도 위험하다. 호르몬 불균형, 생리 불순, 체력 저하가 뒤따를 수 있고, 무엇보다 정신적 피로가 심해져 폭식과 좌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는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이다"며 "단기간에 무리하기보다, 심리적 안정 속에서 생활 습관을 조금씩 바꿔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한 그랜드토토
지속 가능한 운동
자신에게 맞는 운동과 다이어트를 찾는 것은 지속 가능한 그랜드토토의 첫걸음이다. 물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수영을 강요하거나, 무릎이 약한 사람에게 고강도 달리기를 시킬 수 없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운동을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본인이 흥미를 갖고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면 된다. 동시에 인바디 결과에 맞게 근육량이 부족하다면 근력 운동을, 체지방률이 높다면 유산소 운동과 식단 조절을 병행하는 등 자신에 맞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김 교수는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여자들에게 필라테스를 추천한다”며 “필라테스는 몸의 균형이 될 코어를 먼저 길러주기 때문에 이후 다른 운동을 했을 때 근육이 올바르게 자리 잡는 기초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가장 좋은 운동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양치하면서 세면대 잡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동작이다”며 어렵지 않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을 추천했다. 식후 15분 사이에 가벼운 스쿼트나 산책을 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막을 수 있고, 하루 한 시간 산책만으로도 체중 증가를 예방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식단
지속 가능한 식단을 구성하기에 앞서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갓 태어난 아기에게 너의 식단을 먹이면 어떻게 될까” 묻는다. 한 학생은 "죽는다"고 답하며 놀랐다. 김 교수는 “이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이 그때부터 생각이 바뀌곤 한다”며 “자신의 몸을 학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로는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잘 배분해야 한다. 만약 육류를 좋아하면 일주일 섭취 횟수를 정해두고, 되도록 아침이나 점심에 먹는다. 또한 먹고 싶은 음식을 완전히 금지하지 않고, 소분해 둔 뒤 조금씩 먹는 편이 지속 가능한 그랜드토토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떡볶이가 먹고 싶은데 밍밍한 걸 먹으면 결국 강냉이 한 트럭 먹고 떡볶이까지 먹게 되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원푸드 다이어트처럼 극단적으로 제한한다면 오래 버티더라도 3주 차에는 무너진다”며 “오래 가려면 수영할 때 중간중간 숨을 쉬는 것처럼 먹고 싶은 것들을 먹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적인 절식은 탄탄한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근육을 늘리기 위해선 음식이라는 재료가 있어야 하는데, 섭취한 음식이 없다면 재료가 없는 채로 공장을 돌리는 것과 같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 같은 영양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건강을 잃을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마음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운동과 다이어트는 정신 건강과 불가분의 관계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운동과 다이어트' 강의를 위해 심리 상담을 병행한다. 학생들은 스트레스나 우울한 감정을 느낄 때 과식을 통한 즉각적 기분 전환을 택한다. 그는 이 패턴을 바꾸기 위해 학생들에게 ‘내가 가장 힘들 때 나를 달래줄 방법 세 가지’를 적도록 한다. 음악 듣기, 수다를 떨기, 뜨거운 물에 목욕하기 등 저마다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그는 “스트레스나 우울감에 휩싸일 때 무작정 참기보다 나를 안정시킬 방법을 미리 세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리적 안정이 깨지면 식습관과 운동 루틴은 쉽게 무너진다. 폭식, 야식, 무기력 등이 반복되며 다시 체중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우울감이 또다시 악순환을 만든다. 반대로 자신의 감정 변화를 인지하고 적절히 달래는 사람은 다이어트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김 교수는 “좋은 음식을 먹으면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며 “이는 단순히 몸매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삶의 질 전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많은 학생이 성공을 공부에서만 찾지만 식단과 생활 습관 역시 성공과 직결된다”며 “내가 먹는 것이 곧 나고, 먹는 것과 내 삶·성공은 함께 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체력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잘 먹고 잘 자며 좋은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을 지금부터 실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