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 국경을 넘다...뮤지컬 토토사이트 쿠폰 쇼케이스 성료

한양대·캐나다 대학 공동 제작 뮤지컬 토토사이트 쿠폰 쇼케이스 성료 청년 예술인들이 만든 연결의 기록 "전쟁이란 단절의 역사 속 연결을 노래하다"

2025-07-04     김민주 기자

제33회 젊은연극제 YTF GLOBAL 부문 공식 참가작인 뮤지컬 <토토사이트 쿠폰(R;Link)>가 한양대에서 지난 6월 5일부터 7일에 걸친 쇼케이스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작품은 한국과 캐나다 청년 예술인이 함께한 국제 공동 창작 프로젝트로, 한국전쟁 당시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무대는 캐나다군 소속으로 편입된 한국 병사 5명과 캐나다 병사 5명이,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하나의 팀으로 연결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 뮤지컬 '토토사이트 쿠폰'는 한국과 캐나다 청년 예술인의 국제 공동 창작 프로젝트로, 캐나다군 내 한국 병사들과 캐나다 병사들이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하나의 팀으로 연결돼 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 유하현 학생

 

실제 전쟁사 위에 피어난 '연결'

뮤지컬 <링크(R;Link)>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캐나다 PPCLI(Princess Patricia’s Canadian Light Infantry) 부대와 함께 가평 전투에 참여했던 한국 병사들의 실존 사례를 기반으로 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가람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PPCLI 부대가 여주에서 가평으로 이동하고, 호주군이 철수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실제 기록을 충실히 반영했다"며 "이러한 역사 속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역사적 배경을 지닌 이들이 함께 연대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뮤지컬 '토토사이트 쿠폰'는 1951년 가평 전투에 참전한 캐나다 PPCLI 부대와 한국 병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작품은 갑작스럽게 전쟁을 마주한 젊은이들의 당혹감과 두려움을 노래로 풀어내며 시작됐다. ⓒ 유하현 학생

작품에서 중심이 되는 감정 축은 한국 병사 '석구'와 캐나다 병사 '데이빗'의 서사다. 석구는 전쟁 중 동생을 잃은 트라우마를 지닌 인물로,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빗은 하키팀의 리더 출신으로, 팀을 잃은 상실감으로 전쟁에 자원한다. 김 교수는 두 인물에 대해 "상처의 모양은 다르지만, 깊이가 같다"며 "석구의 죄책감과 데이빗의 상실감이 닮은 부분을 느끼며 서로 간의 연결이 시작된다"고 설명한다.

 

'연결'의 무대화

작품 속 '연결'이라는 주제는 무대 연출에서도 강하게 드러난다. 총 대신 하키 스틱, 참호 대신 하키 링크장의 가드를 사용해 전쟁터를 하키 경기장처럼 표현한 점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전쟁과 하키는 상반된 듯하지만 팀워크, 치열함, 전략, 믿음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며 "하키는 이 작품의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핵심 언어다"고 설명한다.

 

▲ 뮤지컬 ‘링크’는 총 대신 하키 스틱, 참호 대신 하키 링크장의 가드를 사용하는 등 전쟁터를 하키 경기장으로 재해석한 무대 연출을 통해 ‘연결’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 유하현 학생

작품 속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기억, 화해의 표현 역시 독특하다. 극 중 군모는 기억의 형상이자 존재의 증명으로 사용된다. 김 교수는 "죽음을 군모를 벗어 내려놓는 행위로 상징화함으로써, 육체는 사라졌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무대와 관객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음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뮤지컬 장르의 특성을 살려 음악으로 '연결'을 완성한다. 메인 넘버 <잃지 않을 꿈>은 석구와 데이빗이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끝내 함께하는 미래를 희망하는 장면에서 울려 퍼진다. 김 교수는 "전쟁이라는 파괴 속에서도 '함께함'이 끝내 무언가를 지켜낸다는 믿음을 담았다"며 "단순한 듀엣을 넘어 서로 간의 분열이 화합으로 전환되는 결정적 장면이다"고 덧붙인다.

 

국제 공동 창작으로 완성된 '연결'

<링크(R;Link)>의 무대 속 연결은 '국제 공동 창작'을 통해 제작 과정까지 이어졌다. 기획운영을 맡은 유하현(연극영화과 2) 씨는 "한국에 도착한 캐나다 창작진, 배우들과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며 "언어도, 문화도 다르지만 같은 꿈을 품은 사람들이 함께 모였다는 사실 자체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작품에서도 양국의 전통와 문화가 교차했다. 작품 후반, '명호'의 죽음을 추모하는 장면에서 캐나다 원주민의 전통 정화 의식 '스머징(Smudging Ceremony)'과 한국 민요 '아리랑'이 동시에 사용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스머징은 땅, 영혼, 인간이 하나되는 의식이다"며 "그 안에 '아리랑'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서로 다른 문화권의 슬픔이 한 무대에서 교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이 장면에 대해 "예술이 가장 깊은 이해의 언어로 작용한 순간이었다"며 울림을 전했다.

 

이제는 관객과 더 깊이 '연결'될 시간

뮤지컬 <링크(R;Link)>는 젊은연극제 YTF GLOBAL 부문 참가작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유 씨는 "관객의 발걸음에 힘입어 무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링크(R;Link)>는 오는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CKL스테이지에서 본 공연을 앞두고 있다. 본공연은 이번 쇼케이스를 바탕으로 더욱 확장된 스케일과 캐나다 공동 창작팀과 배우들의 참여로 구성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캐나다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더 화려한 동작들과 추가된 에피소드로 무대를 구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 씨는 "본 공연이 링크의 완성판이다"며 "무대 위에서 이룰 연결이 관객들의 마음에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토사이트 쿠폰(R;Link)>는 8월 중 캐나다 카필라노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 캐나다 현지에서도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 본 기사는 지난 4월 게재된 「한양대, 캐나다 대학과의 공동 제작 뮤지컬 '토토사이트 쿠폰'로 국제 문화 교류 선도」의 후속 기사로, 이후 진행된 쇼케이스 현장과 성과를 중심으로 추가 취재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