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혁신의 건강한 시너지, 최창순 도라에몽토토 개발 이야기를 듣다
DNA에서 착안한 새로운 이중나선 주름 구조 개발 다기능성 섬유 소자 개발을 통해 실생활에 큰 편리함 제공 "두려워말고 연구에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길"
최창순 전기·생체공학부 바이오메디컬공학전공 교수가 지난 2일 이중나선 주름 구조를 기반으로 두 개의 전극이 일체화된 새로운 구조 기반의 다기능성 섬유 소자를 개발했다. 기존 전극 구조들은 공간 효율성과 내구성이 떨어지거나 외부 충격에 취약해 두 전극 간 물리적 접촉이 쉽게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최 교수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고자 새로운 이중 나선 구조를 만들어 전극이 일체화된 다기능성 섬유를 구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돼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획기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더 나은 생활 환경에 이바지한 최 교수를 만났다.
새로운 섬유 전극 구조의 개발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 장치들은 두 개의 전극이 필요하다. 이 장치가 잘 작동되기 위해 두 전극이 존재는 하되 물리적으로 접촉해서는 안 된다. 사고나 폭발, 기능의 저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두 개의 전극을 부딪치게 하지 않으며 하나의 공간에 둘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실'을 활용한 연구인 만큼 부딪히지 않을 만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절대적으로 어려웠다. 다른 전자기기와 비교해 길이가 길고 지름이 작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 교수는 DNA 구조에 착안하여 섬유가 들어가는 전극 두 개가 접촉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평행구조, 꼬임구조 등 다른 구조들이 존재했으나 외부 충격에 의해 전극이 물리적으로 접촉하기 쉽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최 교수는 "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아주 얇고 부드럽고 유연한 고무관을 중간에 배치하고 섬유가 그 관을 둘러싸는 이중나선 구조로 존재하는 형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이중나선 주름 구조의 지평
최근 웨어러블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섬유 소자는 웨어러블 시스템의 중요한 요소로, 주로 하나의 장치가 한 가지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최 교수의 새로운 구조 기반 섬유 소자는 하나의 장치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할 수 있는 다기능성 소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해당 소자는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 기능과 뒤틀림이나 인장 등 다양한 압력을 느끼는 센서의 기능, 전기가 흐르면 섬유가 움직이며 근육처럼 물체를 들 수 있는 액츄에이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모든 기능은 두 개의 전극이 부딪히지 않고 존재하는 이중나선 주름 구조 덕분에 가능하다.
최 교수는 "옷이 체온 유지나 개성 표현 등 기본적 기능 이상을 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며 "미래에는 과학 기술과 의류가 합쳐진 새로운 웨어러블 시장이 열릴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래 시장에 대해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급박한 순간에 도움을 주고, 그에 맞는 적절한 진단도 해줄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시로 심장마비와 같은 급박한 상황을 들었다. 낮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도움을 청할 수 있지만 수면 중 발생하는 경우에는 매우 위험하다. 스마트 의류가 개발되면 비상 상황에서 센서를 통해 상태를 진단하고 주변 가족들에게 알리고, 급한 경우에는 배터리 기능을 활성화해 제세동기의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더 필요하나 편안하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도움이 되는 연구 하고 싶어"
최 교수의 연구 원동력은 순전한 '재미'다. 최 교수는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을 처음 해보는 것의 재미나 어려운 것에 성공했을 때의 재미가 지금까지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이다"며 "재미로 시작한 연구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탐구하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구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최 교수는 '연구팀 학생의 끊임없는 시도를 통한 성취 과정'을 꼽았다. 연구의 아이디어는 나왔지만 해결하는 과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낸 것이 더욱 값지고 대견하다"며 애정 어린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양인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남겼다. "연구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러나 결국 해내면 그 성취감과 기쁨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같이 해나가 봅시다!"